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제근 교수 연구진은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 현택환 교수, KAIST 물리학과 이순칠 교수, 일본 교토대학교 화학과 Yuichi Shimakawa 교수, 영국 Edinburg 대학교 화학과 J. P. Attfield 교수와의 협업을 통하여 나노입자 자철광(Fe3O4)의 산화과정을 세계 최초로 실시간 규명하여 Nature Communications에 11월 4일(목) 발표하였다.
자철광은 자연에서 가장 흔한 철 산화물이면서 금속-절연체 상전이를 125 K에서 가지는데 물리학적으로 80년이 넘는 수수께끼이다. 이 상전이는 발견자인 Verwey의 이름을 따서 Verwey 상전이라고 불린다. 지난 80년 동안, 물리학과 화학, 재료과학 분야에서 수없이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아직도 이 상전이는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는 응집물리학의 난제 중의 난제이다.
최근 자철광 나노입자는 의학이나 화학공학 쪽에서 응용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아오고 있다. 하지만 활발하게 응용하기 위해서는 나노입자 자철광의 화학반응, 특히 산화-환원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연구진은 나노입자 자철광이 아주 '느린' 산화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발견하고, 이를 이용하여 좀 더 근본적인 문제인 Verwey 상전이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나노입자는 단결정에 비해 상온에서 산화가 수백만배 이상 늦게 진행되며 부피가 작기 때문에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소량의 산화 진행에도 Verwey 상전이는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도핑 효과를 효율적으로 관측할 수 있다.
연구진은 자철광 나노입자가 산화를 해 가면서 Verwey 상전이에 아주 특이한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실험과 이론으로 규명하였다. 이런 독창적인 연구를 통해 80년 난제인 Verwey 상전이에 대한 구체적이며 새로운 메카니즘을 제시했다. 또한 이 연구는 나노과학에서 미지의 영역인 산화-환원을 어떻게 연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념비적인 논문이다.
기존에 널리 알려진 Verwey 상전이의 도핑 효과는 Verwey 상전이 온도 (Tv)가 도핑의 양 (Fe3(1-d)O4)에 따라 선형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임계 도핑 (d=0.0039)를 넘어섰을 때 상전이 온도는 약 100 K, 그리고 1차 상전이에서 2차 상전이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도핑의 양이 d=0.012가 되면 상전이 온도가 약 80 K가 되며 그 이후에는 상전이가 사라지게 된다.
본 연구진은 나노입자의 산화에서는 이런 선형적인 관계가 관측되지 않고, 80 K의 최소 상전이 온도가 된 이후에 다시 95 K 상전이 온도의 상태로 복원이 된다는 것을 최초로 관측하였다. 또한 이론 연구로 Fick's law를 이용한 확산 모델을 이용하여 통상적이지 않은 상전이 온도의 변화가 산화를 통해 유도된 나노입자의 변형 (strain)과 도핑의 균질성 (homogenity)과 크게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박제근 교수 연구진은“이번 연구성과는 나노입자의 산화과정을 완전히 이해한 첫번째 사례로 나노과학 전반에 파급효과가 높다. 본 연구에서는 Verwey 상전이라는 물리학의 난제를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한 독창성이 돋보인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특히,“이번에 발견된 자철광 나노입자의 아주 '느린' 산화를 이용한 방법은 다양한 나노입자에 쉽게 적용될 수 있어서 나노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라고 주장하였다.
이 연구는 연구재단 리더연구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