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안내

서울대 소식

뉴스

뉴스

즐거운 서울대

담 너머 친구들과 함께 밟는 첫눈. 2014 새내기 대학

2014.02.20.

담 너머 친구들과 함께 밟는 첫눈. 2014 새내기 대학

1월 15일 오전, 14학번 700여 명이 문화관 앞에 모였다. 입고 온 코트며 파카를 벗고 서울대 이름이 찍힌 단체 야구잠바를 입었다. 창에 야구잠바 맵시를 비춰보는 뺨들이 젊었다. 이들은 버스 스물한 대에 나눠 타고 평창 국립 수련원으로 향했다.
희망의 풍선 날리기 행사

공감의 날: 다양한 전공의 친구들과 통성명하다
2014 새내기대학은 공감, 감동, 희망을 주제로 하는 2박 3일의 프로그램이다. 정기현 학생지원과장은 새내기 대학의 취지에 대해 “합격자 발표이후 입학까지의 기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게 하는 것, 촌음을 아껴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새내기 대학을 만들었다. 같은 단과대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새터와 달리 새내기 대학은 다양한 전공의 친구들과 수평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본다. 공부의 신으로서 하나의 목표에 집중해 왔던 학생들이 나눔과 배려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원한다.” 고 설명했다.
점심 식사 후 대강당에서 네이처에 암의 생성과 전이 기전을 밝힌 생명과학부 백성희 교수가 『나의 연구, 나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인간유전체프로젝트와 후성유전학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꺾이는 고개가 아직 없었다. 강의가 끝나고 현장질문과 동시에 013-3366-2277 번으로도 질문을 받았다. 학생들은 이 방식을 아주 재밌어 했다. 뒷번호로 2388을 쓰는 학생은 “세상에는 채식주의자도 있습니다. 교수님은 동물과 식물 생명무게에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어떤 학생은 “교수님을 밀어주신 남편, 멋있어요.” 라는 문자를 보내 상품을 받기도 했다. 백 교수는 “남편을 처음 봤을 때 저는 마음속에 바위가 쿵 하고 내려앉았어요. 여러분! 오늘 밤에 자지 말고 어디서 쿵 바위가 떨어지는지 봐요.” 라고 말하며 재치 있게 강연을 마무리했다. 박재성(식물생산과학부 14) 학생은 “백성희 교수님께서 여성이시지만 큰 연구를 성공시키셔서 존경스럽다. 마침 그 쪽 연구에 관심이 많아서 유익했다. 평창으로 오는 길에서는 자기소개를 했다. 다양한 전공 친구들을 만났고 이름을 외울 수 있어 좋았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저녁을 먹기 전 멘토들이 개그콘서트와 상속자들을 패러디한 콩트를 보여줬다. 주인공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 공중에 뿌리는 장면에서는 객석에서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현수(자유전공 14) 학생은 “개콘이랑 비슷했다. 정말 재밌었다. 신경 써주신 것과 연습 많이 하신 것이 느껴졌다.” 라고 말했다.
2박 3일간 7번의 저염식이 나왔다. 국과 찌개의 염도는 0.5%, 김치의 염도는 1.4%였다. 혀가 예민한 학생들은 저염식을 금방 알아보았다. 진소윤(수의예 14)학생은 “딱 저염식 같았다. 간이 강하지 않고 속이 불편하지 않더라.”고 말했다.
저녁식사 후 개인이 희망하는 강의에 라벨을 부착하여 수강신청을 했다. 이후 반별로 모여 장기자랑을 준비하고 응원구호와 깃발을 만들었다. A핑크골반, 공기반 소리반, 평창까지 2시간 반, 재수종합반 등 재미있는 이름이 많이 만들어졌다.

감동의 날: 내가 받은 인상, 내가 남긴 인상
팀파워 프로그램: 공 굴리기 평창의 차고 깨끗한 공기 속에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첫 시간은 학사 정보, 수업, 학습지원, 동아리, 상담서비스, 도서관 이용, 장학금, S카드 안내 등 학교생활 전반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 친구들과 밤새 담소를 나눴는지 아침부터 꺾이는 고개들이 나타났다. 김영오 학생부처장이 스트레칭을 권했다. 일시적으로 꺾인 고개들이 솟았다.
오전 팀파워 프로그램 시간, 체육관에 모인 학생들은 공기가 든 공을 함께 굴리고, 다리들을 가지런히 모아 단체 줄넘기를 하고, 깃털 같은 친구를 천에 태워서 앞에서 뒤로 빨리 옮기는 등의 활동을 하면서 함성을 지르고 팔다리를 뻗었다. 점수도 매겼지만 아무도 점수에 집착하지 않았다.
오후에는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A Good Life』특강이 있었다. 최 교수는 Y축이 행복도, X축 의미·가치도인 그래프를 보여주며 “한국인은 보통 애인, 자녀, 부모, 배우자, 친구와 있을 때 행복하다. 즉 행복한 순간에 그들과 있었을 확률이 높다. 진리는 확률적인 성격이 있다. 알면 알수록 ‘단언컨대’라는 말을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단언컨대 좋은 관계를 맺는 게 행복해지는 길이다.” 라고 강조했다. 조찬희(수리과학 14) 학생은 “행복해지는 실질적 방안을 추천해 주셔서 좋았다.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양재혁 CEO(기계항공 08학번) 이어서 재학생을 대표해 김진혁 학생(경제 12), 졸업생을 대표해 양재혁 CEO(기계항공 08)가 특강을 펼쳤다. 김진혁 학생은 Steven covey의 시간관리 Matrix를 소개하며 학점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세밀하게 일러주었다. 양재혁 대표는 디자인 회사 ‘움직임’을 운영하며 전세계를 누비는 이야기를 현장감 있게 들려주었다. 호응이 컸다. 김민선(사범대 윤리교육 14) 학생은 “김진혁 선배가 다양한 분야에서 목표를 완벽하게 성취해 나가는 모습이 멋졌다. 양재혁 선배는 거기에 더해 들어보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 얘기를 해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배현아(언어학과 14)학생은 “선배특강은 유익했고 재밌었다. 공통된 한 가지 메시지는 융합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저녁식사 전 학생들은 어제 수강 신청한 ‘친구사귀기’, ‘몸치 벗어나기’, ‘여행 즐기기’, ‘힐링·마음건강 찾기’, ‘신입생 맵시내기’라는 주제의 교양강좌를 들었다. 인기 있는 교양강좌가 일찍 마감되는 바람에 ‘튕겨서’ 다른 교양강좌를 듣는 학생들도 있었다. 저녁 식사 후 반별 장기자랑 시간, 재학생 선배 동아리 공연이 이어졌다. B반(속도위반)의 공연 ‘진상들’은 패스트 푸드점에서 진상을 부리는 사람들 얘기였다. 치즈버거 속에 치즈가 없길 원하는 진상, 술에 취해 점원에게 넋두리하는 진상, 단체주문을 해놓고 취소하는 진상 3명의 연기가 압권이었다.

희망의 날: 나는 이제부터 정말 서울대인!
서울대 배지 달아주기 행사 마지막 날, 자신에게 보내는 희망편지를 작성했다. 서울대 응원구호 결선이 이어졌다. I반(나만바라반)이 우승했다. I반의 구호는 “샤바샤바 으샤으샤 X2 Say Seoul! See Soul! 바이트 이스트 리히트 야!” 변창구 새내기대학장이 반별 대표에게 수료증을 수여하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입학을 축하합니다. 이제까진 시험에 온 힘을 다 기울이느라 세상이, 자연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살았죠? 저는 여러분이 평창에서 다른 의미에서의 자기 인식을 하고 갔으면 합니다. 여러분을 여기 이 자리에 오게 해준 여러 관계자들과, 그들의 고충을 생각해주는 사람이 되세요.” 엄마와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 생각이 났는지 잠깐 장내가 숙연해졌다.
핫팩을 쥐고 눈을 밟으며 운동장으로 들어섰다. 상징적 의미가 있는 교문을 통과할 때,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는 학생들도 있었다. 학생들은 희망풍선을 날리며 2박 3일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풍선은 금세 하늘로 올라갔다.
풍선을 날린 문요한 (인문광역 14) 학생에게 소감을 물었다. “반활동이 기억에 남는다. 친해질 수 있는 자유 시간을 많이 주셔서 수평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타 단대 학생과 어울릴 수 있어서 좋았다. 두려움도 있지만 교수님 말씀대로 앞으로 수업도 즐기고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 전형적인 방법이지만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홍보팀 학생기자
안나(융합과학기술대학원 지능형융합시스템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