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공동 연구팀, 해수면 변화와 자전축 이동 관측으로 규명
[연구필요성]
과학자들은 기후 모델을 이용하여 현 기후 변화를 이해하고, 미래 기후를 예측한다. 유럽 중기 기상예보 센터 (European Center for Medium-Range Weather Forecasts)의 ERA5-Land 모델은 2000-2002 3년간 육지의 물이 무려 1,614 기가 톤이나 감소하였을 것으로 계산하였다. 이는 올림픽 규모 수영장 6억 5천만 개를 채울 수 있을 정도의 믿기 어려운 엄청난 양이다. 과학자들이 이용하는 기후 모델은 여러 가지 이유로 비현실적이거나 다른 모델과 상충 되는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후 모델 결과 해석은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이 계산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서울대 서기원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21세기 들어 지구온난화 등에 의해 대기로 증발되는 수증기량이 많아졌기 때문에 이 계산이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엄청난 육지 물 감소를 추적할 수 있는 증거를 찾기 시작하였다.
[본문]
□ 연구내용
육지 물의 양 변화를 관측하는 인공위성 그레이스(GRACE)는 2002년 3월 발사되었기 때문에 2000-2002년 시기의 육지 물의 양 변화를 직접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연구팀은 줄어든 육지 물의 양만큼 해수면이 상승되었을 것으로 가정하여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해수면 변화 신호를 분석하였고, ERA5-Land 모델로 예측한 해수면 상승과 일치하는 관측 값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육지 물과 바닷물의 질량 변화는 지구 자전축 변화에 큰 영향을 준다는 서기원 교수 연구팀의 2023년 연구결과에 착안하여, 자전축 변화 관측 자료를 정밀 분석하였고, ERA5-Land 모델이 예측한 육지 물 감소를 더욱 강력하게 뒷받침 할 수 있는 관측적 증거를 발견하였다. 특히, 2002년 이후 유라시아를 중심으로 가뭄의 정도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현상 역시 ERA5-Land 모델 자료와 자전축 변동 관측 값으로 규명하였다.
□ 시사점
이 연구는 기후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상 현상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폭우 등에 의한 홍수가 예상되기도 하지만, 온도 상승으로 인한 증발산량 증가는 전 지구적인 가뭄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전 지구적인 가뭄은 이미 21세기 시작과 함께 가속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후 모델을 개선하고 미래 기후를 예측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지하수를 비롯한 물의 양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관측망을 구축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 사사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우주 측지 관측을 통한 한반도 물 수지 변동 파악), 세종과학펠로우십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의한 한반도의 지각 변위와 상대 해수면 변화), 해양수산부 (급격한 남극 빙상 용융에 따른 근미래 전지구 해수면 상승 예측기술 개발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구결과]
Abrupt sea level rise and Earth’s gradual pole shift reveal permanent hydrological regime changes in the 21st century
Ki-Weon Seo, Dongryeol Ryu, Taehwan Jeon, Kookhyoun Youm, Jae-Seung Kim, Earth H. Oh, Jianli Chen, James S. Famiglietti, Clark R. Wilson
(Science, http://doi.org/10.1126/science.adq6529)
[그림설명]
(왼쪽 그림) 2003-2021년 평균 육지 물질량 변화 (1979-1999년 대비). 붉은색은 감소 파란색은 증가한 지역을 의미한다. 21세기 들어서 육지 물 감소가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였다. 물 부족으로 인해 자전축이 동경 90도 방향으로 약 58cm (파란색 화살표) 이동한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이는 자전축 관측값 (회색 화살표)과 매우 유사하다.
(오른쪽 그림) 육지 물 질량 변화에 의한 해수면 변화 예측값 (파란-빨간색 그래프). 2000-2002년 사이 육지 물 질량 감소로 급격한 해수면 상승이 발생하였다. 이는 해수면 실측값 (회색)을 통해 재차 확인되었다.
1979년부터 2016년 동안 육지 물 질량 연간 변화. 검은색 그래프는 육지 물 감소에 의한 해수면 변화 예측값이며 회색 그래프는 해수면 변화 실측값. 21세기 들어서 육지 물 부족이 전지구적으로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