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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감을 꿈꾸며

2011.12.21.

갑자기 추워졌던 11월 24일 목요일 늦은 5시, 마성의 남자 유희열씨와 인디계의 꽃미녀 듀오 랄라스윗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학우들과 외부 사람들이 속속 문화관 대강당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5시 반, 이제는 훈련소에서 한창 구르고 있을 음대의 임훈택 군과 또 다른 남학우가 듀엣으로 ‘can’t take my eyes off you’를 부르며 분위기를 드높이면서 오늘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주관한 ‘축제하는 사람들’과 ‘샤人’에서 노란 옷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설문지를 돌리면서 작성을 독려하였다. 또한 유희열씨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을 색종이에 적어 제출하면 유희열씨가 직접 뽑아 답해준다고 해 단발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학우들의 축제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좋은 시도로 보였다.

6시 반, 여자라면 당연히 유희열이라는 여당유, 유희열 님께서 등장하면서 오늘 행사의 본 막이 올랐다. 90학번으로 서울대를 14년간 다녔는데 다행히 IMF 덕분으로 졸업했다는 말로 대학생활을 회상하면서 음대를 지원하게 된 배경, 가족들과의 에피소드, 서울대에서의 추억과 연애, 녹두거리 고시원에서의 생활 등을 재미나게 얘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서울대 출신 가수 유희열과 서울대 홍보모델 샤인

자신은 무엇이 되고자 하는 생각을 하지 않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자신이 행복한 상태인지’에 집중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좋은지 여부가 결정기준이 된다는 말은 그가 최근 KBS 쿨FM ‘라디오천국’을 그만두는 결정을 할 때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매의 눈을 하고서 천연덕스럽게 ‘동물의 왕국에서 50마리의 암컷을 거느리는 수컷 바다사자가 부럽다’는 말을 하거나, ‘요즘은 걸그룹 중에 씨스타가 좋은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할 때는 진심으로 행복해보였다. 가수 이적이 ‘뇌가 혀에 달린 것 같다’는 말로 그의 재치에 감탄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또한 ‘우리는 너무 많이 안다’는 말을 하였다. ‘연애와 화장을 글로 배운다’라는 말이 있듯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정보를 인터넷 등을 통해 얻고 있는데, 막상 고민만 하고 저지르지 않는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불나방같이 사랑에 달려들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에 덤벼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가 라디오를 하면서 사람들의 사연을 받으면서 많은 이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서툰 것 같다고 생각했단다, 자기 내부의 목소리를 듣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중요한 태도라는 것에 청중들이 공감하는 것이 느껴졌다.

유희열의 강의

마지막으로 ‘철들지 말라’는 말로 강연을 맺었다. 과연 철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그의 얼굴은 확실히 해맑은 소년처럼 보이기도 한다. 철들지 않는 방법으로는 음악을 많이 듣고 즐겨 음악으로 일상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는 것, 자기개발서보다는 소설이나 만화책을 많이 보라는 것, 그리고 옷에 신경을 쓰라는 것을 든다. 이렇게 하면 50대에도 늙지 않고 멋진 사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여 색종이에 써서 냈는데, 그게 뽑히지는 않았지만 다른 얘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결혼에 이르게 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자신의 치부를 어찌하다 당시 여자친구였던 부인이 알게 되었는데, 숨기고만 싶은 자신에게 여자친구가 ‘힘내’라는 말 대신 ‘나는 행복해지려고 만나는 것이 아니라, 불행한 순간에도 같이 있으면 괜찮을 것 같아서 만나는 거야’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 순간 그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 아니라 새 사람으로 보여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학우들에게 사랑 많이 하고, 철들지 말고, 내 마음을 항상 들여다보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이후 서울대학교 동아리연합회 중 뮤지컬동아리 Let me start의 노래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들을 수 있었고, 댄스동아리 HIS의 공연으로 힙합, 걸스힙합, 하우스댄스를 감상할 수 있었다. 공부만 할 줄 알았던 학우들의 주체할 수 없는 끼와 재주를 실감하는 자리였다.

인디 가수 랄라스윗그동안 지루하게 기다리던 인디계의 꽃미녀 랄라스윗이 등장하여 멋진 무대를 꾸며준다. 급하게 오느라 멜로디언을 잊고 와서 문방구에서 카드로 긁었다는 사차원의 매력, 피아노의 박별과 감성 짙은 호소력 있는 보이스의 소유자, 보컬의 김현아로 이루어진 듀오로 200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마침 11월 24일은 안동에서 올해의 대학가요제가 열리는 날이기도 하여 의미 있는 게스트였다. so so,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 Good bye, 완벽한 순간, 나의 낡은 오렌지나무 등의 노래를 불러주었는데 부드러운 느낌의 곡이라는 공통점이 느껴졌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는 음악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게 하였다. 이로써 ‘소통과 공감’의 모든 순서가 막을 내렸다.

9시 반, 생각보다 오래 걸린 공연이었으나 차가운 밤바람에도 소통과 공감으로 마음만은 따뜻해짐을 느끼며 다들 행복한 표정으로 귀갓길에 오른다. 앞으로도 이러한 학생들의 참여와 학생들의 요청을 반영한 문화행사가 계속되기를 기대해본다.

서울대사람들 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