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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보도자료

빛을 이용한 세포 내 응집상 제어 기술 개발

2024.04.26.

- 상분리 응집체의 물성과 생리적 기능 간의 관계 탐구 -

[연구필요성]

물과 기름이 서로 분리되어 두 액체상으로 공존하듯이 세포 내부의 특정 생체분자들이 다른 분자들과 상분리를 하여 응집체를 이룬다는 사실이 최근 여러 연구들에서 밝혀지고 있다. 상분리 응집체는 액체에서 고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성을 가진다. 응집체의 물성이 생리적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성과 생리적 기능 간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방법론이 그동안 부재하였다.

[연구성과/기대효과]

본 연구팀은 광유전학 단백질 엔지니어링을 통해 빛을 이용하여 세포 내 RNA 응집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특정 RNA를 상분리 응집체 내부로 포집하였을 때, 해당 RNA로부터의 단백질 발현이 억제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상분리 제어와 단일 분자 RNA 이미징 기술을 통합하여 응집체로 포집되는 과정에서 개별 RNA가 응집체와 일시적이고, 동적인 상호 작용을 보임을 관찰하였다. 연구진은 나아가 단백질 상거동 원리를 적용하여 응집체 조성을 조절함으로써 물성을 제어하는데 성공하였다. 응집체가 고체에 가까운 물성을 가질 때, 액체보다 단백질 발현 억제가 더 강화됨을 발견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생체분자 응집체의 물성과 생리적 기능 간의 연관성을 밝혔으며, 해당 기술은 향후 합성 응집체를 공학적으로 설계 및 구현하는데 유용한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문]

□ 상분리 기반 단백질 발현 억제 기술 개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신용대 교수 연구팀은 미네소타 대학 (박혜윤 교수) 연구진과 함께 빛을 이용한 세포 내 응집상 제어 기술을 개발하였다.

세포 내부에는 특정 단백질, RNA 등의 생체분자가 국소적으로 뭉쳐 기능하는 구조들이 존재하는데, 이 구조들이 상분리 (phase separation) 현상을 통해 형성됨이 최근 연구들에서 밝혀지고 있다. 비정상적인 상분리에 의해 암 및 퇴행성 신경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는 보고들도 이어지며 학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상분리를 통해 형성된 응집체의 물성은 액체에서 고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응집체의 물성과 생리적 기능은 밀접한 관계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나, 이를 직접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방법론이 부재하였다.

연구팀은 신용대 교수가 개발한 세포 내 상분리 제어 기술 (Cell, 2017)을 확장하여 세포 내 특정 RNA를 상분리를 통해 응집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광유전학 기술을 통해 타겟 RNA를 상분리 응집체 내로 응집시켰을 때, 단백질 발현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단일 분자 RNA 이미징 기법을 함께 적용하여, 개별 RNA 분자가 응집체와 일시적이고 동적인 상호작용을 보임을 발견하였다.

□ 상분리 응집체의 물성과 생리적 기능 간의 연관성 규명

연구진은 나아가 응집체 조성을 조절하여 물성을 제어하는데 성공하였다. 응집체를 고체화하였을 때, 응집체 내 분자의 이동성이 억제되었고, 동시에 응집된 RNA의 단백질 발현 활동이 더욱 억제됨을 관찰하였다.

또한, 신경 세포의 신호 전달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여 시냅스 장기강화 (long-term potentiation) 과정에 액틴 단백질의 국소적인 발현이 중요함을 보였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응집체의 물성과 생리적 기능 사이의 상관관계를 직접적으로 규명할 수 있었으며, 해당 기술은 합성 응집체를 설계 및 구현하는 데에 유용한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해당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의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연구결과]

Optogenetic control of mRNA condensation reveals an intimate link between condensate material properties and functions

Min Lee, Hyungseok C. Moon, Hyeonjeong Jeong, Dong Wook Kim, Hye Yoon Park, and Yongdae Shin
(Nature Communications, in pres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4-47442-x)

본 연구팀은 광유전학적 상분리 제어와 단분자 RNA 이미징 기술을 접목하여 응집체의 물성과 세포 내 기능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밝혔다. 세포 외부에서 빛을 조사하여 타겟 RNA를 응집체 내부로 응집시켰을 때 단백질 발현이 억제됨을 발견하였다. RNA와 응집체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동적임을 발견하였고, 응집체 조성을 조절하여 물성을 보다 고체에 가깝게 제어하면 분자 이동성이 감소하며 발현이 더 강하게 억제됨을 밝혔다. 이는 상분리 응집체의 물성이 생리적 기능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용어설명]
  • 상분리: 혼합물이 분리되어 독립적인 조성을 가진 여러 개의 상들을 형성하는 현상. 물과 기름의 분리가 대표적이며, 상분리는 분자 간 상호작용의 열역학적 특성 때문에 발생.
  • 응집체: 세포 내에서 상분리로 인해 형성된 다양한 구성의 응집 구조로, 최근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음. 생체분자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상분리를 통해 형성된 응집 구조를 응집체(condensate)라고 부름.
  • 시냅스 장기강화: 시냅스가 자극을 받아 일부 수상돌기 가시(dendritic spine)들이 장기간 부피 증가를 겪는 현상. 이러한 구조적 가소성은 액틴 세포골격에 크게 의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