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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토론한마당 ‘올바른 삶을 위한 성찰’

2016.01.07.

최종결승 두팀
최종결승 두팀

제 1회 관악토론 한마당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번 선택의 기로에 선다. 작게는 물건을 고르는 일부터 윤리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올바른 선택을 위해 고민하고 애쓰는 우리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름의 기준은 모호하기만 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올바름’이란 무엇일까? 올바른 삶이란 어떤 삶을 의미하는 것일까? 서울대가 그 실마리를 찾기 위해 중지를 모았다.

“올바르게 살아야할 이유가 있는가?”

지난 11월 18일(수), 기초교육원 대형 강의실이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강의실은 이미 만석. 청중들은 복도까지 빼곡 들어섰다. 기초교육원이 주최한 제 1회 관악토론 한마당의 결선무대를 지켜보기 위해서다. 약 4개월 동안 진행된 이번 대회는 “올바르게 살아야할 이유가 있는가?”라는 주제 아래 서울대 학생들의 의견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대회를 주관한 안병직 기초교육원장은 “토론 한마당에 참여한 학생들이 함께 토론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삶의 의미와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 고민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대회는 7월말부터 약 두 달 동안 총 42개(112명) 팀의 예선 입론문을 접수받아, 논리성, 근거의 적합성 등을 평가해 본선에 오를 16개 팀을 선발했다. 이날은 선정된 16개 팀이 오프라인으로 모여 토너먼트 형식으로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결선 대회가 열렸다.

올바른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

상호 반박 끝날 때 마다 이어지는 청중들의 격려와 환호의 박수
상호 반박 끝날 때 마다 이어지는 청중들의 격려와 환호의 박수

토너먼트 결승전에는 찬성측의 ‘에토스’팀과 반대측의 ‘매서운 칼바람’팀이 올라 경합을 벌였다. 결승전은 자신의 의견을 논증하고 방어하는 교차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승전답게 양 팀의 기세는 팽팽했다. 에토스 팀은 먼저 소설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를 예시로 들며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발견하며 실현해 나가는 자아실현이 인간이 공유하는 목표에 부합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매서운 칼바람 팀은 “인간은 본능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동물”이라고 지적하며 “올바른 행동은 만족을 주는 수많은 행동중 하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진 두 번의 상호 반박이 끝날 때 마다 청중들은 격려와 환호의 박수를 보탰다. 상호질의 응답에서 나온 질문들도 날카로웠다. “뺑소니 사고를 치고 자수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 가족과 내 삶이 제한될 텐데 이는 자아실현에 큰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극단적으로 극악한 범죄를 행하는 일이 자신의 가치관과 자아실현에 부합한다면 그것도 허용될 수 있을까?” 등 토론자들의 사고의 폭을 가늠할 수 있는 양질의 질문이 오간 것이다. 양 팀은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고 정리하는 최종발언을 끝으로 토론을 마무리했다.

모두의 가치를 나누다

청중 참여 한마당
청중 참여 한마당

이번 행사에는 토론마당을 찾은 모두가 참여하는 ‘청중 참여 한마당’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틀을 깨고 자신만의 가치와 올바름의 의미를 함께 나눠보기로 한 것. 학부생부터 교수, 외부 인사 누구랄 것 없이 개인의 경험, 자신의 목표 등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보탰다. 패널로 참여한 손주찬(언론정보학과) 학생은 “이 시대에는 올바르게 살아야 할 이유를 공동체 속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며 “이번 토론이 공동체나 공동선보다 인간 개인의 이익에 더 치중해 다루어져 아쉬웠다”고 꼬집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김종영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는 “이 시대의 올바름을 함께 의논하는 과정에서 더 풍성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올바름의 기준과 그 접점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장을 확대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통의 즐거움

이번 대회에는 ‘매서운 칼바람’ 팀의 공채린(경영학과 15학번), 제갈청(경영학과 14학번) 학생이 대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심사를 맡은 임홍배 심사위원장(독어독문학과 교수)은 “매서운 칼바람 팀이 도덕적 당위와 명분론에 얽매이지 않고 어려운 입장을 논리적으로 일관성 있게 방어한 점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공채린 학생은 “상대가 매번 달라져 고민이 많았는데 그럴수록 우리 입장을 강력히 만드는데 주력하기로 했다”며 “흔치 않은 기회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제갈청 학생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주장을 통감하고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주제에 대해 깊고 폭 넓게 생각하며 준비한 것이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대상 수상자에게는 서울대학교 총장상과 상금 이백만원이 수여됐다. 기초교육원은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학생들이 선한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성찰할만한 주제들을 계속 발굴해 자양분이 될 수 있는 토론장을 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Tip. 대상 수상자들이 전하는 토론 비법

남학생 공채린, 여학생 제갈청
남학생 공채린, 여학생 제갈청

- 토론에서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공채린: 발화나 화법이 중요하다. 말을 설득력 있게 할 수 있도록 말투와 비유, 수사적인 것들을 신경 쓰면 좋겠다. 물론 콘텐츠는 전제되어야 한다.
제갈청: 무엇보다 경청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우리 주장의 허점을 많이 발견했듯이, 상대방의 주장을 잘 듣다보면 논리의 약점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 토론 관련 팁을 전한다면?

공채린: 기계적으로 대응하고 준비하다보면 논증의 과정이 약해진다. 준비과정에서 상대방의 주장과 근거를 존중하는 미덕이 요구된다.
제갈청: 논제 안에는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주장과 논리의 끈이 있다. 이 끈을 놓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홍보팀 학생기자
방준휘(전기·정보공학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