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여 실행에 옮기는 단계까지 가는 사람들은 그에 비해 훨씬 적다. 학부생 때부터 창업에 대한 꿈을 가지고 열심히 실행해온 ‘밀리밀’ 팀과 함께 창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박진세(농경제사회 벤처경영 09), 이우빈(작물생명과학 10), 전민관(의류학과 09) 세 명은 대학시절 학술동아리에서 알게 되었다. 각자 생각도 다양하고 서로 다른 경험을 쌓아왔지만, 창업에 대한 꿈이라는 공통점으로 모였다. 스타트업, 컨설팅, IT기업 등 각각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농식품 분야에서 창업에 도전하였다. 이들은 꿈을 향해 열심히 바쁜 생활을 하는 현대인에게 간편식을 제공하고자 하였고, 간편하면서도 밀리그램 단위까지 맛과 영양을 디자인한 식사라고 해서 ‘밀리밀’이라는 이름이 탄생하였다. 현재 첫 제품으로서 쌀 기반의 파우더형 대체식의 시제품을 출시한 상태다. 밀리밀은 작년 11월 ‘제2회 하이트진로 청년창업리그' 결선에서 대상을 수상하였고, 국내 VC ‘더벤처스’의 실리콘밸리 연수에 선발되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교육, 피칭, 투자자 미팅 등을 진행했다.
농식품 산업에서의 혁신을 꾀하다
밀리밀은 현대인이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사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착안하여,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한 간편식을 제공하고자 한다. “저희가 곳곳에서 업무경험을 할 때 밥을 굶거나 편의점 음식을 먹는 등 식사를 제대로 못할 때가 많았기에 이런 제품에 대한 필요성을 스스로 느꼈어요. 이 문제가 비록 우리뿐만 아니라 현대인 전반의 문제라고 느꼈고 이를 해결해보고자 했어요” (박진세)
이와 더불어 밀리밀의 사회적 비전은 쌀 소비량이 빠르게 감소하고, 쌀 생산량 역시 감소하는 악순환 속에서 쌀을 재해석함으로써, 농가소득 증대 그리고 식량 안보 문제의 해결로 나아가는 것이다. “단과대별로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접근 방법이 다르잖아요.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는 항상 우리나라 식량 안보에 대해 강조하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는데, 이를 창업으로 풀어보게 되었습니다.” (이우빈)
이 두 비전이 농식품 산업 분야에서 잘 맞물리게 되어 지금의 밀리밀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식품 분야에서 새롭게 정의해보고 싶었어요. IT산업에서는 인재도 많고 변화도 많은데, 식품 산업에서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식품을 재해석하는 방향은 ‘간편성’이라고 보고, 간편하면서 믿을 수 있는 식사를 만들어보게 되었습니다.”
끊임없이 실행하고 배우는 과정
현재 첫 번째 제품인 쌀 기반 파우더형 대체식을 출시한 밀리밀.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처음 한 달간 테이블 회의를 통해 아이템을 구체화시켰고, 이후 두 달 정도는 국내 제조업체를 알아보며 생산을 시도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지속 가능한 섭취를 위해 자연적인 맛을 내려면 공법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어, 해외 세계식품박람회를 다니면서 여러 업체들과 연락하며 ODM 공법들과 레시피를 많이 배워왔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시제품이 만들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맛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있었어요.”
이와 같이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서 사업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여러 기회를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스스로 개선해왔다. “‘청년창업리그’에서 수상을 하면서 산업 전반에서 일하시는 분들로부터 멘토링을 받기도 하고, 실리콘밸리로 연수를 가는 기회가 생기기도 했어요. 예전에는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어도 충분히 잘 보여주지 못했다면, 멘토링과 연수 경험을 통해서 재무적, 사업전략, 사업비전 등에 있어서도 전문적으로 피칭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어요. 투자자들에게 우리의 아이템을 보다 더 매력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현재 진행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
밀리밀은 지난 여름부터는 펀딩 부문에 주력하였고, 최근에 투자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다. “윤민창의투자재단과 미미박스로부터 씨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미미박스에서는 최초로 투자를 한 경우인데, 실리콘밸리에서 대표님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했을 때 비전이 겹치는 것을 보고, 해외에서 투자제안을 해주셨어요.” 올해 초반에 첫 번째 제품을 런칭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판매와 마케팅 부문에 있어서 본격적인 고민을 하는 단계에 있다. “초기의 타겟 고객은 각 분야의 혁신가들입니다.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식사를 소홀히 할 때가 많은 분들에게 제품을 사랑 받게 하는 것이 목표예요. 스타트업 코워킹 센터, 온라인 식품 플랫폼 등의 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접근하고, 점점 더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현재 제품에서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도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단순히 맛만 다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일상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미병 등을 식이요법으로 조절하는 기능적인 부분까지 확장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개개인의 입맛, 취향, 건강상태 등 세부적인 니즈에 맞춰서 밀리밀의 제품만으로 식단을 짜서 제공할 수 있는, 즉 ‘밀리그램 단위까지’ 개개인에게 맞추는 단계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창업에 대한 꿈
박진세 동문은 벤처경영을 복수전공하면서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벤처경영학과에서 실리콘밸리를 갔었는데 그 때 또래들이 이미 창업을 하고 있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었어요. 그 이후 교환학생을 갔을 때 현지 학생들이 운동하면서 간편한 건강음료를 즐겨 마시는 걸 보고, 아보카도 스무디를 경영대 느티나무에 납품해서 판매를 해보았어요. 이 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나도 창업을 할 수 있겠구나, 그리고 동시에 역량적으로 보충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과 컨설팅 프로젝트를 하는 경영전략학회 ‘씨스테이지’에서 컨설팅 경험을 하고, IT 기업에서 인턴 경험을 한 이후 이제는 준비가 되었다고 느껴서 다시 도전해보게 되었어요.”
이우빈 동문의 경우에는 원래는 연구생활을 꿈꿔왔다가, 창업으로 진로를 바꾸게 되었다. “원래 연구생활을 하고 싶었던 이유가 자기주도적인 일을 하고 싶기 때문이었어요. 졸업 전에 비즈니스를 분석하는 능력을 배우기 위해 ‘씨스테이지’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 때 창업을 통해서도 자기주도적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휴학하고 교육 관련 창업을 했었는데 힘들지만 정말 재미있었고, 그 이후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했을 때도 직원 한 명 한 명의 결정권과 책임감이 큰 구조와 기업문화가 좋았어요. 그래서 창업으로 마음을 확고히 하게 되었습니다.”
전민관 동문 역시 학부생 시절부터 언젠가는 내 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는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자기발전의 기회가 많은 일이 하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벤처기업이 개개인이 큰 결정권을 가질 수 있기에 더 매력적이었죠. 주변에 비슷한 나이에 창업을 시작한 사람들을 보면서 고민하던 찰나에 친구들이 저에게 제안을 했는데, 평소에 하고 있던 생각과도 어울리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많은 고민 끝에 원래 직장을 그만두고 밀리밀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실천하는 용기와 자기주도적 배움
이들은 하나같이 ‘실천’과 ‘자기주도적 배움’을 강조했다. “생각하는 것을 실현해보는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다들 아이디어는 정말 많은데 막상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잘 없잖아요. 벤처경영학과 수업에서는 실행을 해보도록 지원을 해주는데,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우게 되었어요.”(박진세) “창업가들이 엄청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기보다는 실천하는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창업가들이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는 이유는 창업을 하는 그 오랜 기간동안 자기주도적으로 배우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용기내서 좀더 일찍 시작해서 차근차근 배워 나가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저희도 팀원들, 멘토들, 파트너사로부터 끊임없이 배우고 있는 단계예요.”(이우빈) 스스로의 삶에 있어서도 주도적인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친구들만 봐도 주변에서 다들 하기 때문에 해당 진로를 선택할 때가 많은데, 이 경우 생활에 불만족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진로를 결정할 때 정말 본인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결정하면 좋을 거 같아요.” (전민관)
홍보팀 학생기자
이수현(경영학과 13학번)