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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Science

코로나19 과학위원회 뉴스레터 (5호)

2020.07.10

시론

코로나19, 유례없는 경험

김성민 교수


김성민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회 위원
충남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한국 감염병 국제협력 연구센터장

The first time, 그림 : 원광대학교 산본병원 외과 박수진 교수

그림 : 원광대학교 산본병원 외과 박수진 교수

이 글은 전문가로서 적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라면 본질을 꿰뚫고 있고, 전망과 대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유례가 없는 감염병이고, 그래서 당하는 입장에서 황망하기만 하고, 앞날을 생각해도 막막할 뿐이다. 그래서 개인적인, 감염병에 대해 그리 문외한은 아니지만 코로나19에 대해선 깊이 알지 못하는 사람의, 지금까지의 경험을 더듬더듬 정리해본다.

1월말 베트남에 있었다. 코로나19 (당시 우한 폐렴이라 불리웠던)의 발생 환자수가 중국 당국에서의 보고로 2,000 명을 넘길 시기였다. 체류 2일째 되던 날, 베트남은 전격적으로 중국 국경을 봉쇄하고 이미 들어온 중국 관광객은 이틀 내에 출국하라고 했다. 대단하다 싶었다. 베트남에게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고 가장 많은 관광객이 오는 나라인데. 우리나라 항공기가 하노이에 착륙하지 못하고 회항한 것을 두고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지만, 중국에 대한 베트남에 대한 조치에 비하면 사실 약과였다. 덕분인지 아직 베트남에는 350여명 코로나19 확진자만 발생했고 사망자가 없다. 인구는 우리나라의 2배인데.

역시 1월 말, 우한에서 온 13세 학생이 고열로 응급실에 왔다. 다른 열의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코로나19검사를 요청했지만 방역당국은 호흡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상이 아니라 했다. 항의를 여러 차례 한 후 겨우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인플루엔자로 진단되긴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대단히 위험한 검사 시행 기준이었다. 무증상 전파가 가능하냐를 두고도 말이 많았다. 이는 검역 대상을 정하는데 중요한 문제였다. 결국 우리나라 초기 검역은 증상이 있는 사람에 국한되었고 이는 후폭풍을 몰고 왔다.

유례가 없는 감염병이라 초기에는 과하게 대응하는 것이 낫지 않았나 한다. 역사적으로 감염병을 잘 몰랐을 때 효과적으로 적용했던 방역 조치가 Quarantine이다. 증상과 상관없이 입국(항)자들을 일정 기간 격리시키는 것이다. 이와 연장선상의 태도로 접근했으면 어땠을까? 방역은 더 일찍, 좀 과하게. 어느 음식점에서 본 전광판 문구가 인상 깊었다. “안전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 의학 용어를 사용하진 않았지만 분명 코로나19에 대한 말이었을 것이다. 방역엔 겸손해야 한다. 특히 잘 모르는 병에 대해선.

코로나19 유행초기에 검역과 검사를 광범위하게 적용하지 못했던 이유는 아마도 방역 인력이 부족해서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방역 예비군을 만들자. 군, 경찰 중에서도 방역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을 교육시켜두면 어떨까? 일반인 중에서도 자원자들을 모집해서 교육해두면 어떨까? 능동 감시, 자가 격리에 대한 방역 업무는 충분히 해낼 수 있을 텐데. 검체 수송 등 좀 어려운 업무도 교육을 잘 받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젊은 사람은 중증으로 가지 않으니까 검사를 바로 받지 말고 3~4일 지켜보다가 받으라는 권고도 있었고, 확진이 되어도 입원하지 말고 자택 격리를 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개인적으론 검사도 빨리 하고, 입원시설이 모자라면 생활치료센터 등에 시설 격리를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젊은 사람들은 집 안에서만 오래 지내기 힘들어 돌아다니기 마련이고, 집에 있더라도 나이가 많은 가족 등 위험군에게 전파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진단 역량이나 격리 시설 등 여력이 정 안 된다면 모르겠지만, 여력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방역을 현실에 맞추어 제한적으로 하지 말고, 역량을 키워가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집단 면역을 키우자는 제안도 있었고 스웨덴처럼 실제 시도해 본 나라도 있다. 유행이 길어지고 경제 침체, 개학 연기 등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해지면, 차단 관리를 지속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리라. 집단 면역으로 전환을 할 경우 예상 감염자와 사망자 수를 계산을 해보니 끔찍했다. 우리나라 인구 60%에 집단 면역을 키우려면 3천만명이 감염되어야 하고, 사망률을 1%로만 산정해도 30만 사망자가 예상된다. 이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의료비용도 그렇고, 사회적 정서도 그렇고. 대신 마스크 착용, 손위생, 거리두기 등 개인 위생 등을 강화하면 R0 값이 떨어지니, 감염 종식에 필요한 집단 면역율 (1-1/R0)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스웨덴의 집단면역 시도는 성공적이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벌써 올해의 절반을 넘기며 유행이 종식되지 않고 있으니, 또 곧 2차 대유행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있으니, 정말 무슨 수를 내야 하나 걱정이 크다. 코로나 이후의 삶을 많이들 논하고 있는데, 패권 국가의 변화, 자본주의의 실패 등 거대 담론만 주제삼고 있어 실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대로 된 치료약과 백신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으니 공학적으로 접근해 봐야 하나? 얇고 값싼 음압 패널을 대량 생산해서, 집집마다, 차량마다 창문에 설치하면 어떨까?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희생을 무릅쓰고 집단 면역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나? 기획 관리된 집단 면역은 어떨까? 위험이 낮은 사람들만 모아서 같은 날 동시에 바이러스에 노출시키고 일정 기간 격리한다면? 이런 소설 같은 상상도 해본다.

그 사이에 의료진은 지쳐 가고 있다. 또 그 의료진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없어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자원봉사자에는 보상이 있지만, 원래 근무하던 병원의 의료진은, 환자 때문에 가장 많이 시달린 의료진인데도 불구하고 보상이 없다 하니, 거 참. 사실 이들이 코로나19 극복에 있어 가장 영웅적인 역할을 감당한 이들이다. 상식에 맞게 뭔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19 유행의 최전선에 서있는 감염 전문의들도 문제이다.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의료체계 하에서 감염전문의는 병원 수익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근무 조건이 좋지 않다. 감염 관리가 강조되면서 할 일은 많아졌지만, 보상에는 열외다. 감염관리의사제도가 있지만 현실적인 감염 전문의 육성 동력이 되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19로 시달리고 있으니. 앞으로 더 감염 전문의 지원자가 줄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도 코로나19가 빚어낸 몇 가지 쾌거들이 있다. 진단법이 빨리 우리나라에서 개발되어 국내 방역에 큰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외국 여러 나라에서도 표준 진단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Drive-through 검사 시스템이 우리나라에서 시작되어 세계적으로 전파되었다. 질병관리본부가 청으로 승격하게 되었다 (처나 부가 되면 더 좋을텐데).

생소한 바이러스 코로나19에 대항하는 이 싸움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빨리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고 환자 발생이 종식되고 사회가 안정되면 좋겠다. 선별진료소도 철거하고 병원이 정상 운영이 되면 좋겠다. 어느 날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할 수 있게 되더라도, 아마 이전의 삶 그 모습 그대로의 회귀는 불가능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언제 다시 모습을 드러낼 지 모르고, 또 다른 유례없는 감염병이 찾아올 수도 있으니. 이를 대비한 생활의 변화가, 사회적인 구조 개선이, 또 새로운 의료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코로나19에 맞선 전투와 더불어, 코로나 이후의 삶에 대한 진지하고도 구체적인 고민과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

코로나-19 통계/역학

자료 분석: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회

그림 1. 수도권 및 대구경북 지역 누적 확진자 수

수도권 누적 확진자 수

대구경북 지역 누적 확진자 수

(최종 업데이트 날짜: 2020. 7. 7)
자료 출처 질병관리본부 보도자료, 지자체 홈페이지

그림 2. 확진자 수 상위 10개국 현황

확진자 수 상위 10개국 현황
출처 Johns Hopkins Coronavirus Resource Center (url: https://coronavirus.jhu.edu/map.html)

웨비나 중계

코로나19 과학위원회 제1회 웹 세미나 <팬데믹과 문명>, 김명자

코로나19 과학위원회 제1회 웹 세미나 <팬데믹과 문명>, 김명자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회에서는 코로나 이후에 장기적으로 미래적 관점을 가지고자 첫 번째 웹 세미나(웨비나) 연자로 김명자 서울국제포럼 회장을 초청하였다. 김명자 회장은 서울대 문리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환경부 장관으로서 헌정 최장수 여성장관을 지냈으며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저서에는 <산업혁명으로 세계사를 읽다>, <원자력 딜레마>, <현대사회와 과학> 등이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팬데믹과 문명>이라는 저서를 집필하였다.

코로나 19 과학위원회 첫 번째 웨비나에서의 김명자 회장의 강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이러스는 인간보다 지구상에 오래 존재하였으며, 인류의 역사 속에서 항상 병존해 왔다. 홍역, 천연두, 독감은 잉카 문명 때부터 인간을 괴롭혔다. 고대 이집트의 람세스 2세의 시신에서 천연두 자국을 발견했고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청나라 강희제도 천연두를 앓는 등 왕실도 감염병을 피해 가지 못했다.

현대에 들어와서 가장 치명적이었던 전염병은 1918년 스페인 독감을 들 수 있다. 스페인 독감 당시 사망자수는 5천 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높은 사망률은 독감만으로 설명되지 않았으며, 당시 세계 1차 대전이 없었다면 스페인 독감은 팬데믹으로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전쟁 동안 군 병영이 집단 생활을 했고 국내외로 병력 이동이 잦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대규모 전파의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앞으로 신종 전염병으로 우리는 HnNn 형태의 독감을 경계해야 한다. 스페인 독감은 H1N1이었으나 1976년에 돼지 독감 H1N1의 변형이 나타났고, 1997년에는 H5N1과 유사한 독감, 2003년 다시 H5N1 바이러스 창궐, 2009년에는 H1N1 돼지 독감이 나타났다. 아시아에서 특히 조류독감 발생 빈도가 높은데, 이는 아시아의 인구 밀도가 높고,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축이 사람과 근거리에 살기 때문이다. 철새가 이동하면서 가축과 접촉할 수 있으며 바이러스는 야생의 철새-가축-사람 사이를 이동하며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또 사람 간에 전염이 되는 바이러스로 변이할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병에 맞서기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했지만,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할 경우 시간이 지나면 내성이 생긴다. 백신의 경우 효과가 80%면 좋은 편으로 효과가 완전하지 않고, 개발된 후에도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치료제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신종 전염병의 재출현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김명자 회장은 환경변화와 신종 전염병의 관계에 대해서 언급하였으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말라리아와 뎅기열을 전파하는 모기는 더운 지역에서만 살다가 지구온난화로 서식지가 확대되어 모기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기후 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최근 티베트 지역에서 1만 5,000년 전에 매몰되었던 바이러스 33종이 발견되었다. 그 중 28개 바이러스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였다.

<팬데믹과 문명> 웨비나 진행 화면 (김명자 회장)

최근 80년간 발생한 전염병은 대부분 인수 공통 감염병 이었으며 그 중 70%는 서식지를 잃고 사람의 거주지에 가까이 온 야생 동물이 옮긴 것이다. 열대 우림을 비롯한 지구상의 많은 숲이 사라지고 있으며, 현재 원래 상태의 40%가 사라졌다. 동식물 서식지인 숲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에게 가까워진 야생동물이 바이러스를 사람들에게 전파할 기회가 많아졌으며, 진행되고 있는 기후 변화는 산불, 가뭄 등의 자연 재해를 수반하면서 이러한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새로운 팬데믹이 다시 찾아오는 것은 시간 문제이고 팬데믹 발생이 기후변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김명자 회장은 감염병의 통제 및 예방, 지속가능한 발전과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한 국제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글로벌 리더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였다.

연구 동향

이탈리아 조사 결과 무증상 환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 무증상 환자의 바이러스 배출량이 증상 있는 환자와 차이 없어

Lavezzo, E. et al. (2020) Suppression of a SARS-CoV-2 outbreak in the Italian municipality of Vo’. Nature https://doi.org/10.1038/s41586-020-2488-1 이탈리아 지방 보(Vo)에서 14일간 봉쇄 당시 2회에 걸쳐 조사를 시행함. 첫 번째는 Vo 지역의 85.9%를 커버하는 인구집단에서, 두번째는 71.5%에 해당하는 인구집단에 대해 조사를 시행함. 첫번째 조사에서 유병률은 2.6%, 두번째 조사는 1.2%였음. 확진된 케이스의 42.5%는 검사 당시 뿐 아니라 검사 후에도 무증상이었음. 또한 증상이 있는 환자와 무증상 환자의 viral load (RT-PCR로 비교)에 차이가 없었음. 본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무증상 환자 비율 및 전파 양상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통제 방법을 찾는 데 기여할 수 있음.

2009년 팬데믹 유럽 조류독감과 유사한 H1N1 돼지 인플루엔자 인간 감염 가능성 있어

Honglei Sun et al. (2020) Prevalent Eurasian avian-like H1N1 swine influenza virus with 2009 pandemic viral genes facilitating human infection. PNAS. June 29, 2020. https://doi.org/10.1073/pnas.1921186117

돼지는 독감 바이러스가 재조합되기 쉬운 숙주로 다음 팬데믹을 준비하는데 있어 돼지 독감을 감시하는 것이 중요함.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에서 돼지에서 독감 바이러스를 조사한 결과 2009년 팬데믹(pdm/09)을 일으켰던 유라시안 H1N1 조류독감과 유사한 G4 유전자형이 2016년 이후 돼지 집단에서 새롭게 발견되기 시작함. pdm/09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G4 바이러스는 사람 수용체에 결합하며 사람 기도의 상피세포에서 높은 증식률을 보이며 사람 독감 백신이 효과가 없을 가능성을 나타냄.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회 웨비나 일정

SNU Webinar, Role of Academic in Reponse to COVID-19, July 17th 16:00 (Korean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