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입학식사 (2004.3.2)
등록일: 2009. 7. 3. 조회수: 13200
2004학년도 입학식사
2004년 3월2일(화)11시/체육관
자랑스러운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들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오늘의 입학식이 있기까지 헌신적인 관심과 사랑을 아끼지 않으셨던 부모님과 가족 여러분께도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아울러 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우리 서울대학교를 아껴주시고 성원해 주신 학교 안팎의 귀빈 여러분께서 바쁜 와중에 귀한 발걸음을 해 주신데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이 행사는 서울대학교가 치르는 많은 의식 중에서도 가장 뜻깊고 활기찬 행사입니다. 우리 대학을 이끌어갈 새 식구들에게 교직원과 선배․동문들이 기대와 환영의 뜻을 전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학부모님들에게도 무척 행복한 날일 것입니다. 오랫동안 들인 정성을 자녀들이 자랑스러운 입학으로 보답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기뻐해야 할 사람은 바로 오늘의 주인공, 신입생 여러분들입니다. 우리 자랑스러운 신입생들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새롭게 펼쳐질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한껏 부풀어 있을 것입니다. 기나긴 인고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 맘껏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대학생이 되었다는 사실, 그것도 누구나 선망하는 서울대학생이 되었다는 보람을 과연 무엇과 견줄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제 새 출발을 준비하는 여러분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저는 여러분에게 꿈을 가지고 공부하고, 꿈을 가지고 일하고, 꿈을 가지고 살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그 꿈은 반드시 원대한 것이 아니어도 됩니다. 지극히 소박한 꿈이어도 됩니다. 꿈이 있는 사람만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으며, 삶의 참된 보람을 찾을 수 있습니다. 꿈이 없는 사람에게는 삶이 오직 지루한 일상의 연속일 뿐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얀마 전투에 투입되었다가 길을 잃은 한 병사가 1,400마일을 걸어 부대로 돌아왔다는 얘기는 우리 삶에서 꿈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가 수백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누더기가 된 지도 한 장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지도는 전장의 지도가 아니라 런던시내 관광 안내지도였습니다. 언젠가 한번 런던을 찾아 마음껏 구경하겠다는 꿈이 모든 고통을 이겨내는 힘을 주었던 것입니다. 현실이 어렵고 괴롭더라도 꿈을 갖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는 틀림없이 그 꿈을 꽃피울 날이 오게 됩니다.
다음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서울대학생으로서의 ‘책임’에 관한 것입니다. 요즈음 연일 보도되는 정치인들과 사회지도층의 부패연루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노블레스 오블리쥬’임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됩니다. 사회를 올바르게 만드는 것은 그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도덕적 자산이며, 그것은 바로 나라를 이끄는 이들의 책임의식에 그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들이 사회에서 통용되는 윤리수준보다 더 높은 기준을 가지고 행동할 때, 사회가 바로 서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노블레스 오블리쥬 정신이야말로 서울대학생들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우리 서울대학교는 개교 이래 한결같이 한국 사회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사회의 여건이 변함에 따라 우리 대학의 책임과 역할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본질적인 역할은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창의적인 연구를 통해서 새로운 빛을 밝히는 학문의 중심이 되는 동시에, 사회정의 실현을 위하여 날카롭게 비판하는 감시자의 역할도 함께 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 서울대학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여러분들은 더욱 넓고 개방적인 시야를 가져주기 바랍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다양한 배경과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습니다. 그 중에는 서울대학교로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도 있습니다. 저는 취임 이후 한결같이 세계적인 시야를 갖춘 폭넓은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폭넓은 사회의식을 교육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겸허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성찰하며, 현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그 가운데서 진리를 추구하는 대학인 본연의 자세를 만들어 나가기 바랍니다. 서울대학교의 교직원은 여러분의 이런 노력을 뒷받침하고 도와주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이제부터 여러분이 갖게 될 서울대학생으로서의 자부심은 여러분의 가족과 우리 사회의 크나 큰 기대에 그 바탕을 두고 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이 우리 대학에서 꿈을 키우는 동시에 자율과 책임을 함께 배우기를 바랍니다. 자유롭게 행동하고 마음껏 공부하되,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질서를 지킬 줄 아는 교양인이 되도록 노력하기 바랍니다. 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 성취한 것을 사회에 돌려 줄 때 여러분은 진정으로 서울대학교의 자랑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입생 여러분,
벌써 캠퍼스에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나는 여러분의 뜨거운 정열이 교정의 봄을 재촉하리라 믿습니다. 지금 반짝이는 여러분의 눈빛에서 우리 서울대학교와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부디 오늘의 이 총명한 눈빛과 뜨거운 가슴을 졸업하는 그 날까지 고이 간직해 두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입학을 충심으로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3월 2일
서울대학교 총장 정 운 찬
2004년 3월2일(화)11시/체육관
자랑스러운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들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오늘의 입학식이 있기까지 헌신적인 관심과 사랑을 아끼지 않으셨던 부모님과 가족 여러분께도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아울러 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우리 서울대학교를 아껴주시고 성원해 주신 학교 안팎의 귀빈 여러분께서 바쁜 와중에 귀한 발걸음을 해 주신데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이 행사는 서울대학교가 치르는 많은 의식 중에서도 가장 뜻깊고 활기찬 행사입니다. 우리 대학을 이끌어갈 새 식구들에게 교직원과 선배․동문들이 기대와 환영의 뜻을 전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학부모님들에게도 무척 행복한 날일 것입니다. 오랫동안 들인 정성을 자녀들이 자랑스러운 입학으로 보답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기뻐해야 할 사람은 바로 오늘의 주인공, 신입생 여러분들입니다. 우리 자랑스러운 신입생들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새롭게 펼쳐질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한껏 부풀어 있을 것입니다. 기나긴 인고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 맘껏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대학생이 되었다는 사실, 그것도 누구나 선망하는 서울대학생이 되었다는 보람을 과연 무엇과 견줄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제 새 출발을 준비하는 여러분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저는 여러분에게 꿈을 가지고 공부하고, 꿈을 가지고 일하고, 꿈을 가지고 살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그 꿈은 반드시 원대한 것이 아니어도 됩니다. 지극히 소박한 꿈이어도 됩니다. 꿈이 있는 사람만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으며, 삶의 참된 보람을 찾을 수 있습니다. 꿈이 없는 사람에게는 삶이 오직 지루한 일상의 연속일 뿐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얀마 전투에 투입되었다가 길을 잃은 한 병사가 1,400마일을 걸어 부대로 돌아왔다는 얘기는 우리 삶에서 꿈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가 수백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누더기가 된 지도 한 장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지도는 전장의 지도가 아니라 런던시내 관광 안내지도였습니다. 언젠가 한번 런던을 찾아 마음껏 구경하겠다는 꿈이 모든 고통을 이겨내는 힘을 주었던 것입니다. 현실이 어렵고 괴롭더라도 꿈을 갖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는 틀림없이 그 꿈을 꽃피울 날이 오게 됩니다.
다음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서울대학생으로서의 ‘책임’에 관한 것입니다. 요즈음 연일 보도되는 정치인들과 사회지도층의 부패연루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노블레스 오블리쥬’임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됩니다. 사회를 올바르게 만드는 것은 그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도덕적 자산이며, 그것은 바로 나라를 이끄는 이들의 책임의식에 그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들이 사회에서 통용되는 윤리수준보다 더 높은 기준을 가지고 행동할 때, 사회가 바로 서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노블레스 오블리쥬 정신이야말로 서울대학생들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우리 서울대학교는 개교 이래 한결같이 한국 사회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사회의 여건이 변함에 따라 우리 대학의 책임과 역할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본질적인 역할은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창의적인 연구를 통해서 새로운 빛을 밝히는 학문의 중심이 되는 동시에, 사회정의 실현을 위하여 날카롭게 비판하는 감시자의 역할도 함께 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 서울대학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여러분들은 더욱 넓고 개방적인 시야를 가져주기 바랍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다양한 배경과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습니다. 그 중에는 서울대학교로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도 있습니다. 저는 취임 이후 한결같이 세계적인 시야를 갖춘 폭넓은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폭넓은 사회의식을 교육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겸허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성찰하며, 현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그 가운데서 진리를 추구하는 대학인 본연의 자세를 만들어 나가기 바랍니다. 서울대학교의 교직원은 여러분의 이런 노력을 뒷받침하고 도와주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이제부터 여러분이 갖게 될 서울대학생으로서의 자부심은 여러분의 가족과 우리 사회의 크나 큰 기대에 그 바탕을 두고 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이 우리 대학에서 꿈을 키우는 동시에 자율과 책임을 함께 배우기를 바랍니다. 자유롭게 행동하고 마음껏 공부하되,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질서를 지킬 줄 아는 교양인이 되도록 노력하기 바랍니다. 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 성취한 것을 사회에 돌려 줄 때 여러분은 진정으로 서울대학교의 자랑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입생 여러분,
벌써 캠퍼스에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나는 여러분의 뜨거운 정열이 교정의 봄을 재촉하리라 믿습니다. 지금 반짝이는 여러분의 눈빛에서 우리 서울대학교와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부디 오늘의 이 총명한 눈빛과 뜨거운 가슴을 졸업하는 그 날까지 고이 간직해 두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입학을 충심으로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3월 2일
서울대학교 총장 정 운 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