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주년 개교기념식 기념사 (2004.10.14)
등록일: 2009. 7. 6. 조회수: 14002
제58주년 개교기념식 기념사
10월14일(목)11시/문화관중강당
존경하는 전임 총장님, 총동창회장님, 내빈 여러분, 그리고 동료 교수와 직원, 학생 여러분. 오늘 우리 서울대학교의 개교 58주년을 축하하는 이 자리가 여러분 덕분에 더욱 빛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서울대학교는 개교 이래 오늘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학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위상과 명성은 결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탁월한 연구업적을 쌓으며 교육에 매진하는 교수님들, 행정지원에 헌신하는 직원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발전을 견인해온 자랑스러운 졸업생들이 있기에 오늘의 서울대학교가 있는 것입니다. 서울대학교를 이렇게 훌륭하게 일구어온 여러분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대학을 빛내주셨을 뿐만 아니라 국가발전과 인류사회에 크게 공헌하신 두 분 동문을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으로 모시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시카고 의대 교수이신 김윤범 동문께서는 의과대학을 졸업하시고 도미하시어 미생물학 및 면역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대학자가 되신 분입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돼지를 이용하여 항원에 노출되지 않은 실험동물 모델을 만드는 큰 업적을 이룩하셨습니다.
이건산업 회장이신 박영주 동문께서는 상과대학을 졸업하시고 30여년간 목재산업에 종사하시면서, 휴머니즘에 입각한 기업정신으로 환경보전에 주력하셨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려는 일념에서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에 앞장서 오셨습니다.
이 두 분 동문이야말로 서울대학교의 긍지를 자신의 삶을 통해 실천하신 훌륭한 본보기입니다. 우리 후학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을 보여주신 김윤범, 박영주 두 분 동문께 다시 한번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지난해 오늘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지금 우리 서울대학교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위상과 심지어 존재의의에 대한 회의마저 일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울대학교에 대한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학의 쇄신과 발전을 위한 자극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선배들이 이루어놓은 업적에 안주할 수만은 없는 처지에 이르렀습니다. 바로 지금 여기서부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서울대학교의 앞날이 결정됩니다.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걸맞게 내실을 다지고, 세계 일류대학으로 발돋움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와 사회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다하는 길입니다. 그럴 때에만 서울대학교는 국민적 신뢰와 지원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대학교의 비약적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과 연구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런 취지에서 우선 서울대학교는 학사과정 신입생 정원을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전체 정원의 거의 20%에 달하는 625명을 감축하는 대수술을 단행했습니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교육과 연구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덩치를 줄일 수밖에 없기에, 이런 고육지책을 쓴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서울대학교의 내실을 다지는 일에 매진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학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한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해야 합니다. 그동안 서울대학교는 우리 사회 최고의 인재를 배출해왔습니다. 그것은 우수한 학생들의 강한 학문적 동기와 훌륭한 교수님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재정투자 없이 좋은 성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서울대학교는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장학지원을 대폭 확대, 강화하고자 합니다. 우선 내년부터 1,600명 정도의 대학원생들에게 등록금뿐만 아니라 생활비도 지원하는 장학제도를 시행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 지원폭을 계속 늘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문후속세대 양성과 함께 서울대학교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또 하나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을 폭넓고 깊이 있는 소양과 창의력, 그리고 건전한 인성을 갖춘 지성인으로 키우는 일입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처음 시행하는 수도권 대학 특성화사업에서, 서울대학교가 제출한 창의적 지식인 육성을 위한 기초교육 강화 계획이 1위에 선정되어 적지 않은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기초교육 강화에 더욱 힘을 쏟고자 합니다.
학문후속세대의 양성과 기초교육 강화도 궁극적으로는 교수님들의 왕성하고 탁월한 연구교육활동이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 학교의 낙후된 연구시설과 변변치 않은 연구지원에 대해 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저는 교수님들이 학생들과 함께 마음껏 연구 활동을 하실 수 있도록 여건과 시설을 개선하고 확충하는 일에 온 힘을 다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립니다.
또한 교육과 연구에 장애가 되는 규제들을 과감하게 철폐하고, 창의적인 연구와 교육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는 유연한 지원체제를 갖추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제반 행정과 운영체계가 고등교육의 위상에 걸맞게 최대한 자율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특정한 정치적인 이유나 편향된 사회조류에 의해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일체의 제약과 규제에서 자유로울 때 비로소 서울대학교는 명실상부하게 교육과 연구의 자율적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교직원, 학생 여러분,
저는 지난해 이 자리에서 환경친화적인 캠퍼스 조성에 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우리 캠퍼스 주변의 자연환경은 세계 어느 대학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러나 캠퍼스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이 훌륭한 자연환경을 훼손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 캠퍼스는 자연을 밀쳐내며 자리를 넓혀 갈 것이 아니라 캠퍼스 속으로 자연을 끌어들여야 합니다. 그 일환으로 우선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걷고 싶은 길’을 조성할 것이며, 그밖에도 캠퍼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작업에 착수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 캠퍼스를 대학의 본령에 충실한 모습으로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우리 캠퍼스를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활기찬 연구와 교육의 터전으로 일구기 위해,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되어왔으나 잘못된 점들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교통 및 주차 질서를 바로잡는 것도 그 작업 중 하나입니다. 캠퍼스환경을 희생시킨 대가로 누려온 편리함을 이제는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는 용기와 양식을 발휘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 서울대학교는 2년 뒤에 환갑을 맞이합니다. 사람과 달리 대학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튼튼하고 활기찰 수 있으며, 또 그래야만 합니다. 젊은 활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인재, 우리 사회와 세계를 이끌어갈 미래의 동량들이 매년 우리 대학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미래를 이끌어갈 자질과 역량, 인성을 그들에게 길러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젊은 역동성을 발휘하며 나날이 발전하는 서울대학교를 일구기 위해, 굳은살과 속빈 허우대를 걷어내고 내실을 알차게 다지려는 노력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10월 14일
총장 정운찬
10월14일(목)11시/문화관중강당
존경하는 전임 총장님, 총동창회장님, 내빈 여러분, 그리고 동료 교수와 직원, 학생 여러분. 오늘 우리 서울대학교의 개교 58주년을 축하하는 이 자리가 여러분 덕분에 더욱 빛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서울대학교는 개교 이래 오늘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학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위상과 명성은 결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탁월한 연구업적을 쌓으며 교육에 매진하는 교수님들, 행정지원에 헌신하는 직원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발전을 견인해온 자랑스러운 졸업생들이 있기에 오늘의 서울대학교가 있는 것입니다. 서울대학교를 이렇게 훌륭하게 일구어온 여러분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대학을 빛내주셨을 뿐만 아니라 국가발전과 인류사회에 크게 공헌하신 두 분 동문을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으로 모시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시카고 의대 교수이신 김윤범 동문께서는 의과대학을 졸업하시고 도미하시어 미생물학 및 면역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대학자가 되신 분입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돼지를 이용하여 항원에 노출되지 않은 실험동물 모델을 만드는 큰 업적을 이룩하셨습니다.
이건산업 회장이신 박영주 동문께서는 상과대학을 졸업하시고 30여년간 목재산업에 종사하시면서, 휴머니즘에 입각한 기업정신으로 환경보전에 주력하셨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려는 일념에서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에 앞장서 오셨습니다.
이 두 분 동문이야말로 서울대학교의 긍지를 자신의 삶을 통해 실천하신 훌륭한 본보기입니다. 우리 후학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을 보여주신 김윤범, 박영주 두 분 동문께 다시 한번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지난해 오늘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지금 우리 서울대학교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위상과 심지어 존재의의에 대한 회의마저 일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울대학교에 대한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학의 쇄신과 발전을 위한 자극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선배들이 이루어놓은 업적에 안주할 수만은 없는 처지에 이르렀습니다. 바로 지금 여기서부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서울대학교의 앞날이 결정됩니다.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걸맞게 내실을 다지고, 세계 일류대학으로 발돋움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와 사회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다하는 길입니다. 그럴 때에만 서울대학교는 국민적 신뢰와 지원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대학교의 비약적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과 연구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런 취지에서 우선 서울대학교는 학사과정 신입생 정원을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전체 정원의 거의 20%에 달하는 625명을 감축하는 대수술을 단행했습니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교육과 연구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덩치를 줄일 수밖에 없기에, 이런 고육지책을 쓴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서울대학교의 내실을 다지는 일에 매진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학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한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해야 합니다. 그동안 서울대학교는 우리 사회 최고의 인재를 배출해왔습니다. 그것은 우수한 학생들의 강한 학문적 동기와 훌륭한 교수님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재정투자 없이 좋은 성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서울대학교는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장학지원을 대폭 확대, 강화하고자 합니다. 우선 내년부터 1,600명 정도의 대학원생들에게 등록금뿐만 아니라 생활비도 지원하는 장학제도를 시행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 지원폭을 계속 늘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문후속세대 양성과 함께 서울대학교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또 하나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을 폭넓고 깊이 있는 소양과 창의력, 그리고 건전한 인성을 갖춘 지성인으로 키우는 일입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처음 시행하는 수도권 대학 특성화사업에서, 서울대학교가 제출한 창의적 지식인 육성을 위한 기초교육 강화 계획이 1위에 선정되어 적지 않은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기초교육 강화에 더욱 힘을 쏟고자 합니다.
학문후속세대의 양성과 기초교육 강화도 궁극적으로는 교수님들의 왕성하고 탁월한 연구교육활동이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 학교의 낙후된 연구시설과 변변치 않은 연구지원에 대해 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저는 교수님들이 학생들과 함께 마음껏 연구 활동을 하실 수 있도록 여건과 시설을 개선하고 확충하는 일에 온 힘을 다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립니다.
또한 교육과 연구에 장애가 되는 규제들을 과감하게 철폐하고, 창의적인 연구와 교육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는 유연한 지원체제를 갖추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제반 행정과 운영체계가 고등교육의 위상에 걸맞게 최대한 자율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특정한 정치적인 이유나 편향된 사회조류에 의해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일체의 제약과 규제에서 자유로울 때 비로소 서울대학교는 명실상부하게 교육과 연구의 자율적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교직원, 학생 여러분,
저는 지난해 이 자리에서 환경친화적인 캠퍼스 조성에 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우리 캠퍼스 주변의 자연환경은 세계 어느 대학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러나 캠퍼스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이 훌륭한 자연환경을 훼손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 캠퍼스는 자연을 밀쳐내며 자리를 넓혀 갈 것이 아니라 캠퍼스 속으로 자연을 끌어들여야 합니다. 그 일환으로 우선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걷고 싶은 길’을 조성할 것이며, 그밖에도 캠퍼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작업에 착수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 캠퍼스를 대학의 본령에 충실한 모습으로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우리 캠퍼스를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활기찬 연구와 교육의 터전으로 일구기 위해,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되어왔으나 잘못된 점들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교통 및 주차 질서를 바로잡는 것도 그 작업 중 하나입니다. 캠퍼스환경을 희생시킨 대가로 누려온 편리함을 이제는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는 용기와 양식을 발휘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 서울대학교는 2년 뒤에 환갑을 맞이합니다. 사람과 달리 대학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튼튼하고 활기찰 수 있으며, 또 그래야만 합니다. 젊은 활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인재, 우리 사회와 세계를 이끌어갈 미래의 동량들이 매년 우리 대학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미래를 이끌어갈 자질과 역량, 인성을 그들에게 길러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젊은 역동성을 발휘하며 나날이 발전하는 서울대학교를 일구기 위해, 굳은살과 속빈 허우대를 걷어내고 내실을 알차게 다지려는 노력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10월 14일
총장 정운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