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안내

서울대 소식 / 뉴스

보도자료

뉴스 /

보도자료

원자 단위로 얇은 ‘거미줄 탐침’으로 부작용 없이 뇌 신경신호를 기록한다

2023. 11. 8.

- 살아있는 쥐의 뇌 표면에서 고품질의 뇌신경 활동 관찰 성공…뇌질환 치료 기여 기대 -

[연구필요성]

뇌 질환 치료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뇌의 넓은 영역에서 뉴런 신호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뇌신경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서, 민감한 뉴런 탐침(probe)을 이용한 전기생리학적 기록 기술이 필수적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삽입형 뉴런 탐침은 미세한 뇌신경 신호를 감지할 수 있지만, 탐침이 뇌에 삽입되었을 때 뇌 세포를 손상시켜 장시간 뇌신경 신호를 측정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뇌 표면에서 뉴런 신호를 감지하는 표면형 탐침의 경우, 뇌에 손상을 주지는 않지만 미세한 뇌신경 신호를 감지하는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뇌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뛰어난 신경 신호 감지 능력을 갖는 새로운 뉴런 탐침의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성과/기대효과]

뇌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뛰어난 신경 신호 감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수 나노미터 두께의 ‘거미줄 탐침’이 소개됐다. 박홍규 교수 연구팀은 원자 단위로 얇은 그래핀과 육방정 질화 붕소 등의 2차원 물질을 사용하여 100 나노미터 두께의 세상에서 가장 얇은 새로운 뉴런 탐침을 최초로 개발했다. 유연성과 접착성이 뛰어나고 표면이 고르지 못한 생체조직에도 장시간 잘 부착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살아있는 쥐의 뇌 표면에서 뉴런 신호를 안정적으로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거미줄 탐침은 높은 시공간 해상도와 투명도를 가지고 있어 빛으로 뉴런을 자극하는 광유전학 실험에 매우 유리한데, 연구팀은 이를 이용하여 뇌의 체성 감각 피질과 소뇌가 서로 상호작용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박홍규 교수 연구팀은 거미줄 탐침을 사용해서 보다 넓은 영역의 뉴런 신호 전달 체계를 이해할 수 있는 후속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뇌의 다양한 영역 간의 상호 작용과 정보 처리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뇌졸중 및 기타 신경학적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 및 예방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결과는 2023년 11월 4일, 세계적인 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었다.

[본문]

□ 연구의 필요성

뇌는 복잡한 신호 전달 체계를 가지고 있다. 뇌 질환 치료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뇌의 넓은 영역에서 뉴런 신호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뇌신경 신호를 측정하기 위해서 민감한 뉴런 탐침(probe)을 이용한 전기생리학적 기록 기술이 필수적이다.

현재 사용되는 뉴런 탐침은 미세한 뇌신경 신호를 감지하기 위해 금속이나 실리콘 소재의 다중 전극 배열 형태의 삽입형 탐침으로 개발되었다. 이러한 타입은 신호 대 잡음비 (signal to noise ratio)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매우 딱딱하여 탐침이 뇌에 삽입되었을 때 뇌 세포를 손상시키거나 세포 주변에 면역 반응을 일으켜 장시간 뇌신경 신호를 측정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표면 전극 배열 타입의 뉴런 탐침은 뇌 표면에서 뉴런 신호를 감지하기 때문에 뇌에 손상을 주지 않지만, 미세한 뇌신경 신호를 감지하는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뇌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뛰어난 신경 신호 감지 능력을 갖는 새로운 뉴런 탐침의 개발이 필요하다.

□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원자 단위로 얇은 그래핀과 육방정 질화 붕소 등의 2차원 물질을 사용하여 100 나노미터 두께의 세상에서 가장 얇은 새로운 뉴런 탐침을 최초로 개발했다. 거미줄 모양의 이 탐침은 기존 뉴런 탐침의 장점만을 결합한 새로운 타입의 뉴런 탐침이다.

거미줄 탐침은 기존 탐침보다 30배 이상 얇기 때문에 뛰어난 유연성과 강력한 접착력을 가지고 있다. 뇌의 표면처럼 주름지고 울퉁불퉁한 곳에서도 잘 밀착되어 안정적인 인터페이스를 형성한다.

거미줄 탐침을 사용하여 살아있는 쥐의 뇌 표면에서 활동 전위를 기록한 결과, 단일 신경 활동을 안정적이고 신뢰성 있게 감지할 수 있었다. 거미줄 탐침은 뇌 조직 손상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삽입형 탐침에 필적하는 뛰어난 신호 감지 성능을 보여주었다.

거미줄 탐침은 매우 얇기 때문에 100%에 가까운 투과율을 갖는다. 형광 이미징을 통해 거미줄 탐침 아래에 있는 뉴런들을 모두 관측할 수 있었는데, 거미줄 탐침의 뛰어난 투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거미줄 탐침의 이러한 장점들을 이용해 연구팀은 체계적인 광유전학 실험을 수행했다. 두 개의 거미줄 탐침과 광자극을 통해 경로에 따라 뇌 영역 간 신경 신호 전달 시간을 측정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소뇌에서 체성 감각 피질로 가는 경로가 체성 감각 피질에서 소뇌로 가는 반대 경로보다 신경 신호 전달이 0.45 밀리초 더 빠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 기대효과

박홍규 교수 연구팀은 탐침을 뇌 조직에 삽입하지 않고 단일 단위 신경 활동을 장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광학 및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통해 뇌의 여러 영역에서 복잡한 신경 활동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뉴런 탐침을 개발했다.

거미줄 탐침은 외부 광자극 뿐 아니라 내부 전기 자극을 통해서도 전기생리학적 신호의 측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신경과학 연구에서의 기능과 응용 분야를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거미줄 탐침을 대면적으로 발전시켜 뇌의 전체 영역에서 뉴런 신호를 감지할 수 있도록 연구한다면, 뇌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 뿐 아니라, 뉴런 네트워크 연구, 신경과학 연구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결과]

The ultra-thin, minimally invasive surface electrode array NeuroWeb for probing neural activity

Jung Min Lee, Young-Woo Pyo, Yeon Jun Kim, Jin Hee Hong, Yonghyeon Jo, Wonshik Choi, DingchangLin, and Hong-Gyu Park

박홍규 교수 연구팀은 원자 단위로 얇은 그래핀과 육방정 질화 붕소 등의 2차원 물질을 사용하여 100 나노미터 두께의 세상에서 가장 얇은 새로운 뉴런 탐침을 최초로 개발했다. 거미줄 모양의 이 탐침은 뇌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뛰어난 신경 신호 감지 능력을 갖는 새로운 뉴런 탐침이다. 살아있는 쥐의 뇌 표면에서 뉴런 신호를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 복잡한 뇌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뇌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 뿐 아니라, 뉴런 네트워크 연구, 신경과학 연구 등 다양한 응용 분야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