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우리 서울대학교 학사, 석사, 박사 졸업생 여러분! 영광스러운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졸업생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오신 가족 친지 여러분, 아낌없는 사랑으로 가르쳐 주시고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교직원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난 2월 1일 서울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이래, 2월의 전기 학위수여식, 3월 입학식, 5월 서울대 축제, 3월과 5월 두 차례 열린 학생 여러분과의 직접적인 소통행사인 ‘온 더 라운지’ 등을 통해서 자랑스러운 우리 서울대학교 학생들과 가깝게 만나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만나고 소통한 우리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소중하고 귀한 우리나라의 인재들입니다. 특히 오늘 졸업을 맞이한 여러분이 걸어온 과정은 특별합니다. 짧지 않았던 코로나-19 기간 동안 여러분은 예기치 못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이겨내, 마침내 졸업식장에 들어섰습니다. 많이 애쓰셨고 그만큼 자랑스럽습니다. 돌아보면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여러분이 경험했던 낯선 시간은 앞으로 학교 밖에서 만날 다양한 기회와 위기의 순간에 지혜와 용기를 불러일으킬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인류 문명의 대전환은 우리에게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역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빠른 변화 속에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지식 자체를 넘어서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능력, 그리고 타인과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대인관계의 역량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복합적 위기와 불확실성은 개인의 지식과 능력만으로는 헤쳐나갈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는 다수의 지혜를 모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목표에 이르는 방법을 찾아내고 성취해야 하는 일이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처음 겪는 난제에 창의력과 도전 의지로 맞서, 모두가 소통하고 힘을 합해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졸업생 여러분은 서울대학교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미래를 헤쳐나가는 힘으로 키워가야 합니다.
졸업생 여러분!앞으로 여러분이 살아가게 될 이 사회 속에서, 나아가 인류 공동체와 지구 생태계 속에서 각자의 역할이 무엇일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이 자리에 특별히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 즉 ‘공생하는 인간’의 개념을 주창하신 최재천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공생’과 ‘협동’이야말로 성장과 발전을 경험한 모든 종(種)이 선택해온 생존 전략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여러 병리현상과 기후위기는 우리의 공생 노력이 부족한 탓에 일어난 사건들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공동체를 생각하면서 개인의 수월성을 공생과 상생을 실현하는 데 발휘해야 합니다. 나눔을 통해서 개인의 탁월함이 확장될 수 있고, 상생의 과정은 더 단단하고 풍요로운 토대를 일구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포용성을 바탕으로 조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다양성에 대한 감수성’과 ‘타인에 대한 공감’을 통하여 공동체 안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 서울대학교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LnL은 이러한 감수성과 공감능력을 갖춘 리더를 길러내기 위한 혁신적인 도전입니다. 앞으로 몇 년 이내에 서울대학교를 졸업하는 모든 학생이 1년 이상 LnL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대학의 목표입니다.
어느덧 졸업생이 되어 돌아보는 시간 속에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학교를 떠나 사회로 나가야 한다는 두려움이 문득 다가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서울대학교에서 다양한 배경의 여러 구성원과 협력하며 배우고 더 좋은 결과를 얻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끊임없이 사람다운 삶이 무엇인가 성찰하고 자신의 현재를 인정하며 부족함을 깨닫고 채우는 성장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경험한 함께함과 거듭남의 시간을 통해 여러분은 세상 속에서 한층 선명한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입니다. 두려움은 마음 한쪽에 접어두고,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공동체와 협력해 이루어 내길 바랍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의 자랑스러운 졸업생으로서 우리나라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공동체를 위한 새로운 도전과 혁신의 노력을 계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서울대학교도 계속하여 시대에 맞는 비전을 모색하고 창의적인 도전을 시도하는 혁신과 성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어려움을 느낄때,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하는 모교를 떠올리며 힘을 얻으십시오. 오늘 찍은 사진 속 여러분의 의젓하고 자랑스러운 모습을 이십 년 후, 삼십 년 후에도 소중하게 지키며 살아가십시오.
여러분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