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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 정치외교학부 ‘모의국회, 모의UN’

2013.12.10.

왁자지껄 정치외교학부 ‘모의국회, 모의UN’

지난 11월 둘째 주, 한국 언론계, 정계의 유명 인사들과 미국, 중국, 프랑스 등 세계 각지에서 온 대사들이 서울대 문화관에 총집합하는 ‘대박사건’이 일어났다. 3시간여에 걸친 그들의 심오한 토론을 보며 청중들은 의견을 듣고 옹호하고 비판하는 대신, 웃고 떠들며 환호와 갈채를 보냈으니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이 어마어마한 사건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에서 열린 모의국회와 모의UN때문.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의국회와 모의UN의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모의국회, 정치를 정극으로 담아내다
모의국회

‘관악민국 모의국회’, 줄여서 모의국회는 올해로 33회째를 맞은 유서 깊은 행사. 국회를 배경으로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 상이한 견해를 가진 보수•진보 양당이 언쟁하는 일종의 연극이다. 저마다의 개성이 확실한 인물들이 등장해 정치적 이슈에 대한 각 계의 입장을 현실적이면서도 재미있게 풍자하는 것이 특징. 이번 33대 모의국회는 언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삼아 <Un론: 논의되지 않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다.

중요한 것은 준비부터 연기까지 모두 학생들이 담당한다는 사실. 정치외교학부 2학년인 준비팀이 주제와 형식을 정하면, 9월에 극을 연기할 사회과학대, 자유전공학부 1학년 학생들을 모집해 연기팀을 꾸리는 식으로 진행된다. 준비팀은 세미나부터 연출, 기획까지 전반적인 극의 구성을 담당하고, 연기팀은 독특한 캐릭터를 잡아 대본을 자기 식으로 소화하여 연기로 표출한다.

특히 이번 모의국회는 기존의 양당제 구도 속에서 토론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정극의 형식으로 변화시킨 혁신적 구성. 기존에는 국회 본회의, 상임위원회, 국정감사 등 국회의 형식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1부에는 언론사를 배경으로 언론과 정치의 유착관계를, 2부에서는 언론사의 문제를 토론회로 나타내는 식으로 변화가 이루어졌다. 이번 모의국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박종민(정치외교학부 2학년) 씨는 “기존의 모의국회 형식은 스토리를 분절시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모의국회는 보다 연속성을 강조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고자 정극의 구성을 도입했습니다.” 라고 설명했다.

모의국회는 이렇듯 대학생들이 매일 보고 듣는 일상적인 정치문제를 당돌하게 표현해낸 정치와 연극의 결정체. 이번 연기팀에서 노라부인 역을 담당했던 김진욱(지리학과 1학년) 씨는 “모의국회를 통해 정치적 가치관뿐만 아니라 연기를 통해 열정,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모의국회가 주는 의미를 강조했다. 숨겨진 정치적 의도와 학생들이 뿜어내는 열정을 기대하면서 내년 11월에 또 다시 열릴 새로운 모의국회를 기다려보자.

모의UN, 세계를 이해하고 대변하다
모의유엔

올해 스물여섯 번 째 막을 올린 모의UN은 1988년부터 이어진 정치외교학부 외교학 전공의 가장 큰 행사다. 현재 국제연합(UN)에서 다루고 있는 국제적인 문제들을 각 국 대표들의 토론을 통해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다룬 일종의 학술연극. 참여 국가는 주제와 이해관계가 얽힌 국가들이며, 올해 <World War$: 환율전쟁>은 환율을 주제로 그리스, 대한민국, 미국, 인도, 일본, 중국, 터키 등 총 12개국으로 이루어졌다.

모의UN은 형식이 비교적 자유로운 모의국회와 달리 기조연설, 공식회의, 비공식회의 등 실제 국제연합의 ‘총회’ 형식인 것이 특징. 특히 회의 시작 전 자국의 입장을 밝히는 기조연설에서는 UN 공식언어로 지정된 언어로 직접 연설을 한다고. 의장과 사무총장을 따로 두고,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 역시 독특한 모의UN만의 형식. 목소리를 통해 회의가 진행되고, 생소한 용어를 뒷 슬라이드를 통해 설명해 관객의 이해를 돕기도 한다.

올해 모의UN에서 주목할 부분은 일부 극의 요소을 도입했다는 점. 주로 공식-비공식-공식회의로 진행되었던 이전과는 달리, 올해는 G20 정상회의 장면을 과거 회상을 위해 넣는 등 약간의 파괴를 꾀했다. 이번 모의UN 준비단장 박성모(정치외교학부 2학년) 씨는 “연극도 많이 보러가고 일부러 연극적 요소를 넣어서 딱딱한 학술연극이 아니라 국제정치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가고자 했습니다.”라며 올해 모의UN이 추구했던 방향을 말했다.

하나의 국제적인 논의에 대해 각 국의 첨예한 대립관계를 쉽게 그리고 해학적으로 볼 수 있으며, 나아가 국제사회의 의결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모의UN. 내년에는 또 어떤 시도가 이루어질지 기대해도 좋다. 물론 제일 앞자리에 앉는다면 생생한 연기와 더불어 준비팀의 쫄깃한 표정도 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홍보팀 학생기자
박세아(지리학과 10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