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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교수, 개 복제도 세계 첫 성공

2005.08.04.

황우석교수, 개 복제도 세계 첫 성공

“인간 질병극복 지름길 열려”
같은 病 많아 치료 효과 확인 쉬워
늑대등 멸종위기 동물 복원도 가능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가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애완견 복제에 성공했다. 이는 자신이 아끼던 애완견이 죽더라도 체세포만 있으면, 똑같은 모습의 애완견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뜻이다.

황 교수는 3일 서울대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아프간하운드 종의 수캐로부터 얻은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다른 개의 난자와 융합시키는 ‘체세포 핵치환법’으로 복제 수정란을 만들었다”며 “이 수정란을 대리모에 이식, 체세포를 제공한 수캐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수컷 복제 강아지가 지난 4월 24일 태어났다”고 발표했다. 이 강아지는 서울대학교(SNU)에서 태어난 강아지(Puppy)란 뜻으로 ‘스너피(Snuppy)’로 이름 붙여졌다. 황 교수팀은 복제 개를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실험동물로 사용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개는 사람과 같은 질병을 많이 갖고 있는데다 길들이기가 쉬워 치료효과를 금방 알아볼 수가 있다”며 “개의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해 세포수준의 실험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복제양 돌리를 시작으로 쥐ㆍ소ㆍ돼지ㆍ고양이 등 10여종의 포유류가 체세포 핵치환 법으로 복제됐지만 개는 난자가 특이해 복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다른 동물은 난소에서 성숙된 난자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개는 배란될 때 미성숙 난자가 나와 바로 복제에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미성숙 난자가 몸 안에서 성숙되는 장소와 시기를 정확히 파악해 복제에 적합한 난자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며 “동물 복제의 가장 큰 난관인 개 복제에 성공함으로써 우리 연구팀은 명실공히 동물복제에서 최고의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4일자에 발표됐으며, 저널 표지 하단에 스너피의 사진이 실렸다.

지난 2002년 미국에서 고양이를 복제한 데 이어 이번에 애완견까지 복제되면서 애완동물 복제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애완 고양이 복제가 상품화돼 수천만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애완동물 애호가들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복제 회사들은 올해 안으로 애완견 복제를 성공시킨다는 목표 아래 수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황 교수는 “이번 연구로 개와 인간의 질병 극복에 지름길이 열렸다”며 “연구결과를 애완견 복제에 사용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같은 개과에 속하는 한국늑대 등 멸종위기 동물의 복제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영완기자

2005. 8. 4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