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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담은 공간 , 역사가 되다

2014.08.18.

묵묵히 걷다 보니, 어느새 정상이다. 평범한 교직원으로 출발해서 한 기관의 수장이 되었다. 최석천 시설관리국장이 서울대학교와 함께 보낸 지난 시간을 되돌아본다. 그 소회와 책임,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최석천국장
최석천국장

금빛 환호성의 ‘현장’을 짓다

88서울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탁구 역사상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서울대학교 체육관. 최석천 시설관리국장에게 그곳은 더욱 의미 있는 공간이다. “당시 개인이 곰사로 쓰고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어렵게 설득해 체육관으로 건축할 수 있었어요. 예산도 턱없이 부족했고 중간에 교육부로 발령 날 뻔도 했지만, 끝까지 완성해낼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엄혹했던 시절, 방독면을 쓰고 최루탄을 마시며 공사했던 체육관 주변은 현재 서울대학교 부지로 포함되어 중요한 시설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혼’을 담은 일 처리, 최고의 자리에 오르다

서울대학교의 상징이 된 문화관, 아시안 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개최한 체육관, 의과대학 본관 등 굵직굵직한 학내 시설물을 계획하고 건립한 최석천 국장.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처음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10여 년 동안 학교의 시설을 담당하며 꾸준히 실력을 쌓았다. 겉보기엔 호리호리하지만 강한 뚝심과 추진력으로 거침없이 일을 처리했던 최국장에게 동료들은 ‘최뿔’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일을 할때 혼을 담아야 ‘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책상 하나를 만드는 일도, 벽돌 한장을 쌓는 일도 혼이 들어간 것은 다르니까요.”
공간에 관한 신념과 철학을 인정받았던 그는 교육부와 공주대학교, 충남대학교, 전북대학교를 거쳐 2011년 다시 서울대학교에 왔다. “다시 돌아왔을 때 고향에 온 것처럼 좋았어요. 애착을 많이 갖고, 혼을 깃들여 일했던 곳이니까요.” 그는 시설기획과장, 비서실장을 지낸 후 일반 직원으로는 처음 국장의 자리에 올랐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결과였다. “법인화 이후 우리 직원들의 힘과 위상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책임 또한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이나믹한 시설관리국, ‘역사’를 담은 건축

시설관리국은 늘 움직이는 곳이다. 365일 작동하는 물과 전기, 너른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차량, 건물의 확충과 효율적 관리 등 구성원의 편의와 안전을 총괄한다. 지금이 순간에도 마스터플랜에 따라 관정 도서관이나 삼성전자 연구소, 역사 기록관, 기숙사, 원형 공연장이 건립되거나 계획되고 있다. “허허벌판이던 땅에 하나하나 계획을 세우면서 지금의 학교가 만들어졌지요. 이 모든 게 서울대학교만의 특징과 관악 캠퍼스 40년 역사를 담은 유물인 거죠.” 그는 캠퍼스의 요소요소가 과거 시대적 상황과 구성원들의 의견을 담아 만들어진 결과물이기에 소중한 의미를 갖는다며, 보존의 가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로 짓는 도서관은 기존 도서관을 보존하면서 그 위와 좌·우로 공간을 구성하고 외관을 창문 밖으로 뻗어 나와 자연적으로 채광을 조절하는 ‘루바’ 형태로 계획, 과거와 현재의 의미를 구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최 국장이 예상하는 서울대학교 시설공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교육과 첨단 기술이 접목하면서 기본적인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되고, 공간도 그것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주차장이나 이동 통로 등이 지상에서 지하로 확대될 것입니다.”
서울대학교에서의 끝맺음을 앞두고 있는 최 국장. 마지막 까지 열정을 강조했던 그는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한 격려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제 퇴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현안이 많아 구성원들과 충분한 대화를 못한 게 너무, 너무 아쉽네요.

※ 인터뷰는 최석천 국장의 퇴직(2014. 6. 30) 이전에 진행되었습니다.

공간 다시보기

문화관

입 시 설명회, 공연, 포럼 등 다양한 문화 공연 및 행사가 열리는 장소다. 세워질 당시 국내 문화 공간으로는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정도가 있었다. 1985년 문화관이 완공된 후, 다른 국립대학교에서 벤치마킹을 할 만큼 서울대학교의 상징이 됐다.

체육관

탁 구, 핸드볼, 농구, 배구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할 수 있는 다용도 체육관. 세계 최초의 올림픽 탁구 경기장으로서, 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탁구 경기가 열렸다. 88서울올림픽 탁구 단식에서 유남구 선수가 금메달을 수상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