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주년 개교기념식
등록일: 2012. 10. 12. 조회수: 23948
서울대학교 가족 여러분!
오늘 서울대학교는 개교 66주년을 맞았습니다. 66년 전 우리가 처음 개교하던 때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세계 중심권 대학」으로의 진입에 임하면서 서울대인 모두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특히 올해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로의 체제 전환이 이루어진 「대학 자율의 첫 발을 디딘」 원년이어서 더욱 뜻깊은 날입니다. 오늘의 서울대학교가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국민여러분과 동문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우리는 앞으로 전개될 미래에 있어 내외의 도전을 극복하고 우리사회의 진화와 학문적 발전에 기여하는 지적 구심체로서 더욱 성숙해야할 책무를 안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자기혁신에 매진하지 않으면 국가와 조직을 막론하고 쇠퇴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이제 서울대는 자기혁신을 가능케 하는 철저한 자기성찰의 토대 위에서 국민적, 국가적,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는 지식공동체의 역할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에 개교기념의 참다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식과 정보가 범람할수록 이해관계와 편견에서 벗어나 균형잡힌 사고를 할 수 있는 지성의 가치는 더욱 소중해집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적 혼돈이 거듭될수록 공동체의 원활한 발전을 지속시켜 줄 구심력 있는 가치체계의 모색은 더욱 필요해집니다. 나라가 있고 대학이 있듯이 대학의 국가적 책무는 무한책임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대학 본연의 소명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미래교육의 방향을 모색함에 있어 인성교육과 기반교육, 융합적 접근의 중요성, 문화적 다양성의 적극적 수용을 강조하는 것도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의 역할을 한 단계 격상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국민들은 서울대학교가 분야별 수월성을 갖춘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에 더 이상 만족하지 않습니다. 전문지식을 갖추면서도 따뜻한 인성과 높은 윤리의식, 그리고 사회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고루 갖춘 인재를 양성해야한다는 국민적 기대를 냉정히 직시해야 합니다. 우리 졸업생들은 사회 정의와 공정성을 실천하는데 앞장서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능력을 더욱 체화해야 합니다.
서울대인들이 우리사회를 인도하는 창조적 가치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면서 사회적 책무를 실천하는 기풍을 확립한다면 서울대학의 존재와 역할에 대한 일부의 회의론적 시각을 극복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서울대학의 역할에 대한 기대는 더욱 굳건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번영과 행복에 기여하는 창조적 지적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학내 구성원 모두가 소명감을 가질 것을 다짐합시다. 우리가 확보한 제한된 제도적 자율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대학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통해 우리의 본연적 가치창조로 귀결될 수 있는 지혜를 만들어 나갑시다. 우리가 이루어 냈고, 이루어 낼 국민적 자긍심이 세계 속으로 펼쳐나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합시다. 오늘 이 자리가 그러한 이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다짐의 자리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 10. 12.
서울대학교 총장 오 연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