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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A 10주년 정영목 관장을 만나다

2016.06.20.

사진<서울대 미술관 정영목 관장>
서울대 미술관 정영목 관장

서울대학교 미술관이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이했다. 그에 맞게 5월 17일에서 7월 24일에 걸쳐 10주년 특별전 <지속가능을 묻는다>가 열리고 있다. 교내외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요즘, 미술관의 중심인 정영목 관장을 만나보았다.

Q. 올해가 관장으로 취임하신 첫 해이자 10주년이라 이번 전시가 더 의미 있게 다가오실 것 같습니다.
<지속가능을 묻다>전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주세요.

‘지속가능’이라는 전시 키워드는 지난 김성희 관장 때 이미 정해진 상태였습니다. 10주년을 맞은 미술관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 지금 해야 할 일들을 고민해보는 전시를 하기로 한 것이죠. 시대정신과 맞물리는 주제이기도 했고요.
<지속가능을 묻다>라는 전시 제목은 제가 정했습니다. 시각, 즉 전시의 역할과 기능이 사람들의 마음에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시는 ‘지속가능’이라는 주제가 너무 상투적이지 않게 다가가는 전시였으면 합니다. 새롭고 참신한 시도를 하는 작가들과 작품들로 구성된, 질문을 던지는 전시가 될 것 같습니다.

Q. 서울대학교 미술관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관장님의 비전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 10년을 반성해보자면 외부 지향적이었던 측면이 강한 것 같습니다. 홍보도 필요하고, 미술관이 확장하는 시기였기에 자연스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지속가능을 위해서는 내부의 힘을 더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 그것이기도 하고요. 내부를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는 연구와 소장 측면에 더 힘을 쏟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대학교 미술관은 대학의 미술관이기 때문에 다른 미술관보다 더 충분한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겉만 핥는 전시가 아니라 깊고 폭넓은 학술적 연구가 선행된 전시가 필요한 것이죠. 이를 위해서 연구 인력의 충원, 안정된 고용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올해 박사급 연구원들을 충원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미술관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소장, collection을 확장해야 합니다. 소장품이 있어야 깊이 있는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10주년을 맞아 예산에 처음으로 소장품 구입비 항목이 생겼습니다. 그동안은 기증의 형태로만 collection을 채워왔는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더 확장하고자 합니다.
연구와 소장은 전시에 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항목이지만 이 두 가지가 충족되어야만 미술관 내부가 더 단단해지고, 지속가능하다고 봅니다. 나아가 지속가능을 위해 미술관의 기본적인 요소들도 더 신경쓸 생각입니다. 건물의 유지 보수, collection을 보관하는 수장고 관리와 같은 것 말이죠. 또 다양한 방면에서 기금을 모집할 생각입니다.

Q.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진행되었던 전시 중 가장 유의미한 전시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2010년도 가을에 열렸던 <한국 전쟁의 초상>입니다. 6‧25전쟁을 시각적으로 다시 들여다 보는 전시였는데, 이는 역사적으로나 미술사적으로나 많은 연구가 필요한 전시였습니다. 이처럼 심도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에 질문을 던지는 전시가 서울대학교 미술관이 추구해야하는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Q. 관장님께서 만들어 나가고 싶은 서울대학교 미술관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선 살아있는 미술관이 되어야겠죠. ‘죽은 미술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현대미술과 같은 경우 그 패러다임, 현상의 빠른 순환을 읽어내야만 하지요. 작품과 작가를 반복하는 획일적인 흐름에 따르기보다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작가들을 새롭게 발굴해서 전달하고 싶습니다. 또 전시,교육,소장, 이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조화하면서도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미술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미술관은 어떤 공간이며, 어떤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에서 대학 미술관이 독자적인 건물을 가지고 있는 것은 서울대학교가 유일합니다. 실제로 1년에 4~6번 정도의 전시를 해내왔고, 꽤 괜찮은 기획전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지역 사회, 대학 캠퍼스와의 관계도 긴밀하게 유지되어왔습니다. 실제로 관악구 주민들을 상대로 열리는 현대미술 강좌는 100명이 넘는 수강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초 교육원을 통해 미술관이 주관하는 교양 수업 과목을 개설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서울대학교 미술관은 지역사회와 학생에게 열려있는, 전시다운 전시를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서울대학교 미술관도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권력이나 돈에 휘둘리지 않고 정말 필요한 전시를 전달하는 미술관이어야겠지요. 현대미술의 흐름을 읽어내고 그를 통해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해나가야 하고요. 이 작업들을 충실한 연구를 바탕으로 일구어내는, 대학 미술관다운 공간이어야 할 것입니다.

홍보팀 학생기자
김예슬(동양사학과 14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