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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눔과 상생의 과학 - 윤제용 교수

2020. 2. 27.

윤제용 화학생명공학부 교수
윤제용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지구촌 과학기술 나눔운동
“저는 제가 하는 공부가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80년대에 서울대를 다닐 때부터요. 어디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해야겠다, 마음먹었어요.” 당시 한국은 중화학공업을 바탕으로 고속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환경오염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던 시기였다. 환경공학, 그중에서도 물 문제를 연구한 윤제용 교수는 1999년 서울대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전국의 정수장을 돌아다니며 우리나라 수질 문제 개선에 도움을 주는 현장 전문가로서 역할을 했다. “지금 저는 수돗물을 그냥 마셔요. 한국의 상수도 시설과 수질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에요. 제 커리어의 발전이 우리 사회 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것이죠. 서울대에 오면서 이제는 어떻게 사회공헌과 학문적 추구를 결합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시야는 자연스럽게 밖으로 향했다. 2009년, 같은 학부 유영제 교수와 ‘과학기술을 통한 좋은 세상 만들기’라는 비전으로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SEWBScientists and Engineers Without Borders)’를 창설했다. “처음에는 해외 사례를 공부했지요. 2013년 필리핀 민다나오 섬의 한 학교에서 지원 요청을 받았습니다.” 300명의 아이들이 씻고, 먹을 안전한 물을 공급하는 일이었다. 기존에 쓰던 우물과 빗물을 활용하는 방법 등 몇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하여 동료들과 함께 간이정수장을 설계했다. 환경부의 해외 ODA 지원 사업 공모를 통해 자금을 받고, 현지 주민과 함께 공사했다. “자신감을 얻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도국 지역사회에 필요한 문제를 한국의 과학기술로 해결하는 지원 기관인 ‘지구촌 기술나눔센터’를 만드는 데도 관여했지요. 캄보디아 외 4개국에서 개도국 적정기술 지원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국이 짧은 시간에 이룬 발전의 경험은 세계와 공유할 가치가 있어요.
특히 과학기술 지식의 나눔은 지속가능한 지구촌 사회를 만들기 위한 주춧돌이죠."

나와 사회의 연결이 빚어내는 더 큰 성장
뜻있는 이들의 작은 모임으로 시작했던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의 활동이 커지면서 그는 이 일이 개인적인 사회봉사를 넘어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을 쪼개어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본업 자체가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는 거죠. 교수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적정기술학회를 만들어 소외된 지역에 필요한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보급하는 아카데믹한 장을 마련했죠.” 이어 글로벌사회공헌단에도, 서울대 사회공헌교수협의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러한 실천은 ‘우리는 서울대인으로서 크고 작은 혜택을 받고 있고, 서울대인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여, 모든 서울대인에게는 학문적 수월성뿐만 아니라 공공적 리더십이 마땅히 요구된다’는 평소의 신념에서 기인한다.

20년간 몸담아온 서울대학교를 잠시 휴직하고 그는 2018년 12월, 3년 임기의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을 맡았다. “환경, 경제,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과학기술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해야 하는 세계적인 요구와 책임도 늘고 있고요.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 때부터 추구해온 실천적인 노력을 기관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성장이 사회의 성장과 연결되고 국가와 지구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과도 일치하는 것.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분리되지 않고, 서로가 성장과 실패의 경험을 고루 나누고 협력하며 발전하는 것. ‘상생’은 그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모습이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환경 관련 정책과 기술의 연구개발, 환경영향평가의 전문성·공정성 제고를 통해 환경 문제의 예방과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1992년 설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