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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없는 사회를 꿈꾸는 배리어윙스

2017.03.17.

두 다리가 튼튼한 사람이라면 우리 사회가 보행자 우선 사회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걸음이 불편한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장애물이 아직도 곳곳에 존재한다. 오늘 저녁에도 힘들이지 않고 넘었던 식당의 문턱이 누군가에게는 장애물일 수 있듯이, 이러한 장벽이 없는 사회를 꿈꾸는 스타트업 ‘배리어윙스’를 만나 보았다.

배리어윙스 차준기 대표
배리어윙스 차준기 대표

300여 곳 중 27곳만이 휠체어로 접근 가능

배리어윙스는 학내 장애인권 동아리인 턴투에이블(Turn-to-able)에서 만난 사람들이 설립한 회사이다.(공동대표 김찬기, 차준기) 턴투에이블에서 이들이 하던 노력은 학내 장애 인권을 향상하려는 방법을 모색하고, 장애 학우의 편리한 생활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특히 이동 약자를 위한 캠퍼스 환경 개선 프로젝트인 ‘캠퍼스 매핑 프로젝트’가 발판이 되어 현재의 배리어윙스로 발전했다.(서울대 뉴스 2016년 10월 12일 자 기사 참조) 프로젝트 조사를 담당한 차준기 공동대표는 학교 주변 300여 개의 점포 중 27곳만이 휠체어를 타고도 접근 가능한 곳이었다고 밝혔다. 장애 학우들이 학교생활을 하기 위해서 학교 내의 장애물뿐만 아니라 학교 밖의 많은 장애물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는 계기였다고 한다.

장벽 없는 지도, 캔고(Can-go)

배리어윙스는 곧 캔고(Can-go)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 예정이다. 캔고는 장애인·노인·유모차를 끄는 사람들에게 턱과 계단이 없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장소 정보를 제공하여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돕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위해 배리어윙스는 지난해 ‘무한궤도 서포터즈’를 운영하여 3,500여 곳이 넘는 점포의 정보를 확보했다. 자원봉사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직접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면서 점포의 장소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다. “초기 이용자 확보를 위해 서포터즈 형태로 정보를 모았습니다. 서비스가 자리 잡고 나면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등록으로 더 많은 정보가 등록될 것이라 기대합니다.”(차준기)

샤로수길에 위치한 경사프로젝트 결과물
샤로수길에 위치한 경사프로젝트 결과물

샤로수길 경사 프로젝트

지도 서비스뿐만 아니다. 배리어윙스는 물리적인 장벽을 직접 해소하기 위해 ‘샤로수길 경사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샤로수길이란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 뒤에 있는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14길’을 일컫는 별명이다. 서울대학교 정문 모양의 ‘샤’와 가로수길을 더해서 탄생했다. 하지만 샤로수길에 위치한 대부분 점포는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지상층에 있으면서도 단차가 높아 이동 약자들은 진입이 힘든 상황이다. 서울대 학생들이 자주 찾는 샤로수길도 이동 약자에게는 차별이 존재하는 공간인 것이다. 차준기 공동대표는 서울대 앞 대표적인 상권인 샤로수길을 이동 약자들도 함께 즐길 수 있게 해보자는 취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관심이 가장 큰 원동력

“경사로를 설치해드리겠다고 말씀드려도 ‘그런 분들 별로 안 와요’라고 말씀하시는 업주들을 보면서 사회적 관심의 결핍이 얼마나 안타까운 것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차준기)
차준기 공동대표는 한 칸의 계단보다도 사회적 관심의 결여가 이동 약자들을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일 수 있다고 하면서,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한 걸음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장벽인 한 칸의 ‘단차’가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정돼있던 거리의 즐거움을 휠체어 및 유모차,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분들에게도 나누어 접근의 장벽을 해소하고, 나아가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배리어윙스의 궁극적 목표입니다.”(차준기) 배리어윙스가 없애고자 하는 진정한 장애물이란 한두 칸의 계단이 아니라 이동 약자들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장벽인 것이다.

홍보팀 학생기자
이남엽(미학과 09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