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전기 학위수여식
등록일: 2016. 2. 25. 조회수: 13782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지난 수년 간 학업의 연마 끝에 영예로운 졸업을 맞이하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사랑과 정성으로 돌봐주신 학부모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열정과 헌신으로 지도해주신 교직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모교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물심양면 도움 주시는 동문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올해는 서울대학교가 우리나라 고등교육과 학문창달의 기치 아래 국립 종합대학교로 설립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70년간 서울대학교는 인재양성과 지식창조라는 대학 본연의 사명에 충실하며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학문의 전당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자랑스러운 서울대학교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 척박했던 시기에 우리의 선배들이 품었던 미래에의 비전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울였던 혼신의 노력에 새삼 경탄하게 됩니다. 전쟁 직후의 폐허 속에서도 선현들은 학문에의 열정을 깊이 간직하면서 더 자유롭고 더 잘사는 나라를 이루기 위한 꿈을 일궈 나갔습니다.
이 모든 꿈과 지혜가 어우러져 오늘날의 서울대학교와 대한민국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선배들을 자랑스러워하듯이 개교 100년, 150년을 맞이하는 그날에 우리의 후배들도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우리들을 자랑스러워하려면, 오늘 이 순간에도 우리는 서울대학교의 발전을 위한 디딤돌을 하나하나 착실하게 쌓아나가야만 합니다.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서울대학교의 졸업생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난관과 역경을 헤쳐 나갈 지혜를 제시하였고, 격동의 시대에는 변화를 위한 몸부림의 선두에 서기를 주저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이 모두가 자랑스러운 서울대학교 역사의 일부분 입니다. 그리고 오늘 졸업생들은 이렇게 자랑스러운 서울대학교에서 학사·석사·박사학위를 취득함으로써 역사의 당사자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서울대학교의 학문적 전통과 교육 환경 속에서 지덕체(智德體)를 연마해왔습니다. 각고면려(刻苦勉勵)의 노력으로 각기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지식함양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독창적인 학위 논문을 완성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라는 학문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학우들과 우정을 쌓으며 인격을 연마했고 하얀 밤을 지새우는 토론을 통해 새로운 미래의 설계를 모색해 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헤쳐 나가야 할 미래는 결코 밝고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난관이 여러분의 앞날을 가로막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그동안 다져온 역량과 지혜, 패기와 열정을 통해 그러한 불확실성에 과감하게 맞서 나감으로써 난관을 극복해나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를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때 여러분의 미래는 활짝 열리게 될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셰익스피어는 『十二夜』에서 “위대함을 두려워하지 말라. 어떤 사람은 위대하게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위대함을 성취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위대함이 맡겨진다.”라고 말했습니다. 미래를 준비함에 있어서 결코 두려움과 방관, 냉소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좌절해서도 안 됩니다.
이제 여러분은 스스로 구하지 않았다하더라도 마땅히 짊어져야 할 위대한 책임에 대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에게 맡겨진 위대함은 큰 기업을 운영하거나, 위정자가 되어 나라를 운영하는 것과 같이 거창한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위대함은 몇몇 사람들의 영웅적인 생각과 행동이 아닙니다. 사회 각 분야의 여러 사람들이 발휘하는 작은 위대함입니다. 어느 분야에서 어떤 지위를 가지고 일하던 작은 말과 일상적인 행동에서부터 여러분들이 마땅히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구현하고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여정의 출발선 앞에 선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창조적 도전은 여러분 스스로의 미래는 물론 서울대학교와 대한민국의 미래, 더 나아가 인류공동체의 미래를 밝게 해주는 근원입니다. 경쟁이 심해질수록, 밖에서 보는 서울대학교 간판이라는 삶의 무게가 무거울 수도 있지만 꿈을 버리거나 줄임을 통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사회로부터 각별한 기대와 사랑을 받으면 받을수록, 겸손한 자세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편향되지 않은 균형적 사고, 단편적 지식을 극복하는 근본적 지성, 사익을 뛰어넘는 공익정신으로 끊임없이 정진할 때 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하고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이 곧 서울대학교가 추구하는 인재상인 ‘선(善)한 인재’입니다. 냉철한 지성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여러분 스스로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과 세계를 더 풍요롭고 자유롭게 하는 것임을 항상 명심하십시오.
중요한 일과 중요한 사람이 따로 있고, 큰일을 하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이제부터는 바로 여러분들이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고 그 일을 하는 여러분들이 가장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관성을 깨는 용기와 변화를 읽는 지혜를 바탕으로 공동체의 진정한 보배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서울대학교의 정신과 전통은 졸업생 여러분에 의해 면면히 이어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영광스러운 졸업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 여러분들의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