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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학과 의학 융합을 선도하는 과학자

2013.03.28.

전기공학과 의학 융합을 선도하는 과학자
전기·정보공학부 권성훈 교수

끊임없이 도전하고 연구하는 권성훈 교수 QR 코드를 알약 속으로

휴대폰 카메라로 지역 또는 상품 정보를 불러올 수 있는 QR코드. 이 QR코드가 눈으로 식별 불가능한 크기로 알약 속에도 존재할 수 있을까?

권성훈 교수(전기정보공학부)에게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권교수는 2012년 QR코드를 300마이크로미터로 줄여 알약 입자 속에 넣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QR코드에는 약 이름과 성분, 유통 기한과 같은 정보가 담겨 있어 가짜 약을 판별하는 데에 유용하다. 또 QR코드의 위약 방지 기능은 위폐 방지를 위해 조폐공사에서 연구중이라니 이 미세한 코드의 경제적 가치는 가늠조차 어렵다.

한 번의 혈액 검사를 통해 수 만번의 검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컬러코드 기술도 권성훈 교수의 작품. 최근 의학 산업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초고속 진단과 맞춤형 진단 기술에도 큰 획을 그었다. 탁월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권교수는 2012년 젊은 과학자상 수상에 이어 학내 저명한 교수 8명과 함께 ‘서울대 창의선도연구자’로 선정되었다.

“서울대 창의선도 연구자로 함께 선정되신 분들이 너무 대단하신 선배 교수님들이라서 부담도 되지만, 한편으로 가장 의미 있고 기억에 남습니다. 실력보다는 잠재력을 많이 감안해서 주신 것 같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권성훈 교수의 말에서 유난히 ‘열심히’라는 단어가 또렷이 들렸다. 컬러 코드, 초소형 QR코드에 이어 지능형 나노 소재와 마이크로 로봇 등 이름만으로는 30년 이상 연구에 매진한 노교수가 연상되지만, 권교수는 올해 임용된지 6년차의 38살, 젊은 과학자이다. 일주일에 약 100시간씩을 실험과 연구에 투자할 만큼 열정과 패기로 가득하다.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

그의 연구 방향은 뚜렷하다. 생명과학 분야를 돕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Helping life scientist with technology). IBM의 모토인 ‘Helping business with technology’에서 본땄다. 반도체, 나노, 광학, 전기공학의 기술을 의학, 제약과 융합해 병원과 연구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와 도구를 개발하고, 활용도를 끌어 올려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다. 특히 한국의 우수한 IT 산업기술과 비교우위가 있는 전자공학, 소프트웨어 등을 적극 활용해 바이오 기술개발에 사용하면 시너지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의학과 공학 융합의 인센티브가 충분하다.

융합이 중요한만큼 권교수는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인터뷰하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문제들을 해결하는 작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순수한 아이디어 자체보다는 제안된 아이디어가 융합된 분야에서 실제로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검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디어의 숫자 자체에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권 교수의 말.

"10개의 아이디어 중 1개 정도만 잘 구현되어도 정말 훌륭한 연구자라고 생각해요. 이 말은 365일 중에 330일은 실패하고 있다는 뜻이죠. 안 풀리는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이니까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연구가 정말 힘들지만 힘든 연구가 성공했을 때 그만큼 많이 웃으면 되죠.(웃음)"

한국인 과학자 그리고 공대 교수의 특별함

권교수가 이야기하는 한국인 과학자이자 공대 교수로서 갖는 특별함은 각별한 사제관계에 있다고. 미국에서 교수, 학생 관계는 일종의 비지니스적인 면이 큰데, 한국의 사제관계는 굉장히 가족적이라 교수로서 정말 큰 즐거움이라고 한다. 제자들의 선물과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짓는 싱글벙글 환한 미소만 보고도 그 즐거움이 느껴지는 듯 했다.

사제 관계가 각별한 만큼 권교수의 제자에 대한 애정도 특별하다. 힘들어 지친 모습을 동료들에게 보여주기보다 연구실 밖에서 재충전해서 긍정 에너지를 나누고, 힘을 얻어 공부할 것으로 권한다. 동료가 동료에게 부여하는 신뢰, 그리고 주고받는 긍정 에너지, 제자 지도에 있어서 '자유 방임형'에 가까운 그지만 ‘동료에 대한 신뢰(peer credit)’를 수차례 강조했다.

“연구실에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하는데 동료간 믿음과 신뢰가 정말 중요합니다. 업무에 있어 서로를 믿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큰 차이를 만드니까요. 한 사람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동료를 보면서 빠져나오기도 하고요."

가시밭길을 걸으며 ‘나에 대해 배우자’

권성훈 교수는"도전하라, 젊었을 때는 무조건 도전하라."라는 말을 학생들에게 전했다. 내가 도전해서 가시밭길을 걸어보아야 자신이 비로소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것. 도전하지 않았다면 불가능으로 남았을 ‘알약에 QR코드 넣기’에 성공한 권교수가 바로 그 증거인 셈이다.

홍보팀 학생기자
오상록(경영학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