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친구 하바드와 마주하다
등록일: 2009. 11. 3. 조회수: 23761
서울대의 국제화 선봉 이장무 총장과 하버드대 최초의 여성 총장 드류 파우스트 총장이 지난 8월 보스톤에서 만났다. 두 총장은 대학간 교류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파우스트 총장은 “우리 대학은 동아시아에 아주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울대와의 협력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총장이 서울대학 총장과 접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로, 그 간 전공분야별로 이루어지던 양 대학의 오랜 협력 관계가 본부 차원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총장들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서울대와 하버드대의 인연은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대학이 최초로 교류를 시작한 것은 ‘하버드-옌칭’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전 세계에서 사회과학 분야 연구자들을 선발해 하버드에서 연구할 기회를 주고 연구비도 지원해 주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대에서는 1954년 려기천 동문을 시작으로 올 해까지 70명을 파견했다.
국내에서 연구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시절 하버드에서의 연구는 학자들에게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 1986년에 연구원으로 파견되었던 국사학과 노태돈 교수는 “당시에는 중국이나 북한에서 나온 자료를 남한에서 전혀 볼 수가 없어서 목이 말랐는데, 하버드에 가니 다 있어서 연구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가장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진 것은 한국학 분야. 하버드 ‘동아시아 어문화 연구소’에서는 2007~2008년 사이 국문과 박성창 교수, 권영민 교수, 철학과 이태진 교수, 국제대학원 박태균 교수를 차례로 초빙해 특별강연을 열었다.
한국학의 거장인 카터 에커트 교수는 박태균 교수를 통해 서울대와 함께 하는 새로운 한국학 교육 프로그램 개설을 제안하였는데, 이런 적극적인 분위기 속에서 규장각 국제한국학센터에서는 지난 달 서울대와 하버드, UCLA의 한국학 박사과정 학생들이 공동으로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행사를 열어 호평을 받았다.
파우스트 총장은 이장무 총장과의 회견 자리에서 “하버드 입학생들은 고교시절에 서양언어를 배우고, 대학에서는 동아시아어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대학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학 분야 외에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인 송상현 동문이 교수 시절 하바드 로스쿨에서 초빙 강연을 열었고, 행정대학원에서는 올 해 3월 하바드 케네디스쿨 재학생 20명을 초청해 ‘한국에서의 기업과 정부 관계’에 대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현재 서울대 전임교수 1,700 여 명 중 약 60명이 하버드 대학 출신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하버드 대학과 서울대학을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