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회 후기 학위수여식
등록일: 2014. 8. 27. 조회수: 17064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그동안 이 곳 서울대학교 캠퍼스에서 쌓아온 지식의 온축과 지혜의 성장이 하나의 매듭을 짓고, 소정의 학위를 수여받게 된 데 대하여, 모든 대학인을 대표하여 축하드립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학문적으로 지도하고 교육해 주신 교수님들, 각별한 정성으로 여러분을 뒷받침해 주신 직원 여러분, 그리고 수 십 년 동안 사랑과 배려로 돌봐주신 학부모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대학은 진리탐구의 전당이고 그 진리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거점입니다. 여러분은 수 년 동안 서울대학교에서, 지식을 연마하고 그 지식의 사회적 확산을 위해 충실한 준비기간을 거쳤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현재를 축복하면서, 여러분의 미래에 대해 설렘과 기대를 갖고 애정 어린 주시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미래는 여러분 자신만의 미래가 아니라, 여러분의 가족과 사회와 우리 국가의 미래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세계화 시대에, 여러분은 전지구촌을 대상으로 여러분의 포부를 마음껏 펼치기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졸업은 한 단계의 매듭을 묶는 것이지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입니다. 오늘 이 자리부터, 여러분은 미래의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도약대 위에 서 있게 됩니다. 여러분이 갈 방향은 무엇이고, 뛰어오르는 상승은 어디까지일까, 우리 모두가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내외적 상황 속에서 미래는 그만큼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창조적 혁신을 꿈꾸는 지식인에게, 불확실성은 불안의 근거가 아니라 도전의 에너지입니다. 당장 길이 보이지 않을 듯이 보여도, 여러분이 내딛는 그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서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주인공으로 스스로를 위치시키고, 여러분 앞에 다가올 불확실성과 도전을 기꺼이 즐거워하는 자세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어디에 있든, 우리 사회의 최고의 엘리트로서 활약할 수 있음을 굳게 믿습니다. 최고의 엘리트란 무엇일까요. 최고의 지식은 사회봉사와 인류공헌을 위해 만들어지고 쓰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식의 공헌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서는 정작 그 지식이 손에 닿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창조적 혁신으로 만들어낸 그 지식은 그 지식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닿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여러분은 민족의 동량, 사회의 중심으로 드높은 자부심을 갖되, 자신의 지식과 열정을 공동선을 위해 공헌하는, 그야말로 사회적으로 필요한 인재가 되시기 바랍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여러 겹의 갈등과 소통의 부재로 인하여 불필요한 분쟁과 소모가 적지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겸손하고 온유한 자세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소통하고 화합하는 촉매의 역할을 해주시기를 특별히 주문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합리적으로 펼치면서도, 이웃의 주장을 경청하고 이웃과 소통하는 미덕을 겸비하셔야 합니다. 특히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이웃의 이야기를 더욱 귀담아 듣는 피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기대합니다. 여러분이 있는 곳에 평화가 늘어나고, 여러분이 향하는 곳에 희망이 늘어나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지난 7월 20일부터 서울대학교 총장직을 맡았습니다. 오늘의 이 행사는 제가 주재하는 첫 학위수여식이기에, 더욱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이 자리를 맞이하여 저는 분명히 약속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모교인 서울대학교를 세계 학술연구 중심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제고하고, 세계 대학 리더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식창조의 선도자가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서울대학교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훌륭한 인재의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훌륭한 인재는 지성과 함께 공공성으로 무장된 따뜻한 가슴을 겸비한 ‘선한 인재’입니다. 여러분은 후배들에게 바로 그러한 ‘선한 인재’의 모범을 앞장서서 보여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선배의 모범과 후배의 뒷받침으로, 서울대학교가 우리 시대와 사회가 추구하는 발전과 변화의 중심축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국민 모두가 서울대학교의 존재를 존귀하고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서울대학교는 언제나 어머니 품과 같은 따스함으로 영원토록 반기겠습니다. 여러분도 서울대학교 교정에서 쌓아 올린 소중한 인연을 가슴 깊이 간직하시면서 모교를 위해 애정을 마음껏 쏟아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졸업생 여러분과 가정에 축복과 기쁨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