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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인이라 하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시나요?

2013.07.01.

서울대인의 공통점?

다양한 동문들 ‘서울대인’이라고 하면 이기적이고 융통성 없는 출세지향적인 깍쟁이를 떠올린다면 당신은 서울대를 거의 모르는 셈이다.

1년에 7천명이 입학하는 이 거대한 대학에는 “적어도 일정 시간 이상의 인생 동안 나는 엄청나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는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다.

각종 질병에 대해 ‘권위자’라 불리는 대다수 의사들도 서울대 출신이지만, 원시 사회 한 복판에 뛰어 들어 평생을 봉사하고 WHO 수장에 오른 이종욱 박사도 서울대 졸업생이고, 인생을 한센병 환자들에게 내어준 의사 김인권도 서울대인이다.

서울대에는 모교 출신과 세계 최고 대학의 박사들만 교수로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 최고 대학을 다니며 학위를 수확한 박사들이 교수진에 포진해 있는가 하면, 지방 사립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에 와서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교수도 있다.

수능 점수 ‘전국권’인 학생들이 버스처럼 흔하게 캠퍼스에 오가는가 하면, 가능성만으로 서울대에 입성해 고군분투하는 소외 지역/계층 학생들도 공동체의 이름으로 함께 배우고 경쟁하는 곳이 서울대학이다.

서울대학교는 이 모든 부분의 합이 모인 유기체이다.

기획, ‘서울대 DNA’ 찾기

‘다양한’ 우수성을 기반으로 서울대학교가 전 세계에 존재감을 확장해 가는 지금, 일반인들이 서울대를 보는 시선은 그리 다양하지 못하다.

"지금까지 서울대에는 ‘관계 맺고 소통한다’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서울대도 이제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자신의 핵심가치와 진정한 모습을 올바로 알려야 합니다." 공식적으로 서울대학교의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협력부처장 강준호 교수의 말이다.

그러면 사람들에게 서울대의 진짜 모습을 통째로 보여줄 수는 없을까?

몸 속의 DNA를 분석하듯이 서울대 DNA를 찾아내 쉽고 재미있게 스토리와 영상으로 보여준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지도 모른다. -- 이것이 작년 3월 시작된 ‘서울대 DNA 찾기’ 프로젝트의 발단이다.

그 첫 번째 전략은 ‘서울대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람과 스토리를 발굴해 영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여러 색채의 서울대다움을 개별 영상으로 조명하고 그 영상들을 모아서 보면, 마침내 하나의 서울대학교가 보일 것이라는 비전을 담았다.

이준웅 언론정보학과 이준웅 교수는 이러한 메시지 기획에 대해 ‘다른 이들에게 우리를 진정성있게 알리는 일인 동시에 스스로에 대해서 더 충실하게 알기 위한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개교 이래 처음 시도된 기획은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누가 서울대다움을 대표하느냐는 정답 없는 질문을 놓고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었다.

‘설득’이 전공인 교수와, 서울대 입학행정의 최고 베테랑, 젊은 디자이너 교수, 동문 CF 감독에 대기업 홍보팀장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후보군을 언급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이름에는 한 번에 합의가 떨어졌다. 꿈으로 가난을 이기고 UN 사무총장으로 세계 평화에 헌신하는 그의 삶은 누가 보아도 서울대다움의 가장 고귀한 단면이었다.

두번째 합의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세계 최고 저널에 1년에도 여러 번 논문을 낸다는 교수의 이름이 나왔을 때나, 40년 봉사 외길을 걷는 동문의 이름이 거론될 때에도 미묘한 불일치가 흘렀고, 마침내 의견통일을 이룬 것은 ‘서울대 야구부’ 였다.

열정 &  팀워크 - 서울대 야구부

야구부 공부만 하던 아이들이 훈련된 대학 야구부들과 붙어서는 만년 지기만 하는 팀. 36년 동안 265패를 하면서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이들. 그 열정에 반해 한때 최고의 프로 감독이었던 이가 이끌어 주는 팀.

성공한 서울대인의 모습이 늘 언론에서 조명되고 있지만, 서울대인들이 보는 자신들의 모습은 세련되지 않은 열정만으로 게임에 뛰어드는 바보들의 집합체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열정만 보이는 게 아니더군요. 그 이상의 팀워크를 보면서 촬영장에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재능기부라는 이름으로 서울대 야구부 스토리텔링 영상 감독을 맡게 되었다는 조풍연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의 말이다.

자기 이름도 없는 유니폼을 입고서 흙먼지 나는 구장을 뛰어 다니면서도,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승리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야구부원들의 모습에서 이타적 인간의 진면모를 보았다는 것이 촬영진들의 말이다.

“지기만 하면서 그 힘든 야구를 왜 하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완성된 영상에서 야구부 주장 이재호는 담담한 나레이션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 준다.

공익, 헌신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12살 까까머리 소년이 지구 저편의 모르는 사람들을 구해 달라고 UN에 편지를 쓴다. 그 소년은 자라나 세계의 고통 받는 곳을 찾아다니며 구원의 손길을 펼치는 UN 사무총장이 되었다.

화려한 커리어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하는 자리, 공직을 선택해 온 서울대 졸업생들의 전통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통해 정점을 구현한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스토리 영상을 본 유엔 관계자는 “유엔 사무총장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서울대 졸업생들 중에는 공직에서 남을 위해 헌신한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걸 알아주었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

6분이면 깨닫는 것들

입학본부 김경범 교수 (서어서문학과)는 최근 전국적으로 개최된 입학설명회에서 야구부 영상을 십분 활용했다.

“설명회장에 가면 지방의 고등학생들이 ‘수능을 잘봐서 서울대를 가겠다’는 다부진 표정으로 입을 꼭 다물고 앉아 있습니다.” 김 교수는 이들에게 입시자료를 보여주기 전에 야구부 영상을 틀어 준다.

“6분 사이에 그 아이들의 표정이 달라져 있습니다. 서울대인이 된다는 것은 그냥 높은 수능 점수를 받는 일이 아니라,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 일이라는 걸 6분 동안 깨달아 버리는 거죠.”

미술대학 김수정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대학 홍보 영상에서는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수준 높은 영상미에 있다고 강조했다. 평범한 외모의 야구부원들이 유난히 아름다워 보이는 영상과 음향의 효과를 음미하면서 감상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의과대학 서정선 교수는 5년의 연구 끝에 한국인 유전자 지도를 완성해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진화하는 서울대학교의 유전자 지도는 하나 하나의 영상이 모여 천천히 완성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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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야구부> 스틸 컷 보기

2013. 7. 1.
서울대학교 홍보팀 조문주

서울대학교 야구부 야구는 혼자 되는 게 아니야. 같이 잘 해줘야 돼. 항상 '공을 내가 잘 던져야 되겠다'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상대편한테 대한 배려야. 도루할 수 있는 사람한테 초구 땅 때리면 안되지. 그러니까 1,2구는 참아주는 것. 1승 1무 265패, 창단 26년, 서울대 야구부의 성적표입니다. 물론 자랑스러운 결과는 아니지만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승리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지만 오직 승리를 위해서만 야구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우리에게 다음 1승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우리의 대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1승이 아니니까요. 대학생인 우리에게 최우선 순위는 당연히 공부, 다음은 일상의 생활, 그리고 세 번째가 야구입니다. 서울대 야구부의 유니폼에는 번호만 있고 이름이 없습니다. 졸업한 선배가 물려준 유니폼을 고쳐 입기 때문입니다. 오래되고 낡아서 고쳐 써야 하는 장비들도 많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운동자에 나와 물을 뿌리고 돌을 고르시는 우리 감독님, 열악한 운동자에서 열심히 뛰는 아이들이 부상당하는 것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하십니다. 이른 새벽 두 시간을 넘게 달려가 충주성심학교의 어린 동생들과의 시합을 하면서 그 무엇보다 가슴 벅찬 큰 가르침을 얻고 갑니다. 야그를 하기에는 조금은 불편할 수 밖에 없는 동생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은 우리 스스로 고개를 숙이게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가 야구를 하면서 배워나가는 것은 어떤 책에서도 본 적이 없는 살아 있는 경험입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라도 절대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맞섭니다. 동료들이 마음으로 응원하기에 외롭거나 두렵지 않습니다. 때로는 우리를 우습게 보는 상대에게 화가 나기도 하지만 결과가 어떻든 목표에 도전하기 위하여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도 참아냅니다. 누군가 우리에게 이기지도 못하면서 그 힘든 야구를 왜 하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학생으로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실패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의미를 배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모든 것이 반드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멈추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서울대학교 야구부니까요. (Copyright 2013 서울대학교 기획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