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축제는 재미가 없다? 축제에 가는 사람을 ‘서울대 3대 바보’중 하나라고 하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물론 여느 학교들처럼 특색 있는 응원전이 있거나 유명 연예인이 다수 초대되어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조명을 받는 축제라고 할 수는 없다. 서울대학교 축제는 다른 대학교들의 축제보다 흥밋거리가 떨어진다는 서울대에 대한 대표적인 선입견 중에 하나라고 해두고 싶다.
2014년 가을 축제의 주제는 ‘티라노 스트레스’
언덕이 많은 학교의 지리적 특성 상 본부 앞 잔디와 중앙도서관과 학생회관 사이의 아크로를 중심으로 비교적 소규모로 진행된다. 하지만 서울대학교는 매해 봄, 가을에 ‘축제하는 사람들’(이하 축하사)의 기획 하에 학생들이 평소에는 하지 못하는 특별한 일탈을 가능하게 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매 축제마다 독특한 테마를 잡아 해당 테마에 부합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즐겁고 독특한 이벤트들이 마련된다. 올해 가을 축제의 주제는 ‘티라노 스트레스’. 대학생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티라노 사우르스 같은 커다란 괴물, 즉 티라노 스트레스라 이름 붙이고 괴물과 맞서 스트레스로 가득 찬 일상에서 벗어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일명 총장잔디에서 새벽까지 이어진 어쿠스틱 캠핑
신발을 멀리 던지고 한 학기 장학금 받아가세요.
'슛트레스'의 우승자에게는 한 학기 장학금이 상품으로 돌아갔다
축제 마지막 날,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잔디에서 신발을 벗었다. 이번 축제의 주제에 맞춘 메인 이벤트 ‘슛~트레스’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신발을 던져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는 직관적인 이름이 보여주듯 게임의 규칙도 매우 간단했다. 신발을 멀리 날린 몇 사람이 2차전에 진출하고 2차전에서는 두 팀으로 나누어 공을 목표에 많이 넣은 팀이 3차전에 진출. 그 중 코끼리 코를 12번을 돌아 공을 차서 목표물에 빨리 넣은 사람이 최종 우승을 하게 된다. 규칙은 간단하지만 우승자에게 돌아가는 상품은 엄청난데 바로 서울대학교 총동창회에서 제공하는 한 학기 장학금이다. 사전 신청과 현장에서 모집된 학생들은 줄을 맞춰 서서 일제히 신발을 날렸다. 하지만 신발 멀리 날리기는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 옆으로 빠지고 심지어 뒤로 날아 가버린 신발은 참가한 학생들과 이를 구경하는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3번의 게임을 통해 우승자로 선정된 임성원(체육교육과 1학년)학생은 우승자 인터뷰에서 지금 기분을 표현해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2단 옆구르기를 보여주며 환호를 받았다.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해 사전에 신청을 해서 참가했지만 우승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상금 소식을 들으면 베트남에 계신 부모님이 기뻐하실 것을 생각하니 너무 기분이 좋아요.”라고 우승소감을 전했다. 학생들이 특별한 행사를 통해 시험, 학점 관리, 취업 준비와 같은 티라노 스트레스와 싸울 수 있는 힘을 충전했기를 기대해본다.
홍보팀 학생기자
박순옥(소비자학과 대학원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