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
등록일: 2011. 8. 29. 조회수: 21699
2010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
2011년 8월 29일
존경하는 전임 총장님, 총동창회장님, 내외 귀빈, 학부모님, 교직원 여러분,저는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게 된 졸업생들에 대해 뿌듯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아들·딸들을 사랑과 희생으로 뒷바라지해 오신 학부모님께도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기까지 열과 성을 다해 지도해 오신 교수님들과 직원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지난 수년 간 대학에서 힘든 여정을 끝내고 대한민국의 가치 있는 참된 인재로 성장했습니다. 이제 활기찬 날갯짓을 하며 그 동안 꿈꾸어 왔던 더 큰 세계로 날아오르는 순간입니다. 그 동안 갈고 닦은 역량을 넓은 세계 속에서 마음껏 발휘하십시오.
여러분이 나아가야 할 세계는 우리 교정의 품속처럼 안온하고 따뜻하기만 한 곳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의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국제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안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모색 중에 있습니다. 세계 여러 곳에서 기존의 정치권력이 붕괴되고 있으며, 소위 선진국의 정치·경제적 권위는 도전받고 있는 양상입니다. 우리 사회는 정치적·이념적 양극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회통합을 향한 구심력은 취약한 상황입니다. 이를 치유할 체제의 권위와 해결능력은 그렇게 넉넉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총체적 불확실성 속에서 여러분은 예기치 않은 시련과 도전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 앞에 확실하고 안정된 미래가 보장되어 있다면, 그래서 여러분의 앞날이 빤히 내다보인다면, 여러분들은 지금처럼 순수한 아름다움을 내뿜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들의 젊음이 아름다운 이유는, 비록 불안과 불확실성이 함께 하더라도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여러분들이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우리 기성세대가 미처 못 이룬 것들을 여러분들이 이룰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학교에서 배운 지혜를 하나 둘씩 실천해 나가는 용기를 아끼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분명 우리사회의 창조적 주역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지금은 역사의 큰 흐름이 변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새로운 세계질서가 탄생하려는 변혁의 조짐일 것입니다. 이러한 변혁기야말로 패기와 도전의식을 갖춘 우리 졸업생들에게는 기회의 시기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따뜻한 감성, 충실한 지식, 그리고 창조적 지혜를 통해 우리사회와 지구촌의 문제들에 적극적·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야말로 변혁기의 희망입니다. 이 점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인에게 기대하는 바이고, 여러분의 선배가 지켜온 자랑스러운 전통입니다.
오늘 우리는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설 것이냐 아니면 지지부진하고 말 것이냐 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격상시켜야 할 막중한 책무가 여러분의 어깨에 지워져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여러분들은 세계가 짊어지고 있는 고민을 우리의 것으로 삼아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세계의 젊은이들과 교유하면서 이 지구상의 난제들을 타개하는 데 공헌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앞으로 여러분은 우리 공동체의 공동선에 기여하는 국가관과 인간정신을 두루 갖추어야 합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은 작은 자아(小我)의 수준에 머물며 작은 성취에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이 시대가 요구하는 참된 인재상입니다. 부단 없이 정진하여 우리 사회와 세계에 크게 공헌하는 동량(棟梁)으로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대학 때와 마찬가지로, 아니 그 이상으로 학문정진에 매진해야 합니다. 졸업과 함께 책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학문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아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후퇴합니다. 오늘 우리 사회와 세계가 안고 있는 어려움에 맞서는 가장 큰 힘은 다름 아닌 지성의 힘이라는 것이 우리가 소중하게 가꾸어가는 학문공동체, 서울대학교의 믿음입니다.
여러분이 그 어디에서 활동하든 새로운 탐구와 지혜축적의 갈증을 느낀다면 언제든지 여러분의 지적 고향인 모교로 찾아오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늘 문을 열어놓고 여러분을 반갑게 맞이할 것입니다. 서울대학교는 여러분들이 계속 성숙해 나가는 것을 돕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관성을 깨는 용기와 변화를 읽는 지혜를 바탕으로 밝게 타올라 멀리 세상을 비추어주기 바랍니다.
졸업생 여러분의 앞날에 축복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