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원장 김범수)은 올해 하반기부터 〈한-미 정책 브리프(ROK-US Policy Brief)〉를 발간할 예정이다. 〈한-미 정책 브리프(ROK-US Policy Brief)〉의 정식 창간호는 2024년 9월 1일 발간 예정이며, 통일·평화연구원은 창간호 발간에 앞서 6월 7일 준비호를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한 〈한-미 정책 브리프(ROK-US Policy Brief)〉 준비호에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시드니 사일러(Sydney A. Seiler) 상임고문(Senior Adviser)이“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와 북한 비핵화의 미래” 제목으로 작성한 기고문이 실렸다. 사일러 고문은 과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국가정보국장(DNI)의 북한 담당 전문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본 기고문에서 사일러는‘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한 비핵화(complete and verifiabl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라는 목표에서 합리적인‘군비통제 접근(arms control approach)’으로 정책 목표가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한다. 즉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군비통제 접근’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점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일러에 따르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향이 없다고 반복적으로 언급했을 때 그것은 허세(bluffing)가 아니다.
기고문에서 저자는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외교와 제재가 여전히 유용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재원을 축소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다른 국가들을 대북제재에 동참시키면서 비핵화 협상에 응하지 않는 북한에게 ‘평판 비용(reputational costs)’을 부담시키는 전략이 그것이다.
사일러는 제재를 지속하되 협상의 가능성도 반드시 열어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일러는 또한 협상이나 대화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명분으로 군사훈련, 확장억제의 시범, 제재 강화와 같은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희생시켜서도 안 된다고 경고한다. 북한 비핵화에 있어서 분명한 진전이 있다면 그때야 북한과 평화에 관한 대화나 협상이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저자는 지난 30년 동안 미국이 북한과 체결한 여러 합의가 그 자체로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그는 이러한 합의가 무너지게 만든 것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개발 프로그램 때문이었다고 지적하며, 기존 미국 대북정책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평가한다. 결국 그는 비핵화와 관련하여 공은 여전히 북한 측에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