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화 공청회 축사 (2009.3.26)
등록일: 2009. 6. 9. 조회수: 17750
법인화 공청회 축사
2009년 3월 26일(목) 법학 100주년 기념관친애하는 서울대학교 구성원 여러분! 우리나라 고등교육 발전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계신 귀빈 여러분! 그리고 오늘 이 공청회를 준비하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신 법인화위원회 위원님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비가 왔습니다만, 개나리와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만물의 활력이 다시금 생동하는 이 봄날에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매우 반갑습니다. 특히, 지난 6개월여 동안 법인화 방안을 연구해 오신 법인화위원회 박성현 위원장님과 학내외 위원님 여러분, 그리고 밤낮으로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세계화와 치열한 지식 경쟁의 세계적 대전환 속에서 우리나라 대학들은 이제 역사적 갈림길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서울대학교는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법인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사회적 의제로 제기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는 지난해 9월 법인화위원회를 발족하여, 총괄위원회, 운영체제와 재정회계, 행정․인사, 기초학문과 교육, 캠퍼스시설의 5개 분과위원회와 대내외협력팀, 법인화 연구팀, 사례 연구팀 등 3개 연구팀을 구성한 바 있습니다. 오늘, 그동안 많은 분들의 노력이 담긴 법인화 방안에 대해 격의 없이 토의하여, 우리 대학이 세계의 대학으로 도약할 지혜를 구하는, 매우 소중한 기회가 마련되었습니다. 오늘의 활발한 논의가 기폭제가 되어 빠른 시일 내에 법인화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청사진이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법인화에 대한 논의가 제기될 때마다 서울대학교에 대해 많은 질문이 쏟아지곤 합니다. 법인화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이 시점이 타당한지 그리고 어떠한 법인화 인지가 중요하다. 진정한 자율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 장기발전계획을 조기에 실현하고 기초학문을 보호할 수 있을 만한 재정지원이 가능한지?, 교직원의 신분을 보장해줄 수 있는지?, 등록금의 과격한 인상은 없는지? 등의 질문이 많고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법인화 문제는 비단 서울대학교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국립대학들이 세계적 수준의 고등교육기관들과의 무한경쟁을 이겨내고, 주어진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획일적 지도와 감독을 받는 현재의 체제를 반드시 탈피해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을 재구성하여 국가경쟁력의 기초를 근본적으로 다시금 설계해야 합니다.
서울대학교가 법인화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87년에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 또한 취임 이후 구성한 장기발전계획위원회에 법인화 분과위원회를 두어 기본 방향을 착실히 설계해 왔습니다. 그 이후 2008년에 구성된 자율화추진위원회에서 법인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되었고, 교육과학기술부도 대학 특성에 맞는 법인화 추진을 계획함에 따라, 이제는 법인화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전개할 사회적 여건이 성숙되었다고 판단됩니다. 서울대학교는 법인화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을 계기로 하여, 더욱 유연하고 효율적이며 개방적인 교육과 연구 체제를 갖추기 위한 혁신 노력들을 배가할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구성원,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 우리 사회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경제위기와 이로 인한 사회 양극화로 큰 어려움에 처해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기적, 국지적 처방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시스템을 새로이 마련하려는 일대 혁신이 필요합니다. 특히, 국가 발전의 명운을 좌우할 고등교육 체제를 새로이 구성하고 획기적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법인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고등교육의 도약을 통해 풍요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법인화라는 제도적 변화를 발판으로 서울대학교는 명실상부하게 세계 10위권의 초일류대학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서울대학교는 겨레의 대학, 세계속의 대학에 주어진 책무를 더욱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법인화 추진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단점과 문제점들을 최소화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며 특히, 기초학문과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등은 지금까지보다도 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서울대학교는 앞으로도 계속 법인화 문제의 공론화 과정을 다양하게 만들고 의견 수렴에 적극적이고 성실히 임할 것입니다. 저는 오늘의 이 소중한 자리가 가장 바람직한 법인화 모델을 발견하여 국민적 합의와 지혜를 구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오늘, 열띤 참여와 토론을 부탁드리고, 우리나라 고등교육체제를 새로이 설계하려는 이러한 노력에 대해 앞으로도 깊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09년 3월 26일
서울대학교 총장 李 長 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