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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찾아 삼만리

2014.10.15.

“몇 살이에요?” “저 92(92년생)예요. 말씀 편하게 하세요.” 말만 들어보면 영락없는 한국인. 능숙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이들은 바로 서울대학교의 외국인 학생들이다. 저마다의 꿈을 찾아 한국, 서울대학교로의 유학길을 택한 일본의 이토 케이타, 브라질의 레오나르도 사르투니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브라질의 레오나르도 사르투니오(왼쪽), 일본의 이토 케이타
브라질의 레오나르도 사르투니오(왼쪽), 일본의 이토 케이타

한국으로 온 계기

레오나르도 : 학구적인 분위기에서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브라질에 있을 때 친구들이 공부를 소홀히 하는 모습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한국의 교육에 관한 뉴스를 보면서 유학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케이타 : 일본에서 한국어와 한국 역사에 대해 배웠습니다. 지도 교수님도 한국 분이셨고, 자연스레 이곳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창 시절을 외국에서 보내며 한국 친구들을 많이 사귄 것도 유학을 결정하는 데 한몫 했습니다.

유학 오기 전 걱정했던 부분

케이타 : 한일관계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인처럼 생겨서 그런가 막상 생활해보니 아무 일도 없었지만요.(웃음) 적대감은 정치에만 해당되는 것 같아요. 가끔 친구랑 한국어로 얘기 하며 걸어가면 누가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모를 정도로 위화감이 없습니다.
레오나르도 : 걱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한국은 브라질보다 훨씬 안전한 편이에요. 특히 제가 사는 상파울루는 현지인에게도 위험한 곳이라 저녁이면 어머니께서 어디냐고 꼬박꼬박 전화하실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치안에 신경 쓸 일이 없어 좋습니다.

한국어 습득의 가장 어려운 점

케이타 : 한국어에는 형용사가 아주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일본어에는 ‘빨갛다’라는 의미의 단어가 하나인데, 한국어에는 ‘새빨갛다’, ‘붉다’, ‘불그스름하다’와 같은 비슷한 뜻의 단어가 여러 개 있죠. 그 부분이 조금 헷갈리곤 합니다.
레오나르도 : 저 역시 형용사가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쓰기는 더욱 더 어렵고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언어는 처음엔 어려워요. 배우고 싶은 마음과 공부할 시간만 있다면 언어는 물론, 모든 일이든 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한국어 단어

레오나르도 : ‘수고하세요’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브라질에서는 헤어질 때 ‘Bye’라고만 하는데, 한국에서는 더 열심히 ‘수고’하라고 인사하잖아요. 항상 열심히 일해왔던 한국의 역사와 분위기를 대표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케이타 : 맞아요. 한국 사람들은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도 많이 봤습니다. 힘들게 사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레오나르도 : 공대생인 저를 두고 말하는 건 아니죠?(웃음)

서울대학교의 장점

케이타 : 서울대학교에는 특히 다양한 국적을 가진 학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외국 학생들과 교류하며 다른 나라의 언어를 익히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점이 매력적입니다. 지금 수강하고 있는 ‘포르투갈어’ 수업도 사실 계획에 없었는데, 브라질에서 온 룸메이트를 만나 배우게 됐죠.
레오나르도 : 브라질에서 서울대학교는 ‘한국에서 최고’라고 알려져 있어요. 여기라면 공부하는 데 좋은 영향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에게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고 영감을 얻을 수 있어 좋습니다.

외국인 유학생으로서 서울대학교에 바라는 점

케이타 : 한국에서는 사람이 곧 정보입니다. 수업이나 동아리, 행사 등에 참여하고 싶은데 지인이 없어서 곤란한 적이 있었어요.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면 그런 정보를 얻는 것이 더 힘든 것 같아요. 학교 관련 정보가 체계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레오나르도 : 브라질에 있는 학교와 비교해 서울대학교는 세계화가 잘 되어 있어요. 하지만 그에 비해 영어 수업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선택권이 별로 없기도 하고, 양질의 영어 수업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공과대학 커리큘럼이 덜 힘들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예비 유학생들에게 전하는 유학 관련 팁

케이타 : 한국어 공부는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한국어를 잘 하는 편인데도 가끔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어요. 더불어 즐거운 유학 생활의 첫 걸음은 교수님과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거는 것,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세요. 그리고 마찬가지로 한국 학생들도 유학생들에게 친하게 말을 걸어주면 좋겠습니다!
레오나르도 :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러 명이 함께 공부하는 브라질과는 달리, 한국은 혼자 공부하는 문화라는 사실을 유의해야 해요. 그 외에 영어와 한국어에 대한 기본이 갖춰져 있다면 서울대학교에서의 생활에 무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대생이라면 당연히 수학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웃음) 마지막으로 더 많은 브라질 학생들과 함께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