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등록일: 2011. 2. 25. 조회수: 23814
2010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존경하는 전임 총장님, 총동창회장님, 내외 귀빈, 학부모, 교직원,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자리의 주인공인 졸업생 여러분!
오늘의 보람과 영광을 위해 지난 수년 간 학업에 정진해 온 졸업생 여러분께 축하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아울러 학부모님들과 교수님들께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여러분이 교문을 나서게 되는 서울대학교는 격동의 현대사를 헤쳐 나오면서 사회 각 분야에 수많은 인재들을 양성해 왔습니다. 바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우뚝 솟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한 때 전세계로부터 도움을 받은 나라가 이제 어려운 나라들을 돕게 된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는 곧 서울대학교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맥을 같이합니다. 여러분들의 선배들이 쌓아놓은 서울대학교의 값진 전통은 졸업생 여러분들에 의해 앞으로도 면면히 이어질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이제 여러분은 모교의 품을 떠나 미지의 새로운 삶의 현장으로 떠나갑니다. 졸업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의식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졸업생들의 성취와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축전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가슴속에는 졸업의 환희와 함께 미래의 새로운 설계를 위한 불연속성과 고뇌가 함께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서울대인 여러분!
더 높은 목표로 향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과 가치충돌의 어려움을 극복해야할 과업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질서는 이미 치열한 경쟁체제로 접어들었고, 한반도 정세 역시 한 치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는 국민경제는 대학졸업 청년들을 위한 취업 문턱을 쉽게 낮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양극화는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공동체 정신과 윤리적 규범 또한 구심력을 잃어가고 있는 양상입니다.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대한민국의 새로운 웅비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은 창조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대학, 대학인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대학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위상과 역할에 안주하거나 만족해서는 대학이 희망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희망의 중심부에 바로 여러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왕성한 창의력과 불확실성을 헤쳐 나갈 용기는 미래 대한민국의 희망입니다.
여러분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한탄해서는 안됩니다. 여러분 스스로가 기회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여러분의 시야를 세계로 넓힌다면, 여러분의 역량이 우리사회의 그늘진 구석을 파고든다면, 그리고 여러분이 연마한 창조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탐구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이끌어갈 주역이 될 것입니다. 기회가 다가올 때 나 자신이 최선의 대안일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의 준비에 임한다면, 불확실성으로 인한 정체와 불안은 설 자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끊임없는 자기성찰, 자기계발, 그리고 자기증진의 노력을 체질화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참된 인재가 되기 위해 그 동안 배운 지식을 곰곰이 되씹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지혜를 연마해야 합니다. 바로 여러분이 정열을 불태웠던 대학의 창조적 역량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문명의 대세가 지식기반 사회로 전환한 시점에서 대학은 학문적 가치 창조의 중심이자 창의적 지식의 거점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서울대학교는 ‘실천적 지성’의 산실로 거듭 태어나야 합니다. 서울대학교는 세계 정치·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는 아시아의 지식 허브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대학이 창조한 지식과 가치는 현장과 일상 속에 구체적으로 실현되어야 하며, 한국의 대학공동체를 포함한 주변 환경과 유연하게 공유(共有)될 때 선순환의 창조적 진화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학인 여러분!
이제 영향력을 확대하고, 기득권을 향유하는 외형적 명성에 안주하는 대학인은 더 이상 새로운 가치 창조의 주역이 될 수 없습니다. 경쟁은 소명과 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체질을 강화하는 순기능일 뿐입니다. 우리 대학인들은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고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나라가 있고 대학이 있다」는 믿음을 더욱 실천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서울대학교 구성원 여러분!
이제 서울대학교는 미래지향적 전환과 혁신을 위한 소중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회는 ‘자율과 책임’을 핵심 정신으로 하는 서울대학교를 실천적 지성의 전당으로 만드는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학문적 가치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참된 인재를 각계각층에 더 많이 배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구현하기 위해 대학 공동체가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서울대학교의 변화는 서울대인을 위한 것만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대학 공동체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의 신뢰를 받아야 하고 그 몫은 서울대인의 것입니다. 서울대인은 배려와 헌신을 바탕으로 한 자기혁신의 노력을 더욱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이제 여러분 모두는 서울대학교 졸업생으로서의 자부심과 책무를 안고 저 넓은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십시오. 오늘 졸업하는 외국인 유학생들도 조국에 돌아가 각자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할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내딛는 걸음걸음마다 축복과 영광이 늘 함께 하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2월 25일
서울대학교 총장 오연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