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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부 박승범 교수 연구팀, 면역체계-음식물 관계 분자적 규명

2021. 11. 11.

공생미생물총 (마이크로바이옴)이 숙주의 면역 발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선행 연구를 통해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실제로 공생미생물이 만드는 대사물질이 어떤 분자 기전을 통해서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특히 미생물들의 종 다양성 및 유전적 다양성으로 인해 대사물질의 작은 구조적 차이에 의해 일어나는 생리활성의 차이에 대한 연구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막연하게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의존해 왔었다로 볼 수 있다.

서울대학교(총장 오세정)는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박승범 교수 연구팀과 Harvard Medical School의 Dennis Kasper 교수, Sungwhan F. Oh 교수, 그리고 호주 Monash 대학의 Jamie Rossjohn 교수의 국제공동연구팀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 (화학, 면역학, 미생물학, 구조생물학)을 통해서 대다수 인간의 장에서 발견되는 공생미생물 종인 Bacteroides fragilis (B. fragilis)가 만들어내는 면역조절인자인 BfaGC의 작용 기전을 분석하였다.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 (Dis-moi ce que tu manges, je te dirai ce que tu es)” 1825년 프랑스 미식가 브리아 사바랭이 〈미식예찬〉에서 쓴 유명한 문장이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인간이 섭취하는 영양소에 의해 장내 공생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대사체의 구조가 결정되고, 그로 인해 인간 면역계가 조절되는 숙주-공생미생물총-영양소간의 상호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결과라고 설명할 수 있다.

B. fragilis에서 기반한 대사체들의 유기 전합성, 대사체학적 분석을 통해 BfaGC의 세부 구조를 분자수준에서 규명하고, 이러한 구조상의 다양성을 조절하는 인자가 숙주가 섭취하는 영양소 중에서 필수 아미노산의 한 부류인 가지사슬 아미노산 (branched chain amino acid)에 의해서 조절된다는 것을 밝혔다. 즉, 숙주에서 가지사슬 아미노산의 결핍이 발생하거나, 장내 세균의 가지사슬 아미노산의 대사를 차단할 경우, 생리활성을 가지는 BfaGC 분자가 감소하는 것을 관찰하였고, 이로 인해 발달 과정에서 숙주의 면역세포인 자연 살해 T세포가 이상증식하게 되는 것을 보였다.

이렇게 영양소에서 유래한 가지사슬 아미노산에 의해 공생세균에서 만들어지는 BfaGC들은 지금까지 알려져 있었던 자연 살해 T세포의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분자들과 비슷한 구조로 CD1d 단백질에 결합하지만, 염증반응이 아닌 면역조절을 유도함으로써 공생세균이 과도한 염증으로부터 숙주를 보호하는 복합적인 기전을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지원 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유전자동의보감)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국제학술지 NATURE에 11월 10일(현지시각)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