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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대 이준호 교수 연구팀, 세포노화시계 되돌리는 DNA 부위 최초 발견

2015. 9. 21.

□ 세포 노화의 시계로 알려진 염색체 말단을 변칙적으로 유지하는 새로운 기전의 단초를 세계최초로 발견

  • 보건복지부가 연구중심병원 육성 사업으로 지원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병원 ‘맞춤형 암-만성염증 극복을 위한 개방형 연구비즈니스 플랫폼 구축’ 과제의 이준호 교수팀(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서범석 박사, 김천아 박사과정, 천종식 교수 등)이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을 모델로 사용하여 세포 노화의 시계로 알려진 염색체 말단 텔로미어를 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유지하는 새로운 기전의 단초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였다.
  • 본 논문에서 밝힌 대안적 텔로미어 유지기전 과정의 새로운 DNA 시그니처가 사람의 암에서도 발견이 된다면 암 세포 진단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며, 학문적으로는 염색체 진화 과정의 한 예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된다.
  • 서울대학교 병원 ‘맞춤형 암-만성염증 극복을 위한 개방형 연구비즈니스 플랫폼 구축’ 사업은 보건복지부가 연구중심병원 육성(R&D)사업의 일환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연구중심병원을 기업, 대학, 연구소 등 다양한 연구주체와 협력하에 지속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 암 세포 생존 과정에 필수적인 텔로미어 유지 기작

  • 암 세포 발생 과정에는 무한한 세포분열을 위해 텔로미어 유지 기작의 재활성화가 필수적이다. 암 발생과정에서 텔로미어 유지 기작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는 텔로머레이즈(telomerase)라는 역전사효소를 이용한 텔로미어 유지기작의 활성화이다. 텔로미어와 이 효소의 발견에 대한 연구 결과는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대부분의 암 세포가 텔로머레이즈 활성을 다시 가지게 되기 때문에 암 치료제의 주요한 타깃 중 하나다.
  • 그러나 텔로머레이즈가 밝혀진 이래로 텔로머레이즈 활성이 없는 다양한 암이 보고되었고, 이러한 암을 통칭하여 대안적 텔로미어 유지기작(ALT)이라고 부른다. 본 연구는 두 번째 기작인 대안적 텔로미어 유지기작에 초점을 맞췄다. 약 15% 가량의 암 세포가 이번 논문에서 주제로 삼은 대안적 텔로미어 유지기작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기전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본 연구는 대안적 텔로미어 유지기작의 활성화 과정에서 사용되는 특정한 DNA 부위 (TALT: Template for ALT)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였다.

□ 동물 실험을 통해 TALT가 텔로미어에 복제됨을 밝힘

  • 이번 논문에 발견한 TALT라고 명명한 DNA 부위는 양쪽에 텔로미어와 비슷한 염기서열을 가지면서 중간에 전혀 새로운 염기서열을 가지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 부위 전체가 하나의 복제 단위로 염색체 말단으로 복제되어 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ALT 암이 활성화되기 전에 이미 TALT DNA 부위가 염색체 내부에서 가까운 염색체 말단인접 부위로 시스-복제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었다. 이렇게 말단인접 부위로 복제된 TALT 부위는 암 세포의 ALT 활성화 과정 중 전체 염색체 부위로 트랜스-복제되어 퍼져 나가 모든 염색체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 따라서 염색체 말단인접 부위는 암 세포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TALT 서열을 저장해두는 장소로 사용된다.

□ 연구 진행경과 및 후속 연구방향

  • 현재 염기분석기술은 빠른 기술 발전과 비용절감을 통해 환자 맞춤형 유전체 분석에 가까워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밝힌 TALT DNA 시그니처는 현재는 꼬마선충에서 밝힌 것이지만 장차 암 환자 맞춤형 유전체 분석의 중요한 타깃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 밝힌 DNA 시그니처를 사람의 암까지 확장 연구하고자 한다.
  • 염색체 말단인접 부위는 진화 과정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부위중 하나다. 일례로 이 부위는 침팬지와 인간 사이에도 많은 변이가 존재하는 부위다. 본 연구는 다른 지역 (브리스톨-영국 과 하와이-미국)에서 채취된 예쁜꼬마선충이 다른 TALT 부위를 보유하며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두 종의 TALT 부위의 구조는 유사하지만 전혀 다른 염색체 상에 존재한다. 이는 염색체의 많은 부분이 TALT로 사용될 수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TALT의 복제가 진화적으로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일어날 수 있음을 밝혔다는 의의가 있다.
  • 이 논문을 위해 국내 유전학 연구팀과 천랩 등 국내 최고의 BT-IT 창조융합기술기업과의 공동연구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를 지닌다.
  • 이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학술지인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임팩트팩터=11.47점)' 2015년 9월 18일(금) 온라인판에 “Telomere maintenance through recruitment of internal genomic regions” 라는 제목으로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