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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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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아카이브 설치

2023.09.18.

박완서 아카이브 설치협약식
박완서 아카이브 설치협약식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은 기존의 Library 기능을 확장하여 Archive와 Museum의 기능을 결합한 Larchiveum으로의 진화를 추진 중에 있다. 한국 사회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남긴 서울대인에 대한 아카이브를 설치하여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지식의 길을 열고, 서울대 공동체 학술성과의 집산지로서의 의미를 더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 발걸음으로, 2024년 박완서 아카이브가 설치된다. 2023년 9월 19일(화) 오후 4시 중앙도서관 관정마루에서 아카이브 설치 협약식이 열리고,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박완서 작가의 일기 11권이 처음으로 전시 공개된다.

이번 아카이브 협약을 통해, 중앙도서관은 유가족으로부터 박완서 작가의 ‘도서 자료’와 ‘비도서 자료’를 다종다양하게 기증받는다. 기증 도서에는 박완서 작가의 지상 서재 도서 1천여 권, 지하 서재 도서 2천여 권을 포함하여 저서, 소장서, 학술서 등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수증 자료를 활용해 중앙도서관은 박완서 작가가 애정을 갖고 말년을 보낸 아치울 노란집의 서재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여, 이용자들이 작가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증 도서 외에 박완서 작가와 관련된 책의 다양한 판본을 심층 조사하여 지속적으로 수집할 예정이다.

도서 자료 외에, 중앙도서관은 박완서 작가의 손때가 묻은 여러 비도서 자료도 수집한다. ‘비도서 자료’에는 육필 자료, 시청각 자료, 생활사 자료, 미술 공예품류가 포함되어 있다. 시청각 자료로는 박완서 작가의 일생이 담긴 사진 앨범 30여 권 등이 있으며, 생활사 자료로는 서재 재현 공간에 전시될 책상·의자·서랍장·컴퓨터 등이 있다. 미술 공예품으로는 이영학 조각가가 만든 흉상과 박완서 작가와 호원숙 작가가 함께 만든 뜨개 담요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기증 자료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육필 자료이다. 박완서 작가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쓴 일기 11권 그리고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약 500여 통이 그것이다. 이는 그동안 세간에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박완서 작가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그 일생을 살펴볼 귀중한 자료라는 점에서 대단히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 박완서 작가의 일기 11권 처음으로 공개

중앙도서관이 기증받는 박완서 작가의 일기 11권은 그의 나이 71세인 2001년 1월 1일부터 타계하기 이틀 전인 2011년 1월 20일까지의 기록이 담겨 있다. 일기장은 대개 A5~A4 정도 크기의 날짜가 기입된 다이어리로, 적십자사(2004), 가톨릭 관련 단체(2003, 2005, 2007), 반남박씨문중(2008), 유니세프(2009, 2010), 서울대총동창회(2011) 등에서 받은 것들을 활용하였다.

박완서 작가는 “반성을 위해서도 기억을 위해서도”(2008.6.10.) 꾸준히 일기를 썼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기의 내용 또한 방문한 곳, 한 일, 만난 사람, 느낌 등에 대한 진솔하고 담백한 기술로 이루어져 있다. ‘좋았다’, ‘개운했다’ 혹은 ‘싫증난다’, ‘피곤하다’등으로 간단한 감상을 밝히기도 하였다. 날짜나 사실을 잘못 기록한 것은 지우고 수정하였으며, 여행 일정이나 행사 관련 문서를 함께 붙여놓았다. 만난 사람들의 이름 석 자를 쓰고 괄호 안에 정보를 적어넣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점들을 통해 그가 일기를 통해 일상을 충실하고 정직하게 기록하고자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박완서 작가는 자전적 경험을 많이 변주, 반복해 온 작가이다. 그의 등단작 〈나목〉은 한국 전쟁기 PX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쓴 것이며, 그의 대표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의 연작은 그의 자전적 성장 소설로 읽히고 있다. 이처럼 소설과 산문, 대담 등에서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경험은 이미 다양하게 논해져 왔지만, 이러한 종류의 글과도 또 다르게 ‘일기’는 가장 덜 가공된, 그의 일상과 가장 가깝게 위치한 것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특히 일상의 사실을 기록하는 것에 충실하였던 그의 일기는, 마지막 십 년 동안의 생활을 생생히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작가로서 치밀하면서도 정직했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깊은 울림을 준다.

현재 중앙도서관은 일기를 포함하여 유가족으로부터 기증받는 귀중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 보존, 연구하여 명실상부 최고의 아카이브를 설치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서울대의 우수한 연구 인력과 박완서 작가의 귀중한 자료가 서로 만나, 2024년 예정된 박완서 아카이브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서울대 학생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공개될 박완서 아카이브, 그 출발에 많은 기대와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완서 작가의 생전 집필 공간 – 구리시 아치울 노란집 1층 서재 공간
박완서 작가의 생전 집필 공간 – 구리시 아치울 노란집 1층 서재 공간

박완서 작가의 일기 11권, 2001년 1월 1일에서 타계하기 이틀 전인 2011년 1월 20일까지의 기록
박완서 작가의 일기 11권
2001년 1월 1일에서 타계하기 이틀 전인 2011년 1월 20일까지의 기록

2011년 1월 19-20일 일기, 박완서 작가의 임종 전 마지막 일기
2011년 1월 19-20일 일기, 박완서 작가의 임종 전 마지막 일기

2008년 6월 10일 일기, ‘반성을 위해서도, 기억을 위해서도’
2008년 6월 10일 일기, ‘반성을 위해서도, 기억을 위해서도’

박완서 작가의 수발신 편지 500여 점
박완서 작가의 수발신 편지 500여 점

박완서 작가의 사진 앨범
박완서 작가의 사진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