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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Science

코로나 19 역학 조사와 커뮤니케이션

2020.09.16

박미정 전문위원
박미정 전문위원, 서울의대 건강사회교육센터

〈All in the same boat〉그림: 원광대학교 산본병원 외과 박수진 교수
〈All in the same boat〉
그림: 원광대학교 산본병원 외과 박수진 교수

서론

코로나 19 팬데믹은 우리가 서로의 행동에 얼마나 연결되어 있고, 타인에게 얼마나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지 역설하고 있다. 타인의 행동을 통해 내가 안전할 수 있기도 하고, 나를 통해 타인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역설은 또 있다. 서로 두 팔을 벌려 닿지 않게 거리를 두는 것이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기침, 재채기, 호흡을 통해 나오는 작은 비말과 접촉을 통해 감염이 발생한다. 따라서 접촉을 피하는 것이 코로나 19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우선되는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첫째, SARS-CoV-19 바이러스의 물리적인 전파 범위에서 벗어나는 사회적 거리 두기(physical distancing)의 실천이다. WHO가 권고하는 거리 두기는 최소한 다른 사람과 1m 이상 떨어지는 것이다. 둘째, 자발적인 격리(quarantine)이다. 코로나 19에 감염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감염에 노출되었을 수도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이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다른 사람과 분리되기 위해 스스로 집에 머물거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다. 셋째, 코로나 19에 감염된 증상이 나타나고, 진단 검사를 통해 확진이 판명되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법적 근거에 따라 정해진 기간 본인의 집이나 특별한 시설에서 머무는 것이다(isolation) [1]. 자발적인 자택 격리나 격리 대상자로 구분되는 기준은 확진 환자 사례 정의에 따른 역학조사관의 판단과 진단 검사의 결과를 통해서이다.

본론

1. 코로나 19 역학 조사란 무엇인가?

역학조사는 코로나 19 시대에 새롭게 생겨난 프로세스가 아니다. 19세기 중반부터 영국에서는 감염 사례 발견, 통보, 격리, 소독으로 구성된 감염병 감시시스템을 만들었고, 지역 보건의료기관에는 위생 검사관(inspector)을 두었다 [2]. 코로나 19에 대한 우리나라 역학조사는 감염병 역학조사에 숙련된 전문가가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펴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대응 지침에 따라 진행된다.

역학조사를 구성하는 요소는 접촉과 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접촉은 사람 간 물리적인 상호작용이며, 추적은 사람 사이의 연결 정도를 식별하는 것을 의미한다 [3]. 연결 정도를 식별하는 과정은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먼저 코로나 19 증상이 발현된 의사환자 및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역학조사의 대상자를 분류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진단 검사결과를 통해 확진이 된 사람과 밀접 접촉자를 가려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확진 사례마다 일대일 면담을 통해 사람들과의 접촉 정도를 역학조사관이 판단한다. 세 번째는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을 당사자에게 고지한 후 감염병 예방과 관리에 필요한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진단 검사를 받거나, 자발적인 격리를 권고하거나, 정해진 기간, 정해진 장소에서 격리하는 것이다. 이 과정도 전화 통화로 직접 알릴 수도 있고, 알림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역학조사의 마지막 단계는 능동 감시(active follow-up)를 통해 확진자가 격리 기간 적절하게 감염병 예방과 관리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중요한 공중 보건 전략으로써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에 대한 추적조사가 부각되었다. WHO는 밀접 접촉자 추적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나 잠재적으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높은 사람과 밀접한 접촉을 한 사람을 식별하는 프로세스로 정의한다. 이러한 식별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콘택트 트레이싱(contact tracing) 앱을 사용하는 방안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모색되었다. 앱 형태의 콘택트 트레이싱 도구는 감염자와 최소 15분 동안 6피트 이내에 있는 휴대폰에서 서로 블루투스 신호를 주어 환자와 밀접하게 있는 사람에게 이를 알려준다. 여러 나라에서 지난 5월부터 ‘노출 알람 앱’을 활용하거나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앱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는 밀집도를 감소시켜 거리 두기 효과를 유도하는 다양한 비약물적 중재(Non-pharmaceutical Interventions; NPIs) 결정하는 증거로써 활용하기에는 미흡하다. 또한 다양한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속성이 다르므로 일관되게 정확한 거리를 측정하기 어렵고, 마스크 착용 여부와 같은 상황은 파악할 수 없다. 또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앱을 설치할지 장담할 수 없으며,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 등 풀어가야 할 숙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4]. 무엇보다 이론적으로 훌륭한 개인정보 보안기술을 적용하더라도 역학조사에 필요한 기본 조건들은 변함이 없다.

2. 코로나 19 역학조사는 왜 하는가?

역학조사를 하는 이유는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자에 대하여 신속한 진단 검사와 격리 조치를 하기 위함이다. SARS-CoV-2 바이러스의 특징은 감염력이 높고, 감염 증상이 발현되기 2~3일 전부터 상당한 감염률이 있다. 그래서 환자와 밀접 접촉을 했으나 인지하지 못한 채 전파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접촉 사실을 고지하고, 격리를 통해 전파 고리를 끊음으로써 전체 감염자의 규모를 줄일 수 있다 [5]. 가장 우선되는 역학조사 대상은 코로나 19 감염 진단 검사 결과 양성자이다. 양성확진자는 자신과 동선이 겹치고,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을 가려내기 위해 추가적인 정보제공을 요청받는다. 역학조사관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면 동선을 밝히고, 같은 장소와 시간대에 함께 있었던 사람을 알려준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밀접의 정도를 확인한다. 대화를 통해 충분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얻지 못할 경우에 담당자는 다른 경로를 통해 사실 확인을 한다. 예컨대 현장의 CCTV를 확인하거나, 신용카드 정보를 대조하거나, 휴대폰 기지국 정보를 확인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개인정보를 방역 당국이 관계기관에 요청하고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 [6]. 이러한 법률에 따라서 확진 사례마다 심층 역학조사가 완료될 수 있는 것이며,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밀접 접촉자를 찾아내어 진단 검사와 격리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 백만 명당 일일 평균 양성률은 발생 초기부터 8월 20일 기준 1% 미만을 유지하였다 [7]. 이 양성률은 한 명의 확진자를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테스트를 했는지, 이를 위해 얼마나 철저하게 역학조사가 이루어졌는지를 반증한다.

환자와 밀접 접촉자를 찾아내는 일은 재생산지수(reproductive number; R)에도 영향을 미친다. 밀접 접촉자를 찾아내어 격리하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공중보건 조치를 통해 R 수치를 감소시킬 수 있다. 격리의 효과는 전체 감염원의 규모를 줄일 수 있다. R0와 R의 차이는 밀접 접촉자 추적의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수치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림 1].

그림 1. 역학조사의 효과
그림 1. 역학조사의 효과

3. 코로나 19 역학조사에서 커뮤니케이션은 왜 중요한가?

확진자와 직접 면담, 현장 확인, 전화통화를 통해 심층조사를 하는 사람은 역학조사관이다. 우리나라 역학조사관은 전문임기제 가급과 나급으로 구분되며 의사면허증을 소지 후 6년 이상 혹은 2년 이상 연구 또는 근무한 경력을 가진 역학조사관이 질병관리본부와 각 지자체에 소속되어 있다. 한 사람의 확진자에 대한 심층 역학조사를 완료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성공적으로 정보를 수집했다 하더라도 단순 노출자(exposure)와 밀접 접촉자(contact)를 구분하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구분기준으로서 신체 접촉 거리, 마스크 착용 여부, 체류 시간, 노출 상황 및 시기 등 참고하는 접촉자 범위가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 보더라도 단순과 밀접으로 무 자르듯이 잘라내기 애매한 경우가 더 많다.

확진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감염력이 있는 동안 머물렀던 장소와 시간을 되짚어 보며 역학적으로 의미 있는 정보와 접촉자에 대해 필요한 사항을 알아내는 일이다. 확진자 중에는 사생활 노출이 꺼려져서 역학조사 질문에 비협조적일 수 있고, 입원환자는 답변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을 수 있다. 발생 장소와 거주지가 다를 경우, 같은 이야기를 여러 지자체 공무원에게 반복해야 하는 데 지치기도 한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쏟아지는 비난이나 낙인이 두려워 대화를 중단해 버리는 사람도 있고, 고의로 정보를 숨기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진술을 하는 사람도 있다. 본인과 접촉한 지인들을 밝혀야 하므로 미안함과 막연한 수치심에 대화를 꺼리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다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의미 있는 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내와 공감과 재치가 필요하다 [8]. 개방형 질문을 하고, 돌아오는 답변을 정리하여 반복해 줌으로써 진술을 확인한다. 모든 사람은 나름대로 독특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마음으로 한발 물러서서 그들이 말하는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듣는 것이 중요하다.

밀접 접촉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과의 전화통화로 이루어진다. 시·군·구청 및 각 보건소의 감염병 담당 공무원은 접촉된 사실과 진단 검사, 필요한 공중 보건 조치사항을 안내해 주고, 관련 증상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다. 블루투스 형 콘택트 트레이싱 앱을 활용하는 대부분의 나라는 코로나 19 대응을 위하여 일정한 시간의 단기 교육을 마친 ‘콘택트 트레이서(contact tracer)’를 별도로 채용하고 있다 [9]. 대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은 다름이 없다.

커뮤니케이션은 전화를 한 본인의 소개와 대상자의 신원 확인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가능성 때문에 전화한다는 취지를 밝힌다. 서두에서 비밀유지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방해 요소는 개인정보를 노출해야 한다는 점과 특정 장소와 직업 등으로 사생활이 유추될 수 있다는 염려이다. 이 두 가지는 엄밀한 의미에서 문제의 본질이 다르다. 그러나 공통적인 대안은 과잉 반응을 보이거나 본인의 신념이나 판단을 표현해서는 안된다. 프라이버시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주의 깊게 대화해야 한다. 모든 질문에 다 진술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추가 질문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 다음 코로나 19에 대하여 개인별 증상과 건강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질문을 이어나간다. 기본적인 건강 상태와 코로나 19 증상 발현 여부에 대하여 하나씩 확인하고, 증상이 있다면 진단검사를 받도록 안내한다. 만약 이미 진단 검사를 받았다고 할 때는 검사를 받을 당시에 음성 결과가 나왔더라도 코로나 19의 발병 여부를 아직 알 수 없음으로 가족과 가까운 이웃을 위해 자발적으로 격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때 가족 구성원이나, 장소, 격리 중 생활 등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를 준다. 개별적으로 해당 조치에 따르지 못하는 어려움과 두려움에 대해 들어주고, 지원해 줄 수 있는 인적, 물적, 심리적 자원이 있음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 격앙된 사람에게는 현재 상황에서 선택지는 오직 하나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 주고, 그 상황을 조금만 벗어나면, 선택하든 안 하든 하나 이상의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어야 한다.

결론

우리는 코로나 19 원인 바이러스의 정체를 알아가고 있다. 그 기원에 대하여 여전히 과학적 탐구가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고, 그 끝자락을 언급할 때도 여러 조건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코로나 19의 감염 예방과 관리를 위한 지침은 계속해서 완벽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역학조사를 통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밀접 접촉자에 대한 진단 검사가 이루어지고, 격리까지의 시간이 최소화되고, 사람 간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경로가 차단된다. 특히 코로나 19 발생이 폭증되는 시기의 역학조사는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사람들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 [10][11]. 2주 동안의 격리 기간은 긴 시간이다. 인플루엔자에 따라서는 감염 기간이 하루만 지속되기도 한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고리를 끊기 위해 고립되어 있어야만 하는 2주간의 시간은 염려, 우울함, 두려움이나 공포심 같은 감정이 나타날 수 있는 시간이다. 역학조사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반응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다양한 감정을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코로나 19의 실체를 규명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References

코로나-19 통계/역학

자료 분석: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회

그림 1. 일일확진자수 사망자수 및 중증도별 환자수(2020.9.10 기준)
*일일 확진자수와 국내 확진자수 차트 면적의 차이는 해외 유입 사례 수를 의미함

일일확진자수 사망자수 및 중증도별 환자수(2020.9.10 기준), 자료 출처) 질병관리본부 보도 자료
자료 출처) 질병관리본부 보도 자료

그림 2. 주요 사건에 따른 수도권 일일 확진자 발생 추이(2020-09-15)

주요 사건에 따른 수도권 일일 확진자 발생 추이(2020-09-15): 서울

주요 사건에 따른 수도권 일일 확진자 발생 추이(2020-09-15): 경기도

주요 사건에 따른 수도권 일일 확진자 발생 추이(2020-09-15): 인천, 자료 출처) 질병관리본부 보도 자료, 지자체 홈페이지
자료 출처) 질병관리본부 보도 자료, 지자체 홈페이지

연구 동향

무증상 코로나19 환자 생각보다 적을 수 있어 면밀한 역학조사와 추적관찰 필요

Tae Heum Jeong,1 Chuiyong Pak, Minsu Ock, Seock-Hwan Lee, Joung Sik Son, and Young-Jee Jeon. Real Asymptomatic SARS-CoV-2 Infection Might be Rare: the Importance of Careful Interviews and Follow-up. J Korean Med Sci. 2020 Sep 21;35(37): e333.

2월 22일부터 3월 26일까지 울산대병원에 입원했던 40명의 환자에 대한 연속 증례 보고서로 당시 울산에서 확진된 모든 코로나 확진자는 증상에 관계 없이 울산대병원에 입원했으므로 실질적으로 해당 기간 내의 울산 전체 확진자에 대한 검토임. 기침, 발열, 근육통, 콧물/코막힘, 설사 증상 발현 여부를 기준으로 무증상 환자와 경미한 증상이 있는 환자를 구분함. 무증상 환자는 2명(5%) 이었고 5명(13%)은 매우 경미한 증상이 있었으며 33명 (83%) 에서는 증상이 발현되었음. 이는 이전 해외 논문들에서 발표되었던 무증상 환자의 비율(40~67%)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해외 연구들에서는 제한된 증상 목록과 환자들의 자가보고로 무증상 비율이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음. 무증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임상적으로 면밀한 병력청취가 필요하며 자가보고는 부정확할 수 있음. 기침, 발열, 근육통, 콧물/코막힘, 설사는 코로나19의 모든 증상을 아우르는 선별 조건(screening criteria)이 될 수 있음.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회 웨비나 일정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회 웨비나 일정, COVID-19 vaccines: Where are we?, Friday, Steptember 18th, 16:00 ~ 17:30

코로나19 과학위원회 뉴스레터
Vol 12. 2020.9.16. 수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회 뉴스레터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