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광합성의 온도순응력이 기후 변화 속 탄소 흡수 예측에 중요한 역할임을 밝혀
[연구필요성]
잎 수준에서 광합성은 온도에 순응해왔음이 널리 보고되어 왔다. 광합성은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함께 증가하다가 최적 온도를 지나면 감소한다. 이 최적 온도가 생장 기간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함께 상승하는 것이다.
잎 수준 광합성의 온도 순응이 군락규모에서도 작동할까? 군락은 셀수없이 많은 잎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군락의 상층부와 하층부는 매우 다른 잎의 구조/생리 특성을 지니고 있다. 군락규모에서 광합성의 온도 순응에 대해 평가된 전례가 없다.
이 질문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큰 함의를 갖는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상승하는 기온이 군락의 광합성을 감소시킬까 증가시킬까?
서울대학교 류영렬 교수 연구팀은 이 중요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UC Berkeley, Columbia University, Imperial College London, Reading University, University of Bern, Leipzig University,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Tsinghua University 등 국제공동연구팀을 꾸려 수년에 걸친 공동연구작업을 진행했다.
[연구성과/기대효과]
툰드라에서 열대림까지 분포한 200여곳의 현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군락의 광합성이 온도에 순응하여, 기온 상승에 따라 광합성 능력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현상은 특히 기온의 계절변동이 크고 수분 스트레스가 적은 곳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기온 순응 과정이 기후모델에 누락되어 있으며, 따라서 광합성 능력이 과소평가될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Schmidt Futures와 환경부 생태계기반 탄소흡수원 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Nature Plants지에 게재되었다.
[본문]
지구 온난화가 육상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류영렬 교수 연구팀(1 저자: 농업생명과학연구원 Jiangong Liu박사)이 미국, 독일, 중국, 스위스, 싱가포르, 영국 대학의 국제공동연구진을 이끌고 진행한 연구가 Nature Plants 학술지에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식물이 온도 상승에 무방비 상태가 아니라는 현장 관측 기반의 증거를 제시하였다. 툰드라에서 열대림까지 전 세계 200개 이상의 관측 지점을 포괄하는 이 연구는 식물 군락이 고온 환경에 순응하며 그들의 광합성 능력, 즉 이산화탄소 흡수의 최대 능력을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온난화가 전세계 육상생태계의 탄소 흡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희소식: 식물은 순응하고 있다”
이 연구는 생태계 규모의 탄소 플럭스를 관측하는 에디공분산 플럭스타워의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전지구 플럭스 타워 데이터베이스인 FLUXNET2015에 기반하여, 숲, 초지, 농경지, 습지 등 다양한 환경의 식물들이 국지적인 온도 상승에 맞춰 광합성 능력을 조절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순응 능력은 식물이 온도가 상승할 때 광합성 능력을 유지하거나 심지어 향상시켜, 육상생태계의 탄소 흡수에 기여할 수 있다.
Liu 박사는 “우리 연구는 개별 잎이나 통제된 환경에서만 관찰되었던 광합성의 온도순응 능력이 생태계 군락수준에서도 유효함을 규명하였다”라며, “일부 생태계들은 온난화의 이점을 얻을 수 있으며, 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육상생태계 흡수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열과 수분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 연구는 순응의 한계도 있음을 강조하였다. 군락은 온난화에 순응할 수 있지만, 그 광합성 이점은 열이나 수분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에서만 유지된다. 폭염과 가뭄 또는 장기적인 건조 기간을 겪는 지역에서는 군락 광합성의 온도 순응을 유지하기 어렵다.
“전지구 식생 기후모형에 미치는 영향”
군락 규모 광합성의 기온 순응을 이해하는 것은 미래의 생태계 탄소 흡수를 예측하는 전지구 식생 기후모형에 매우 중요하다. 널리 사용되는 기후모형들에서 기온 순응 과정을 아직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기온 순응이 포함되지 않은 모델은 미래 기후 변화 아래 생태계 광합성 능력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이 논문에서 시사하고 있다. 한편, 더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폭염 및 가뭄의 효과까지 반영된 군락 광합성의 기온 순응 모델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회복탄력성으로의 한 걸음”
결국, 이번 연구는 온난화에 따른 탄소흡수와 관련하여 일부 희망을 제공하지만, 연구자들은 폭염과 가뭄이 군락의 성장과 탄소 흡수를 저해할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인간에 의해 관리되는 농경지에서 기온 적응 능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Liu 박사는 “이 연구는 온난화에 따른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수자원 보존 및 확보와 기후 적응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연구책임자인 류영렬 교수는 “식물은 수동적이지 않다. 개별 잎에서부터 군락에 이르기까지, 툰드라에서 열대림까지, 다중규모에서 놀랍도록 온난화에 순응하며 광합성능력을 증가시키고 있다”라고 강조하였다.
[연구결과]
Evidence for widespread thermal acclimation of canopy photosynthesis
Jiangong Liu, Youngryel Ryu, Xiangzhong Luo, Benjamin Dechant, Benjamin D. Stocker, Trevor F. Keenan, Pierre Gentine, Xing Li, Bolun Li, Sandy P. Harrison & Iain Colin Prentice
(Nature Plant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77-024-018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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