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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수의 특별한 힐링 교실

2015. 5. 22.

서울대 사람들은 종종 치열한 학업과 연구 속에 몸과 마음이 지치곤 한다. 때로는 관악산 자연에 묻히기도, 학내 체육 시설을 통해 실컷 땀을 흘리기도 하며 제 각각의 방법을 찾지만 그중에도 솔깃할만한 특별 힐링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름하야 ‘심신건강증진 프로그램’. 프로그램은 몸과 마음의 통일, 그리고 유연함을 강조한다. 특히 수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프로그램은 이미 마니아층을 두텁게 쌓은 강좌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 뒤에는 기획은 물론 직접 강사로 나서는 한 교수가 있다. 그는 어떻게 힐링을 함께 나누게 된 것일까? 그 주인공 서울대학교 대학생활문화원 고상근 교수(기계항공공학부, 리더십개발부장)이다.

심신증진 프로그램
심신증진 프로그램

교수님께서 동료 교수분들, 교직원, 학생들을 위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강의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주로 직접 나서는 강의는 동료 교수들을 위한 ‘아우토겐 트레이닝’, 알렉산더 바른자세 테크닉‘과 학생들을 위한 ’리더십 강좌‘가 있습니다. 앞선 두 프로그램은 제 어릴 적 꿈과도 연관되어 있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도사’가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신비로운 그 무엇에 대한 동경이 있었어요. 소위 말하는 정신수양과 명상, 마음을 차분히 다스리는 수련법에 관심을 저절로 가지게 된 거죠. 후자는 제가 데일카네기가 쓴 책에 감명을 받은 다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05년에 사설기관에서 제가 직접 교육받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처음 데일카네기 리더십 강의를 하였습니다. 데일카네기 강사로서 호응도 좋았고,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계속 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강의하시는 리더십 프로그램은 지향점이 일반 강의와는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진정한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리더십 강의는 다른 의미에서의 힐링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어요. 진정한 리더십은 유연함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이 그렇듯이 요즘은 성과주의로 모든 것이 평가받고 진행되고 있어요. 서울대학도 예외는 아니고요. 제가 생각 하는 리더십은 이런 것들에서는 조금 자유로운 과정중심, 행복중심, 이완중심에 놓여있습니다. 이완 중심의 프로그램은 이성과 감성, 몸과 무의식까지 모두 함께 살피는 프로그램입니다. 대학교육이 책임질 수 없는 감성과 몸, 무의식에 대한 개발을 함께하여 전인적인 사람이 되도록 돕고 있습니다.

참가한 동료 교수님들은 물론, 참가 학생들 사이에서도 호응이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기억나시는 사례가 있을까요?

제 강의를 꾸준하게 수강해 주셨던 저희학교 한 교수님이 생각납니다. 안타깝게도 처음 제 강의를 수강하셨을 때는 교수님께서는 폐암 환자셨어요. 수술 후에 아우토겐 트레이닝, 알렉산더 테크닉 등 모든 강좌를 수강하셨고 지금도 재수강하고 계십니다. 교수님께서는 감사하게도 제 강좌들이 암환자로서 회복하시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하십니다. 지금은 완치환자로 분류되시고 계십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가 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보람을 느낍니다.

고상근 교수
고상근 교수

교수님께서는 평소에 어떤 방식으로 심신 건강을 챙기고 계시는지요?

제 힐링 비법이라면 강의를 직접 강의하고 함께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오히려 저 자신을 위해서 강의한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내가 잘할 수 있어야 그 만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강좌 프로그램들은 모두 트레이닝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일방적 전달이 아닌 모두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에요. 그 과정에서 같이 건강해지고 배워나가는 것이죠.

앞으로 계획하고 계시는 프로그램이나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목표하시는 바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추구하는 프로그램의 지향점은 ‘현존’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현존’이라하면 추상적일 수 있는데요. 깨어 있기, 깨달음, 일상삼매,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는 것. 그리고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 등을 의미합니다. 과정중심의 공부가 성과주의 공부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고 싶은 것이 제 목표입니다. 그로부터 우리 서울대학 구성원 모두가 건강한 마음과 몸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이 제 소박한 바람입니다.

*서울대학교 학생회관에 위치한 대학생활문화원(http://snucounsel.snu.ac.kr/)에는 학기마다 서울대학교 구성원을 위한 다양한 심신건강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아우토겐 트레이닝, 알렉산더 테크닉, 세우기 프로그램 간략 소개

몸과 마음의 건강에 있어서, 몸과 마음이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심신상관의학, 정신신체의학이다. 여기에도 많은 방법이 있으나, 그 대표적인 것이 강의하고 있는 아우토겐 트레이닝(Autogenes Training) 과 알렉산더 테크닉 (Alexander Technique) 이다. 아우토겐 트레이닝은 독일의 슐츠박사(Johannes H. Schultz 1884-1970, 정신과의사)가 개발한 방법이다. 몸과 마음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짧은 시간 내에 해소하여 깊이 이완된 상태를 스스로 유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알렉산더 테크닉 (Alexander Technique)은 호주의 알렉산더(Fredrick Matthias Alexander, 1869~1955) 가 개발한 것이며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걷고 앉는 바른 자세를 가르친다. 가족세우기(Family Constellations)는 독일의 버트 헬링거(Bert Hellinger, 1925)가 개발한 방법으로 체계적 가족 치료에 근거한 심리 치료 기법이다.

홍보팀 학생기자
방준휘(전기·정보공학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