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희생자 추모공원 표지석 제막식 (2009.4.17)
등록일: 2009. 7. 6. 조회수: 29123
4․19혁명 희생자 추모공원 표지석 제막식
2009년 4월 17일(금) 09:30 두레문예관 앞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봄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더할 나위 없이 화창한 오전입니다. 세계적 경기침체로 모두 걱정이 많은데, 우리나라 사정도 하루빨리 요즘 날씨처럼 좋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개막을 알린 4․19혁명의 희생자 추모공원 표지석 제막식을 거행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4․19는 말 그대로 시민혁명이었습니다. 장기집권을 모색하던 정권을, 교수와 학생, 그리고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무너뜨리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민주주의를 쟁취했습니다. 바로 우리들의 동료와 선배들이 이 혁명의 깃발을 높이 들었습니다. 4․19가 있었기에, 오늘날처럼 발전된 경제와 민주주의를 우리가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큰 희생도 치렀습니다. 미술대학 고순자, 상과대학 안승준, 법과대학 박동훈, 문리과대학 김치호, 사범대학 손중근과 유재식 등 6명의 학생들이 꽃다운 나이에 스러져야 했습니다.
이 안타까운 산화를 추모하기 위한 비석이 각 단과대학마다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가 관악캠퍼스로 종합화되면서 그 추모비도 교정의 한 쪽에 모아졌었는데, 서울대인들과 더 가깝게 하기 위해 2002년도에 지금의 이 자리로 이전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4․19 정신을 후대에까지 널리 기리기 위해 이렇게 표지석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이 표지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 나라의 번영이 수많은 선열의 피와 땀과 희생으로 이루어졌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그 역사의 변곡점마다 우리 서울대학교의 이름이 뚜렷이 새겨져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우리 서울대학교 가족이 조국과 민족의 발전을 위해 어떤 각오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새삼 일깨워줍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을 만들어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것만이 우리 선배와 선열의 희생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표지석이 세워지기까지 많은 분들이 애써주셨습니다. 추모탑의 비문 교체를 주도해 주신 학생처와 김신복 부총장님과 김하진 박사님, 표지문의 글과 글씨를 써 주신 이태진 교수님과 황재국 교수님, 그리고 디자인을 맡아 주신 최인수 학장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과 내외 귀빈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친애하는 서울대학교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의 이 행사가 우리 대학이 지향해야 할 바를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초개처럼 자신을 내던진 동문 동료와선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우리 대한민국과 서울대학교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그 어떤 도전과 난관도 헤쳐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최선의 노력을 다합시다. 감사합니다.
2009년 4월 17일
서울대학교 총장 이장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