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입학식
등록일: 2015. 3. 2. 조회수: 16891
서울대학교의 새 가족으로 첫발을 내딛는 신입생 여러분,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자녀를 정성과 사랑으로 키워주신 학부모님들께도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여러분은 오늘부터 대학인으로서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이제 여러분은 모든 일을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무한한 자유가 주어진 만큼 책임도 오롯이 여러분의 몫입니다. 선택은 언제나 불확실하며 그 결과를 감당하는 일이 때로는 크나큰 실망과 좌절을 안겨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 없이 여러분은 성인이 될 수 없습니다. 자유인으로서 지게 되는 책임과 의무를 실감하게 될 때마다 여러분은 한 뼘씩 성장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서울대학교 입학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그 목표의 실현에 필요한 역량을 가꾸어나가며,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자기 주도적 노력을 통해 목표를 성취하는데 있습니다. 여러분들 앞에 펼쳐질 대학생활은 지금까지 해 왔던 공부와는 사뭇 다릅니다. 대학은 주어진 정답만을 학습하는 곳도, 단순히 지식만을 습득하는 곳도 아닙니다. 대학은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내고 이에 대한 해답을 열정적으로 탐구하는 곳입니다. 남들이 걸어간 길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 자신이 스스로 길을 모색하고 개척해야 합니다.
자랑스러운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은 시대가 요구하는 훌륭한 인재가 되어야 합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훌륭한 인재란 지성과 공공성으로 무장된 따뜻한 가슴을 겸비한 ‘선한 인재’입니다. 성과와 물질을 중시하는 풍조 속에서 공동체적 가치의 핵심인 공익, 공공선(公共善), 그리고 공공성은 잊히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서울대학교에 요구하는 것은 지식과 스펙만을 갖춘 지식기술자가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타인을 배려하는 진정한 지식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곧 여러분 스스로를 사랑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선의지(善意志, guter Wille)가 여러분의 의지작용 전체를 관통하고 생활의 근본을 구성하도록 확립하여야 합니다. 긴 호흡과 너른 시각에서 세상을 관조함으로써, 눈앞의 이익에 현혹되지 않고 공동체 전체를 위한 비전을 제시할 때, 여러분의 진가가 세상에 드러나고 세상은 여러분을 신뢰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신입생 여러분,
서울대학교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와 사회적 책무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무겁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혼자서 외로이 가는 길이 아닙니다. 이곳에는 진리와 정의의 세계로 여러분을 이끌 스승과 동료, 선배와 후배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SNU 선한 사람들의 공동체’의 일원입니다. 여러분은 개인과 사회, 자신감과 겸손함, 권리와 의무를 조화롭게 생각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와 소통,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길 갈등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갈등과 화해를 거치면서 두터운 신의가 쌓이고 평생을 함께 할 동지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가 나를 지켜보고 있기에 내가 그릇된 길은 차마 갈 수 없고, 내가 그를 지켜보고 있기에 그가 거짓된 행동은 차마 할 수 없는, 그런 관계를 만드십시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앞으로 몇 년 간 여러분은 이곳 관악에서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기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학생으로서 긍지를 마음껏 펼치십시오. 여러분들이 품게 될 높은 이상과 활기찬 기백은 우리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입니다. 먼 훗날 뒤돌아보았을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고 사랑하고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리십시오. 서울대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은 신입생 여러분이 지성과 품성을 겸비한 ‘선한 인재’로 성장하면서 여러분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학부모님,
부모님들께서는 눈도 뜨지 못하던 조그만 아기가 믿음직한 젊은이가 되어 지금 입학식장에 서 있기까지의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셨을 것입니다. 자녀들의 잠재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그들에게 선택할 자유와 실패할 기회를 주십시오. 우리 새내기들이 ‘선한 인재’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십시오. 좌절과 극복의 경험을 거치면서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동량지재(棟梁之材)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