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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어드벤쳐, 현장 수업 속으로

2013.12.06.

서울대 어드벤쳐, 현장 수업 속으로

서울대 학생들은 교실에서만 공부한다? NO! 현장에서‘도’ 공부한다? YES! 갑갑한 강의실에서 벗어나 방방곡곡을 다니는 즐거운 수업이 여기에 있다. 강의실 너머의 강의실, 현장에서의 서울대를 만나보자.

지역답사, 수도권 구석구석의 매력을 찾아가다

대학로, 북촌과 서촌, 난지도 사진

지리학과에는 학과의 특성을 100% 살린 유서 깊은 현장수업이 있다. 1994년부터 시작되어 매년 2학기마다 열리는 ‘지역답사’가 바로 그 주인공.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수업은 답사 위주이고, 학기 말까지 총 7번의 답사가 진행된다고. 매주 금요일 1시 30분 서울대입구역에서 출발해 수도권 곳곳을 누빈다. ‘지역답사’는 전공 불문, 국적 불문. 이론이 아닌 현장수업이다 보니 지리학과 전공임에도 타과생들의 수가 더 많다고. 실제로 2013년 2학기 수강생의 전공은 지리학뿐만 아니라 인문학, 경영대, 미대, 사범대, 공대까지 다양하다. 비단 전공만이 아니다. 영어로 진행되어 교환학생들에게도 인기만점. 한국에 대한 학문적 지식을 즐거운 현장 체험으로 익힐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이번 학기에도 싱가포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캐나다, 미국에서 온 학생들이 답사를 함께하고 있다. 수업은 답사 준비와 실제 답사로 구성된다. 준비 과정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주제를 선정하는 것도 특징. 장소부터 내용, 인솔까지 모두가 학생들의 몫이다. 이번 학기 수강생인 김의진(지리학과 3학년) 씨는 “직접 답사를 기획하면서 수도권이라는 공간에 대해 고민하고, 나아가 책상 앞에서의 공부가 아니라 실제로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어 좋다”며 스스로 하는 학습의 즐거움을 설명했다. 20년째 강의를 진행해온 이정만 교수(지리학과)는 현장 학습을 종합성을 강조하며 지역답사 수업의 궁극적인 지향점을 밝혔다. “모든 학습의 기본은 현장입니다. 학생들이 현장에서 한 재미있는 공부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스스로 행복을 조직하게끔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앞으로 지역답사 수업은 수강 편람의 변경으로 2015년부터 1학기에 열릴 예정이니 반드시 유의해서 수강신청 할 것. 익숙해서 지나쳤던 수도권 구석구석의 이색적인 면모를 지역답사 수업을 통해 느껴보자.

사라져가는 방언을 찾아서, 언어 조사 및 분석

현장 조사 모습

언어학과는 언어를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인간 고유의 특성을 밝혀내는 언어학을 다루는 학과이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서는 배우는 언어학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음성학과 음운론, 통사론과 의미론, 역사비교언어학, 컴퓨터 언어학이 그것이다. 그 중 역사비교언어학과 방언학의 이론을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수업이 있다. 바로 ‘언어 조사 및 분석’이다. ‘언어 조사 및 분석’은 언어 자료의 수집과 분석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수업이다. 다양한 언어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방법론, 음운 변화 등의 언어 현상에 대해서 이론적으로 배우고 11월 초에 2박 3일 간 ‘언어조사’ 실습을 나간다. 이 수업을 맡고 있는 언어학과 연규동 교수에 따르면 ‘언어조사란 인간의 언어를 연구하는 언어학자가 언어가 사용되는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음성 및 녹화 자료로서 기록하는 모든 과정인데, 주로, 사라져가는 언어 또는 방언을 대상으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작년 언어조사에서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방언 특성이 모두 나타나는 함양으로 언어조사를 갔고, 올해는 강원도 방언 중에서도 고유한 특성이 나타나는 삼척 방언을 조사했다. 지역 고유의 방언을 조사하려면 먼저 제보자를 찾는다. 이 지역에서 수십 년을 살았어야 하고, 발음에 문제가 없어야 하는 등의 기준을 통해, 최대한 고유 방언을 잘 간직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찾아간다. 그리고 여러 조로 나뉜 학생들이 직접 찾아가 조사 책자를 바탕으로 발음, 독특한 어휘, 문장 표현 등을 폭넓게 전사하고 그 과정을 모두 최고급 음질의 녹음기로 녹음하여 보존한다. 마지막으로 언어 조사 후에는 수업에서 배운 보고서 작성법을 통해 여러 조에서 각각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학기가 끝나면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보고서들을 모아 책자로 만든다. 언어조사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언어를 조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안마도 해 드리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언어학과 13학번 김재영 학생은 ‘시작 전에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 처음엔 어색해하시다가도 둘째 날에는 주전부리도 준비해주시고 편안하고 즐겁게 조사하여 좋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사라져가는 언어를 직접 조사하고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을 듣지 않아도 관심 있는 학생들도 언어조사에 많이 참가한다. 올해는 수업을 듣지 않는데도 언어조사에 참여한 학생이 서른 명이 넘었을 정도였다. 수업을 듣지 않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한 언어학과 12학번 강재은 학생은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 친자식처럼 대해주셔서 너무 좋았고 자신이 쓰시는 말에 대해 기뻐하셔서 공부하는 학생 입장으로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 무엇이든지 실제 경험을 해야 더 확실히 안다는 말이다. 교실에서 듣고, 나아가 현장과 직접 부딪힌다면 학습의 깊이와 익힘의 즐거움은 분명히 배가 될 터. 이론 그 이상의 배움이 바로 현장 수업에 있다.

홍보팀 학생기자
박세아, 최수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