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입학식사 (2003.3.3)
등록일: 2009. 7. 2. 조회수: 13034
2003학년도 입학식 (식사)
2003. 3. 3(월) 11:00/ 체육관
자랑스러운 신입생 여러분,
오늘의 영광스러운 자리에 이를 수 있도록 지극한 정성과 사랑을 아끼지 않으신 부모님과 가족 여러분, 그리고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 주신 학교 안팎의 귀한 손님 여러분. 저는 서울대학교의 모든 구성원을 대표하여 신입생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하는 동시에, 가족 여러분과 내외 귀빈 여러분이 보내주신 한결같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입학식은 우리 대학에 새 식구를 맞아들이는 즐거운 환영의 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내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행사 중에서도 가장 활기차고 흥분된 자리가 되기 마련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가슴 벅찬 이들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신입생 여러분일 것입니다. 희망과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는 여러분들의 얼굴에서 우리 대학, 우리 사회의 희망찬 앞날을 보게 됩니다.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새로이 펼쳐지는 대학생활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갖고 있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꿈꾸어 온 대학생활의 낭만을 즐겨보려는 생각에 가슴이 한껏 부풀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소망하던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결심을 다지고 있는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 대학에 들어온 이상 여러분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자유로이 인생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은 여러분이 막연하게 기대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 곳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한 마디로 말해, 대학의 역사는 지성의 역사입니다. 인간이 만든 제도 중에서 천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몇 안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대학입니다. 대학은 단지 직업적 지식의 전수에 그치지 않고, 진리를 향한 강한 열망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왔습니다. 신입생 여러분도 단순한 지식 습득에 그치지 말고, 진리 추구의 열정에 불타는 참된 지성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대학의 역사는 또한 비판의 역사입니다. 그 어떤 이유에서든 인간의 존엄이 위협받을 때 대학은 언제나 이론으로 그리고 행동으로 그것을 비판해 왔습니다. 우리 근대사의 여러 장면에서 우리 서울대학교는 늘 깨어있는 비판정신을 바탕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습니다. 대학은 정직하고 자유로운 비판정신의 소유자를 길러내는 곳입니다. 신입생 여러분도 항상 깨어있는 비판정신을 함양해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학의 역사는 봉사의 역사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대학은 인류와 사회에 봉사하는 길을 밝혀 왔습니다. 우리 서울대학교 역시 개교 이래 한국 사회의 근대화와 경제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해 왔습니다. 사회에 대한 봉사야말로 우리에게 부여된 가장 신성한 의무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사회의 구석구석을 밝히는 등불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대학은 ‘설립’되는 것이 아니라, ‘형성’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학의 역사는 어느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유구한 세월을 거치면서 대학 스스로의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대학은 안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스스로 개혁하며 밖으로는 사회의 요구에 눈과 귀를 열어 둠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노력을 한 순간이라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또한, 학문의 자유와 왕성한 지적 활동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벽은 대학의 자율입니다. 자율적인 대학만이 진리 탐구, 교육, 봉사, 비판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구성원들이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현실의 틀 안에 안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늘 열린 마음으로 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를 보일 때, 대학의 생명인 자율성이 더욱 그 빛을 발하리라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대학의 구성원이 된 여러분도 자율성과 열린 마음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여러분이 누리게 될 서울대학생으로서의 자율은 사회와 가족이 기대하는 책무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우리 대학에서 자율과 책임을 함께 배우기를 바랍니다. 따뜻한 감성이 어우러진 날카로운 이성, 그리고 자신이 누리는 것을 남과 공유할 줄 아는 너그러운 자세를 함께 배우기 바랍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여러 가지 개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입학의 영예를 거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와 우리 서울대학교의 가족들은 이 학생들이 아무런 불편 없이 대학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신입생 여러분들도 따뜻한 동료애를 발휘하여 주위에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이 없는지 돌아봐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신입생 여러분
바로 이 순간 그 동안 여러분들이 꿈꾸어 오던 대학생활이 시작됩니다. 입학보다는 졸업이 더욱 중요하며, 지금까지 공부해 온 시간보다는 앞으로 공부할 나날이 더욱 중요합니다. 부디 오늘의 마음을 졸업하는 그 날까지 고이 간직하기 바랍니다. 보람 있는 대학생활을 통해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훨씬 성숙해진 모습으로 다시 졸업의 영예를 누리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여러분들의 보람 있는 대학생활을 위해 우리 서울대학교의 교수와 직원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3월 3일
서울대학교 총장 정 운 찬
2003. 3. 3(월) 11:00/ 체육관
자랑스러운 신입생 여러분,
오늘의 영광스러운 자리에 이를 수 있도록 지극한 정성과 사랑을 아끼지 않으신 부모님과 가족 여러분, 그리고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 주신 학교 안팎의 귀한 손님 여러분. 저는 서울대학교의 모든 구성원을 대표하여 신입생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하는 동시에, 가족 여러분과 내외 귀빈 여러분이 보내주신 한결같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입학식은 우리 대학에 새 식구를 맞아들이는 즐거운 환영의 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내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행사 중에서도 가장 활기차고 흥분된 자리가 되기 마련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가슴 벅찬 이들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신입생 여러분일 것입니다. 희망과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는 여러분들의 얼굴에서 우리 대학, 우리 사회의 희망찬 앞날을 보게 됩니다.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새로이 펼쳐지는 대학생활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갖고 있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꿈꾸어 온 대학생활의 낭만을 즐겨보려는 생각에 가슴이 한껏 부풀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소망하던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결심을 다지고 있는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 대학에 들어온 이상 여러분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자유로이 인생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은 여러분이 막연하게 기대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 곳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한 마디로 말해, 대학의 역사는 지성의 역사입니다. 인간이 만든 제도 중에서 천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몇 안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대학입니다. 대학은 단지 직업적 지식의 전수에 그치지 않고, 진리를 향한 강한 열망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왔습니다. 신입생 여러분도 단순한 지식 습득에 그치지 말고, 진리 추구의 열정에 불타는 참된 지성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대학의 역사는 또한 비판의 역사입니다. 그 어떤 이유에서든 인간의 존엄이 위협받을 때 대학은 언제나 이론으로 그리고 행동으로 그것을 비판해 왔습니다. 우리 근대사의 여러 장면에서 우리 서울대학교는 늘 깨어있는 비판정신을 바탕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습니다. 대학은 정직하고 자유로운 비판정신의 소유자를 길러내는 곳입니다. 신입생 여러분도 항상 깨어있는 비판정신을 함양해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학의 역사는 봉사의 역사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대학은 인류와 사회에 봉사하는 길을 밝혀 왔습니다. 우리 서울대학교 역시 개교 이래 한국 사회의 근대화와 경제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해 왔습니다. 사회에 대한 봉사야말로 우리에게 부여된 가장 신성한 의무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사회의 구석구석을 밝히는 등불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대학은 ‘설립’되는 것이 아니라, ‘형성’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학의 역사는 어느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유구한 세월을 거치면서 대학 스스로의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대학은 안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스스로 개혁하며 밖으로는 사회의 요구에 눈과 귀를 열어 둠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노력을 한 순간이라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또한, 학문의 자유와 왕성한 지적 활동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벽은 대학의 자율입니다. 자율적인 대학만이 진리 탐구, 교육, 봉사, 비판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구성원들이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현실의 틀 안에 안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늘 열린 마음으로 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를 보일 때, 대학의 생명인 자율성이 더욱 그 빛을 발하리라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대학의 구성원이 된 여러분도 자율성과 열린 마음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여러분이 누리게 될 서울대학생으로서의 자율은 사회와 가족이 기대하는 책무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우리 대학에서 자율과 책임을 함께 배우기를 바랍니다. 따뜻한 감성이 어우러진 날카로운 이성, 그리고 자신이 누리는 것을 남과 공유할 줄 아는 너그러운 자세를 함께 배우기 바랍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여러 가지 개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입학의 영예를 거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와 우리 서울대학교의 가족들은 이 학생들이 아무런 불편 없이 대학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신입생 여러분들도 따뜻한 동료애를 발휘하여 주위에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이 없는지 돌아봐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신입생 여러분
바로 이 순간 그 동안 여러분들이 꿈꾸어 오던 대학생활이 시작됩니다. 입학보다는 졸업이 더욱 중요하며, 지금까지 공부해 온 시간보다는 앞으로 공부할 나날이 더욱 중요합니다. 부디 오늘의 마음을 졸업하는 그 날까지 고이 간직하기 바랍니다. 보람 있는 대학생활을 통해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훨씬 성숙해진 모습으로 다시 졸업의 영예를 누리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여러분들의 보람 있는 대학생활을 위해 우리 서울대학교의 교수와 직원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3월 3일
서울대학교 총장 정 운 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