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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대학 관현악과] SNU 심포니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2024.05.29.

J. Brahms - Concerto for Violin and Cello in a minor, Op. 102 (1887)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 가단조》는 그의 친구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아힘(Joseph Joachim)과의 화해를 원했던 일화와 함께 널리 알려져 있다. 낭만 시대에 작곡된 이 작품은 19세기 당시 유행하던 음악 외적인 표제(program)를 활용하기보다는, 전통적인 형식주의 경향을 강하게 드러낸다. 그 특징으로는 고전 시대의 전형적인 3악장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독주 악기군과 오케스트라 전체를 대립시키는 18세기 합주 협주곡의 모양새를 연상케 한다. 브람스는 두 개의 독주 악기를 활용하여 서정적인 선율을 매력적으로 이끌어 나갈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분위기와 함께 화성적으로 풍부한 색채감을 담아낸다. 1악장은 주제들을 연주하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아름다우면서도 강렬한 음색의 대화를 통해 바그너와 요아힘의 우정을 암시한다. 오케스트라의 반주는 세심하게 변화하는 감정선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뒤이은 2악장에서는 호른과 목관 악기를 통해 제시되는 네 개 음들의 연속 모티브(A-D-E-A)가 다양한 주제의 변주를 가져오면서 목가풍을 자아낸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독주 악기의 선율은 오케스트라와 뒤얽혀 점차 고양되다가도 이내 조용하게 사라진다. 마지막 3악장은 가볍고 경쾌한 독주 악기의 기교로 시작되며, 오케스트라가 이를 강력하게 되풀이하면서 거대한 관현악 음색의 파도를 몰고 온다. 여러 음악적 주제들을 거쳐 반복되는 역동적인 음악의 진행은 마침내 끝을 알리는 팀파니의 트레몰로와 함께 마침내 화려한 일체감 속에서 마무리한다.

G. Mahler – Symphony No. 1 in D Major (1887-1888)

말러(Gustav Mahler, 1860~1911)의 《교향곡 1번 라장조》는 후기 낭만주의의 대표 작품이다. 그는 하나의 미완성 작품을 포함해 총 아홉 개의 교향곡을 작곡하였으며, 대체로 복잡하고 길이가 긴 형식을 특징으로 한다. 그 중 첫 번째인 이 음악은 본래 표제가 있는 5악장으로 구성되었으나, 1889년 초연의 실패 이후 표제 삭제, 4악장 개편, 관현악법 수정 등의 과정을 거쳤다. 다양한 음악적 재료들을 인용하는 말러의 주요 기법이 적용되어, 그의 과거 작품은 물론이고 리스트와 바그너의 음악적 주제, 민요와 대중 노래의 패러디된 선율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현악기의 오랜 오르간 포인트(A 음의 지속)로 시작되는 1악장은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4도 음정 관계의 뻐꾸기 소리 모티브를 곳곳에서 선보인다. 느리고 고요했던 분위기는 차분하고 밝은 음색으로 변화하며, 정점을 향해 달려가듯 터져 나오는 금관과 박진감 넘치는 팀파니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준다. 낮은 현으로 힘있게 뒤따르는 2악장은 삼박자의 민속 춤곡 위로 단순한 선율선을 따라 거칠면서도 활기찬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그 사이에서 연주되는 평화롭고 서정적인 트리오는 극적인 표현력의 대비를 이룬다. 3악장에서는 유명한 동요인 ‘존 형제’(Brother John)의 가락이 부드러운 단조의 캐논으로 전개되는 장송행진곡으로 변모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애상의 심상은 다양한 리듬의 변주로 익살스럽게 그려지기도 하고, 말러 가곡의 선율을 인용해 한층 깊어지기도 한다. 심벌즈의 충격과 함께 격렬한 포르티시모로 쏟아진 4악장은 말 그대로 ‘폭풍 같은 움직임으로’ 급격하게 질주한다. 대조적인 여러 주제들의 반복을 거치고, 다시 1악장의 모티브를 지나 도달한 그 끝에는 금관 연주자들의 기립과 더불어 영광스러운 코다가 음악을 눈부시게 장식한다.

글 김연수(음악학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