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입학식
등록일: 2012. 3. 2. 조회수: 24873
오늘은 신입생 여러분들이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감격과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새 출발하는 날입니다. 서울대학교 교직원과 재학생들은 새 가족이 된 신입생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정성과 사랑으로 자녀를 훌륭한 인재로 키워주신 학부모님들께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서울대학교는 신입생 여러분이 지성과 품성을 겸비한 참된 인재로 성장하면서 여러분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신입생 여러분들의 서울대학교 입학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그 목표의 실현에 필요한 역량을 가꾸어나가며,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자기 주도적 노력을 통해 목표를 성취하는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타율과 관성으로부터 과감히 벗어나 여러분 자신이 스스로의 주인임을 알고, 대학이 부여하는 여건과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합니다. 자신의 목표에 도전하고 멀지않은 장래에 이를 실현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며 젊은이의 특권이기도 합니다. 대학인의 진정한 자부심은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친애하는 신입생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선배로서, 모교의 교수로서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느꼈던 점 몇 가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첫째, 대학에서는 중·고교 시절과 달리, 여러분이 지식 탐구의 주체로서 관심있는 주제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사물과 현상의 인과관계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데 학습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사실을 이해함에 있어서는 객관적 입장을 지키면서, 자신이 조명하는 주관적 가치관을 아울러 키워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창조적 가치와 비판적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교수님의 강의를 통한 수업은 여러분이 지식과 지혜를 넓힐 수 있는 계기일 뿐이며 필요조건에 불과합니다. 강의실에서 얻은 지식을 여러분 스스로 심화·확산시켜야 합니다. 배운 지식을 스스로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때 여러분이 지식을 활용하고 응용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진전시킬 수 있습니다.
둘째, 저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고교시절의 국어시간에 배운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불휘 기픈 남 매 아니 뮐 곶 됴코 여름 하니…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움직이지 아니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으니…)” 구절처럼, 「인간됨」, 「사람다움」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대학교육 나아가 민주국가 시민의 출발점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식물이 비옥한 토양에서 뿌리를 깊이 내려야 줄기와 잎사귀가 활기차게 자랄 수 있는 것처럼, 여러분은 어느 전공인가를 불문하고, 인간 존재의 의미와 삶의 바람직한 지향점을 견고히 정립해야 할 것입니다. 항상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이해하고 나누면서, 반대하고 비판하는 사람의 주장에도 경청할 수 있는 도량과 용기를 품기 바랍니다. 여러분처럼 우수한 두뇌를 갖고 선택된 인재들이 그러한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누가 그런 역할을 잘할 수 있겠습니까?
셋째, 신입생 여러분께 폭넓은 사고로 학습에 임하기를 당부 드립니다. 여러분은 인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포괄하는 ‘학제적 기반교육’을 통해 폭넓은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러한 역량은 전공분야에서 도전적 탐구 정신을 촉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은 젊은이로서 대학생활에서 다양한 경험을 체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에서의 긴박한 교육일정과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조급한 마음이 생길 수 있으나 스스로 여유를 찾으며 다양한 학내외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튼튼히 해야 합니다. 대학 재학 중 강의실 밖에서 선생님, 친구들, 선·후배들과 인간적 정리를 나누고 신뢰 깊은 상호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여러분의 미래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며 학업역량이 우수한 여러분들이 얻게 될 지식과 지혜를 더욱 빛나게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성취와 성공은 서울대학교, 나아가 대한민국의 희망입니다. 여러분의 성공이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국가와 사회 나아가 인류에 공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주체성을 확립하면서 사회적 책무를 일구어 나가야 합니다. 여러분은 개인과 사회, 자신감과 겸손함, 권리와 의무를 조화롭게 생각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하며, 활기차게 출발하는 여러분의 대학생활에 꿈과 보람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3월 2일
서울대학교 총장 오 연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