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진교수 정년기념 논총출판기념회 축사 (2009.6.12)
등록일: 2009. 7. 6. 조회수: 29646
이태진교수 정년기념 논총출판기념회 축사
2009년 6월 12일(금) 18:30 호암무궁화홀안녕하십니까? 오늘 같이 뜻 깊고 귀한 자리에서 이렇게 인사 말씀을 드리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 서울대학교의 학문적 지표이신 이태진 교수님께서는 지난 2월 말 정년을 맞으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1977년 우리 학교에 부임하신 이후 정년을 맞으시기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할 학문적 업적을 이루셨고, 또 오늘날 우리나라 역사학계를 이끄는 걸출한 후학들을 양성하셨습니다.
이미 교수님의 약력에 대해 소상히 소개해주셨는데, 교수님의 업적은 우리 역사학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한국학을 정립하고 세계 학계에 전파하신 선구자로서의 교수님의 업적 또한 국제적으로 매우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수님께서는 우리 일반 교양인들의 역사의식을 높이는 데도 지대한 공헌을 하셨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 그리고 역사를 즐겨 배우는 일의 기쁨과 중요성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최근 들어 우리 서울대학교의 뿌리를 되찾는 작업을 인도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또한 교수님께서는 역사학뿐만 아니라 인문학 전반의 중흥을 위해 갖은 노고를 마다하지 않고 계십니다. 교수님께서 당신의 학문 역정을 “Sweeper"로 표현하신 적이 있는데, 우리 현대사의 부침 속에서 교수님께서는 실로 우리 역사와 인문학의 최종 지킴이 역할을 묵묵히 해오셨습니다.
오늘 교수님의 명예로운 퇴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후학들이 무려 다섯 권에 이르는 학술서를 봉정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우리 역사학계의 내로라하는 학자 분들이 모두 출동하신 것 같습니다. 이처럼 많은 후배와 제자들의 정성어린 자리는 매우 보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얼마 안 있으면 정년을 맞게 되는 저 자신부터 매우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교수님께서 평생을 한결같은 자세로 일구어 오신 학문적, 인격적 성취를 웅변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 건강하고 명예롭게 퇴임을 맞이하신 것은 우리 모두가 축하할 일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금하기 어렵습니다. 그간 선생님으로부터 남다른 은덕을 입은 학내외의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더욱 그러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지성과 열정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고, 앞으로도 명예교수님으로서 지금까지보다도 더 자유롭게 학문을 탐구하고 가르침을 주실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서운해 하지만은 않으려고 합니다.
교수님께서 건강하신 모습으로 모두의 존경을 받으며 영예로운 정년을 맞이하신 데는 헌신적인 내조를 아끼지 않으신 사모님과 가족 여러분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하시고 또 빛내주시는 여러분 모두께도 감사드립니다. 이태진 교수님께서 앞으로 더욱 건강하셔서 후배들에게 길이 남을 가르침을 계속 주시고 다복하신 가정에서 더욱 행복하시기를 기원하면서, 제 인사말씀을 마치고자 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09년 6월 12일
서울대학교 총장 李 長 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