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역세포의 염증반응 조절자로서 아미노산 대사의 역할 -
[연구필요성]
대사(metabolism)는 세포 기능의 근본이 되는 요소이다. 특히 면역세포의 대사는 에너지원 또는 세포소기관 기능을 위한 중간 산물을 제공하는 기본적 기능 외에도, 특정 대사산물이 신호전달계에 참여하거나 이차적 대사경로 변화를 통해 면역기능을 조절한다. 아미노산은 세포의 중요한 에너지원이자 대사물질이지만 면역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본 연구는 필수 아미노산인 류신(leucine)의 유입 및 대사가 어떻게 면역대사 및 신호전달계를 조절하는지, 염증성 T세포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여 다양한 면역질환의 병태생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연구성과/기대효과]
자가면역질환 병인에 중요한 인터류킨 17 분비 조력세포[T-helper 17 (Th17) cells]의 기능 조절에 관여하는 새로운 면역대사경로의 분자 면역학 기전을 규명하고, 동물모델을 통해 입증함으로써 자가면역질환의 새로운 치료 타깃을 제시하였다.
[본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원우 교수(미생물학교실/의과학과) 연구팀은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 류신(leucine)이 사람 CD4+ T세포의 염증반응을 강화하는 새로운 기전을 밝히고 자가면역질환 동물모델에 적용하여, 만성염증질환 환자의 면역반응 제어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절되지 않는 염증반응을 특징으로 하는 자가면역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약 10%의 인구가 겪고 있는 대표적 만성염증 질환이다. 질환별로 특이적 병인 기전이 있으나, 과도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것이 공통의 중요한 치료 전략이다.
대사(metabolism)는 세포 기능의 근본이 되는 요소이다. 면역세포에서 면역반응 중 적절한 대사 리프로그래밍을 통하여 대사적합성을 획득, 유지한다. 면역세포의 대사는 에너지원 또는 세포소기관 기능을 위한 중간산물을 제공하는 기본적 기능 외에도, 특정 대사산물이 신호전달계에 참여하거나 이차적 대사경로 변화를 통해 면역기능을 조절한다. 이러한 대사물질은 내부에서 생산되기도 하지만 외부로부터 다양한 용질운반 막 수송체(SLC: SoLute Carrier)를 통해 세포 내로 유입되기 때문에 면역반응 중 관찰되는 SLC 수송체 발현 및 기능에 관한 최근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활성화 CD4+ T세포에서 필수 아미노산, 특히 분지사슬 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s, BCAA)의 수송체인 SLC7A5와 세포질 내 대사 효소인 BCAT1 발현이 많이 증가함을 관찰하였고 이를 통해 자가면역반응 관련 Th17 반응이 강화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팀은 활성화된 CD4+ T세포의 SLC7A5 수송체와 BCAT1 효소에 의해 유입, 대사되는 류신의 중간대사체에 의한 면역 대사 리프로그램과 신호전달계의 상호조절 기전 및 자가면역질환과의 연관성을 규명하였다.
분지사슬 아미노산에 속하는 류신은 필수 아미노산으로 면역계를 포함하여 체내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서 필수적 역할을 담당한다. 주로 단백질의 합성에 사용되는 재료로 널리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신호전달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면역대사 리프로그래밍에 참여함이 밝혀졌다.
활성화 CD4+ T세포의 SLC7A5로 유입된 류신에 의해 자가면역질환에 주요한 사이토카인인 IL-17의 분비가 증가되었다. 이는 세포질 내 존재하는 BCAT1 효소에 의해 류신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β-hydroxy β-methylbutyric acid (HMB)가 mTORC1-HIF1α 경로 활성을 증가시켜 주기 때문임을 증명하였다.
본 연구팀은 자가면역질환의 대표적 마우스 모델인 experimental autoimmune encephalomyelitis (EAE)에 BCAT1 inhibitor나 류신 유사체를 투여하여 류신대사를 억제하였을 때 병증이 경감됨을 확인하였다. 이는 자가면역질환을 포함하는 다양한 만성염증질환 환자의 면역제어 전략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글로벌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8월 1일 (목) 게재되었다.
[연구결과]
Inhibition of BCAT1-mediated cytosolic leucine metabolism regulates Th17 responses via the mTORC1-HIF1α pathway
Yeon Jun Kang, Woorim Song, Su Jeong Lee, Seung Ah Choi, Sihyun Chae, Bo Ruem Yoon, Hee Young Kim, Jung Ho Lee, Chulwoo Kim, Joo-Youn Cho, Hyun Je Kim and Won-Woo Lee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2024 Aug 1. doi: 10.1038/s12276-024-01286-z. Online ahead of print)
분지사슬 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s, BCAAs)에 속하는 류신은 대사 리프로그래밍을 통한 면역세포의 기능 조절에 필수적이지만 관련 기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인간 CD4+ T세포가 TCR로 자극되면 BCAA의 수송체인 SLC7A5와 대사 효소인 BCAT1 발현을 증가하고 이는 류신의 세포질 내 유입 및 대사를 촉진하여 Th17 세포 기능을 조절함을 밝혔다. 증가한 세포질 류신 대사는 BCAT1과 4-hydroxyphenylpyruvate dioxygenase 단백질(HPD)/HPD-유사 단백질(HPDL)을 통해 βhydroxy β-methylbutyric acid(HMB)을 생성하였다. BCAT1 억제제를 처리하거나 BCAT1 혹은 HPD/HPDL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여 HMB 생성을 저해하면 IL-17 생성이 감소하였고, HMB를 처리하면 회복되었다. ScRNA-Seq 분석결과는 BCAT1이 mTORC1-HIF1α 경로를 활성화하여 IL-17A 생성할 가능성을 제시하였고, 이는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 분석을 통해 확인하였다. EAE (실험적 자가면역 뇌척수염) 마우스 모델에 BCAT1 억제제 또는 류신의 경쟁적 유사체인 L-β-homoleucine을 투여하여 BCAT1 매개 류신 대사를 저해하면 EAE 중증도가 완화되었고, 척수 내 면역세포에서 HIF1α발현 및 IL-17 분비가 감소되었다. 본 결과는 류신의 중간대사체 HMB이 mTORC1-HIF1α경로를 활성화하여 IL-17 생산을 조절하며, 따라서 BCAT1이 자가면역질환을 포함하는 다양한 만성염증 반응조절에 주요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용어설명]
- ○곁사슬이 분지(branch)형태를 가지는 류신(Leucine), 아이소류신(Isoleucine), 발린(Valine) 세 가지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그룹으로 근육을 포함하는 다양한 신체부위 및 요소의 주요 생성 단백질임.
- ○세포막에서 분지사슬 아미노산(BCAA) 등을 포함하는 주요 아미노산을 세포 내로 운반하는 수송체이다.
- ○분지사슬 아미노산(BCAA)의 세포질 내 대사경로를 개시하는 효소로, 에너지 생성 및 다른 대사 경로에 참여하는 중간 산물을 생산에 관여한다.
- ○세포성장, 증식, 단백질 합성 등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경로의 주요 조절자로 영양소, 에너지 상태, 성장 신호 등에 반응하여 세포 대사를 제어한다.
- ○저산소 상태에서 활성화되는 전사인자로, 염증반응, 대사, 혈관신생 등에 관여하는 다양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 ○면역세포에 의해 생성되어 분비되는 작은 크기의 단백질로서, 세포 사이의 소통에 관여하여 다양한 면역반응을 매개한다. 면역세포의 활성화, 증식, 분화뿐만 아니라 성숙에도 영향을 준다.
- ○CD4+ T세포의 한 종류인 Th17 세포에 의해 분비되는 염증 사이토카인으로, 세포외 세균이나 진균에 대한 숙주 방어에 관여한다. 조절되지 않은 IL-17 생성은 자가면역질환 및 만성 염증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자가면역 반응을 통해 중추신경계(CNS)에 염증을 유발하는 다발성경화증(MS)의 동물모델로 증상발현에 Th17 반응이 중요하다.
- ○T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 복합체로, 특정 항원을 인식하여 T세포 활성화를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