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서의 서양사연구: 근대성의 인식과 유럽중심주의의 극복
올해로 50돌을 맞이하는 <한국서양사학회>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후원을 받아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공동으로 2007년 7월 5일(목), 6일(금) 이틀에 걸쳐 서울대학교에서 ‘동아시아에서의 서양사 연구: 근대성의 인식과 유럽중심주의의 극복’이라는 주제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저명한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우리나라에서 서양의 역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의 학회인 <한국서양사학회>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고자 마련한 이 학술대회의 목적은 ‘동아시아에서 서양사란 무엇인가?’라는 이민호 서울대 명예교수 기조연설의 제목에 잘 나타나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근대화를 지고한 목표로 삼고, 따라 배워야 할 이상적 모델로 상정된 서양에 관한 정보와 지식을 더 많이 얻으려고 애쓰는 차원에서 벗어나, 서양이 아닌 동양에서 서양의 역사적 경험을 연구하는 행위가 우리에게 어떤 위상을 지녀왔는지를 되짚어봄으로써 앞으로 어떤 구도에서 서양사 연구를 해야 할 지를 논의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이런 의의에 더욱 충실하고자 본 국제학술대회는 동아시아 세 나라의 서양사학자들이 모여 토론하는 장으로 기획되었다. 동북 아시아에 함께 위치해 있으면서 예로부터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한국과 중국과 일본, 이 세 나라는 근대에 접어들어 근대화를 이룩하려고 노력해온 공동의 경험을 지녔으면서도, 근대화 성취의 주체성과 성공 정도에서 적지 않은 편차를 드러냈다. 이런 맥락에서 세 나라에서 지금까지 이루어져온 서양사 연구를 상호 비교하는 시도는 동아시아의 공통성과 차이점을 섬세하게 확인하는 작업에 필수불가결하다고 할 수 있다.
19세기말 개항 이후 근대화를 이루려고 노력해온 우리나라는 근대화에 앞선 서구를 대개의 경우 찬탄과 모방의 대상으로 보았으며, 서구화와 근대화를 동일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서구의 근대화 경로가 과연 유일한 경로인지에 관해, 더 나아가 근대성이 흔히 생각되는 것처럼 과연 지선하기만 개념인지에 관해 반성적인 회의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서구 문화를 세계의 모든 문화가 모름지기 따라야 할 보편으로 상정해 놓고 서구의 시각으로 세계를 파악하는 유럽중심주의의 타당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나름의 시각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간헐적으로 분출되어온 우리나라의 서양사학계는 이제 근대화, 서구화, 유럽중심주의의 문제를 전면적인 성찰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금까지의 서양사 연구의 경험을 비판적으로 고찰한 다음 연구자들이 그동안 어떠한 ‘근대’를 상정하고 서양사를 연구했는지를 규명한 뒤 유럽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시각이 가능한지 여부를 살펴보는 작업이 이루어져 한다.
본 학술대회의의 골격은 이런 문제의식에 입각해서 구성되었다. 1차 회기에서는 한·중·일 원로 서양사학자들이 각자 자기나라의 서양사 연구를 평가하고 향후 전망을 내놓는다. 2차 회기에서는 세 나라의 중견 서양사학자들이 자국의 서양사학자들이 근대와 근대성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섬세하게 파고든다. 3차 회기에서는 서양사 연구가 유럽중심주의를 넘어설 당위와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찰한다.
지금까지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서양사학자들은 자국사나 동양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에 비해 활발한 교류와 접촉을 해오지 못했다. 명시적으로 표명되는 않았지만, 본 학술대회는 동아시아 삼국의 서양사학자들이 공동의 연구와 대안적 시각을 시도하는 디딤판이 마련되는 첫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L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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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양사학회 창립 5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2007.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