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신년사
등록일: 2013. 1. 1. 조회수: 28090
2013년 신년사
2013년 1월 1일
서울대학교 교직원, 학생, 동문 여러분, 그리고 서울대학교를 성원해주시는 국민 여러분!
계사년 새해가 열렸습니다. 서울대의 발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서울대학교는 많은 변화와 새로운 기대 속에서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서울대 구성원 모두는 정부 직속의 국가 기관에서 자율성을 가진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우려를 줄이고 기대와 희망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자율과 책임을 토대로 한국사회에 기여하는 참된 학문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 자율적인 운영체제 구축과 교육 및 연구의 내실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왔습니다. 분명한 것은 독자적 국립대학 법인체제로의 전환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고 서울대학교에 부여된 국가적 책무를 이행하는데 더욱 바람직한 수단적 가치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법인이라는 틀 속에서 창의적인 미래 교육과 연구를 기획·지원하기 위해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대학 운영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조직을 정비해 왔습니다. 인사관리와 예산운용의 자율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예컨대 ‘글로벌 선도연구중심대학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적 석학들을 영입할 수 있었고, 기반학문 진흥을 위한 지원체제도 모색해왔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지속적으로 기울여온 국제화 노력의 결과로 이제 서울대학교는 아시아의 중심 대학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본원적 과업을 이루기 위한 기초 작업에 불과합니다.
새해에도 우리는 자율적인 운영체제를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한 제도 정비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대학은 교수, 교육단위, 대학본부로 연결되는 수직적 체제가 아니고 개별 교수와 학생, 개별 학문단위가 함께 가치창조에 임하는 지식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대학 자율을 위한 제도 정비와 개선 노력은 새로운 시스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구성원들의 열정과 의지, 그리고 실천이 함께 할 때 진정한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궁극적인 목적은 ‘세계를 선도하는 창의적 지식공동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창의적인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고, 선도적 학문 가치를 창출하며, 공생발전을 위한 사회기여에 힘쓰는 것이 서울대 본연의 임무임을 다시 한 번 되새깁시다. 대학은 시대가 요구하는, 나아가 시대를 선도하는 보편가치를 정립하고, 국가사회의 성숙한 발전을 위한 지식과 지혜를 창출하는 곳입니다. 미래지향적 교육을 통해 교양과 책임의식을 겸비한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여 그들이 사회 각 부문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합니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역량을 갖춘 학문후속세대를 길러내고, 지속가능한 번영을 뒷받침할 지식기반을 창조하고 지식의 공유를 통해 한국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진단하고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서울대학교의 비전을 달성하고 우리의 책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동체의식이 중요합니다. 진정한 지식공동체로 거듭나는 서울대학교는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모범이 될 것입니다. 특히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시대정신은 「화합, 상호존중, 약자에 대한 배려를 통한 진정한 국민통합」입니다. 이 과정에서 대학과 지식인 사회는 대한민국의 지적 구심점의 역할을 다하면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뒷받침할 가치형성에 주력할 책무를 안고 있습니다.
다양성이 분열로 치닫지 않도록 상호이해와 협력의 노력을 경주할 때 비로소 건강한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익이 상이하고 대립된다고 해서 서로를 적대적 관계로 설정한다면 통합은 멀어질 것입니다. 비록 차이가 있더라도 차별하지 않고 갈등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능력, 이것이 현재 우리 사회에 필요한 통합의 능력입니다. 이제 서울대 구성원 모두가 이러한 통합의 능력을 발휘해 진정한 학문공동체를 솔선해서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서울대 교직원, 학생, 동문 여러분!
급변하는 현대 세계는 우리에게 창조적인 도전정신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희망인 대학이 미래를 개척하는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새해를 맞아 각오를 새로이 다지고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와 과제를 결연히 실천해갑시다. 서로를 신뢰하고 격려함으로써 우리 모두의 공동선이 실현되는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 대학 발전을 위해 함께 일해 왔다는 자부심을 갖고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서울대인의 깊이 있는 자기 성찰의 전통이 더욱 뿌리 내릴 것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