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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실리콘밸리의 IT 벤처 신화를 말하다

2014.04.30.

애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2010년을 달군 수많은 IT 벤처 신화가 잉태된 실리콘밸리. 얼마 전에는 50여명 남짓한 직원을 두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기업 왓츠앱이 페이스북에 190억(약 20조)에 매각되면서 세계의 이목이 다시 실리콘밸리로 향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학생 6명이 지난 2월 실리콘밸리에 방문해서 조용한 도시 속의 it 기술 혁신을 체험하고 그곳에서 ‘Pinpresort’라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수(공대 섬유공학과 74학번) 동문을 만나보았다.

실리콘벨리에 활약하고 있는 김종수 동문과 ‘비지니스 프론티어’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한 서울대 학생들. 이들은 경영학과 4명, 경제학부 1명, 전기공학부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상록(경영학과 09): 현재 선배님께서 실리콘벨리에서 하시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종수 동문: 저희 회사 ‘pinpresort’는 MLOCR (Multi Line Optical Character Recognition)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고객의 우편물에 바코드를 부여하고 우편물을 지역 별로 분류하여 USPS(미 연방 우체국)에 배달함으로써 우편 발송 비용은 줄이고, 우편물은 더욱 신속, 정확하게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 사업의 핵심 기술인 MLOCR은 우편물에 기재되어 있는 주소를 0.3초 내에 인식하고 그 주소에 해당하는 우편배송 바코드를 초고속 프린트로 인쇄해 우편물에 부착시키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해당 주소가 바뀌었을 경우 변경된 주소를 자동 프린트하여 정확한 배달을 가능케 하는 것입니다. 미 연방 우체국의 예산 30%가 주소 오류로 인한 발송착오 의해 낭비되고 있는데, 이 기술을 통해 효율적으로 주소 오류를 수정해서 정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하는 사업은 우편이라는 전통 서비스와 IT라는 최신 기술의 결합의 산물입니다. IT 사업으로서 저의 기업은 고객의 데이터를 다양한 프리젠테이션으로 전환해서 출력한 후, 자동으로 우편물을 생성, 당일 바로 발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서 고객 기업들은 우편 비용을 절감하고 효과적인 기업 홍보를 할 수 있으며, 연방 우체국에서는 정확한 우편물 분류를 통한 인건비를 줄이며, 저희 회사는 수익을 창출하는 이른바 “Win-Win-Win”의 가치 창조를 기업의 사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양강민(경영학과 09): 선배님께서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미국에서 한국인이 창업한다는 것에 대해 말리는 사람들이 없었나요? 선배님이 사업을 시작하던 당시의 비전과 확신은 무엇이었습니까?

김종수 동문: 누가 말린다고 했어도 저는 필경 제 비지니스를 시작했을 것입니다. 미국으로 유학 와서 MBA 프로그램을 통해 공부하고, 보고 느끼면서 여러 가지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되었고 또 Ernst & Young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가졌던 경험들을 미국에서 직접 실행해 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모든 동문님들에게 종교와 직업을 떠나서 각 개인에 가장 적합한 비전을 가지시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힘들 때마다 그 비전을 붙들고 나간다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저도 그 과정에 있는 사람이지요.

오혜인(경영학과 11): 미국에서, 혹은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느끼셨던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김종수 동문: 누구나 그러하듯 비지니스가 현재의 안정 단계까지 오기까지는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초기에 사업을 선택하고 준비하는 데에 약 2년의 세월을 보냈지만 사업 초기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수익 결손으로 인한 현금 부족, 아침 9시 부터 밤 11시까지의 업무 스트레스와, 직원들의 이탈, USPS로 부터의 업무 불량으로 인한 벌금 등 …눈앞이 캄캄할 뿐이었습니다.
저는 곧 불필요한 인원들의 자발적인 감축과 끝까지 남은 인원의 급료 인상 단행 고객들을 만나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프리젠테이션, 프로세스를 더욱 자동화 시켜 수익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시스템에 대한 신규 투자 등 가족들의 격려에 힘입어 제가 할 수 있는 100% 노력을 쏟았습니다. 그 결과, 6개월 만에 흑자 달성을 이루게 되었고 그 후 사업은 안정 상태를 유지하며 확장을 거듭하여 2006년도에는 사업장을 위한 신규 건물을 구입과 함께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문화, 언어의 장벽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요. 그러나 역발상적으로 위기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어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이 우리에겐 가장 큰 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외국인들과 직접 부딪히며 영어 공부를 꾸준히 했었고, 미국 유학 시절에도 미국에서 기업을 시작하겠다는 열정을 가지고 공부를 했습니다. 목표를 일찍 세우고, 그 과정에 충실 한다면 무엇을 해도 성공할 것을 믿습니다.

모교에서 혹은 기업에서 실리콘밸리에서 종사하는 다양한 인재들을 초청하여 후배들에게 경험과 조언을 나누 길 바란다는 김종수 동문

박현빈(전기공학부 09): 한국과 미국(실리콘밸리)에서 기업을 운영할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종수 동문: 너무나 많아 지면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우선, 기업 풍토와 문화가 매우 다르지요. 이 곳에서는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보다는 ‘얼마나 창조적이냐’를 중요시하지요. 인종과 개인의 배경은 그리 중요한 제약 조건이 아닙니다. 현재보다는 미래, 모방 보다는 창조, 형식 보다는 내용, 양 보다는 질을 중요시하는 문화, 철저한 시장 주의, 약자 보호 원칙, 법의 준엄성과 공평성, 신화와 실패의 양면을 늘 체감하며 경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국에선 사업의 시작이 한국에서보다 법적으로 구조적으로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재은(경영학과 11):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IT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까요? 한국이 혹은 서울이 실리콘밸리에 비해 갖는 강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종수 동문: 한국에서도 당연히 세계적인 IT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선 우선, hardware-minded 에서 software-minded로 바뀌어야겠지요. 그리고 문화와 인종 장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교육 정책과 기업 문화를 만들어 세계 어디에서든 젊은 인재가 찾아오고, 기업을 창출하여 로컬 경제를 일으켜야 합니다. 한국의 IT 기술 인프라는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이 기술을 여러 사업/서비스에 적용하고 어떻게 가치를 창조해 내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강민(경영학과 09):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하는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종수 동문: 저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후배님들을 위해서 다음과 같이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1.본인의 비전과 열정을 조기에 발견하고 세워라. , 2.탁월함을 위하여 노력하라. , 3.평생 배우는 사람이 되어라. , 4.신실한 사람이 되어라. , 5.널리 보는 시각과 집중하여 보는 시각을 동시에 길러라
동문으로서 말씀 드린다면, 해외에 숨은 서울대 인재들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인적자원의 활용차원에서라도 모교에서 혹은 기업에서 실리콘밸리에서 종사하는 다양한 인재들을 초청하여 후배들에게 선배들이 겪었던 주옥같은 경험과 조언을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만큼 선 경험자들의 조언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저는 젊었을 때 이런 멘토링의 부재가 많이 아쉬웠었습니다. 좋은 선배들의 조언과 자신의 비전에 대한 신념을 갖고 성실한 자세로 임한다면 창조 위에 새로운 창조를 더 해가는 여러분들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홍보팀 학생기자
오상록 (경영대학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